이길로 목사 [좋은나무교회]
나는 교회개척을 하여 9년 차에 접어든 작은 교회 목회자이다. 글을 쓰려고 보니 개척에 대하여 지나온 시간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신학교를 나오고 부교역자 생활을 하면서 막연하게 개척에 대한 생각만 품고 있다가 어느덧 나에게도 개척을 해야 한다는 강한 부담감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두렵기도 하였고,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던 작은 나에게 과연 가당키나 한 일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개척을 하면 고생만 하는 것은 아닌지, 교회 개척이 실패하여 신앙생활 하고자 하는 성도들을 실족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가족이 있는 나에게 내 가족들을 가장으로서 돌볼 수는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모두 인간적인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개척은 나의 계획에서 이루어지는 어떤 작품이 아닌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사명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모든 걱정과 상황은 하나님이 하나하나 해결해 주시며 인도해주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척이 감사의 조건들이 넘쳐나는 일이 되었다.
하나님은 날 예수교대한성결교회의 목회자로 불러주셨다. 우리 교단에서는 교회개척학교가 있어 이곳에서 처음 개척에 대한 어렴풋이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잘 정리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개척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여러 강의를 들으면서 쉽게 실수할 수 있는 것들을 한 번 더 생각해보게 해 주었으며, 같이 개척에 대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목사님들과 많은 교제를 하면서 개척을 구체화할 수 있게 되어 자신이 없던 나에게 실제 개척을 하게 만들어 주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다.
우리 교단에서 신학을 공부하면서 개척을 준비하고, 부교역자 생활을 하며 목회를 준비하게 된 것이 나의 개척에 대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의 시작이었다면, 지금은 작은 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너무 귀한 성도님들이 또 다른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다. 우리 교회는 성도가 많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두 번의 이전을 하면서도 누구 하나 떠나는 성도 없이 교회를 잘 지켜주고 계신다.
성도님들은 여러 변화에도 믿고 항상 따라와 주었고 함께 신앙생활하며 우리는 마지막 천국의 소망을 두고 행복하게 목회하고 있다. 이런 성도님들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너무나도 소중한 지방회를 만나게 되었다. 지방회에 많은 선배 목사님들이 관심가져주시고 도움을 주셔서 여기서 실전 목회를 배우게 되었다. 교회에서 생기는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하여 경험을 듣기도 하며 조언을 해 주시기도 하고 걱정해 주시기도 한다. 함께 운동도 하며 지치지 않도록 동기부여를 해 준다.
교회를 개척할 때부터 지금의 성전까지 2번의 이전으로 3번째 성전이 되었는데 그때마다 많은 목사님들이 내 교회인 것처럼 와서 일해 주시고 아름다운 성전을 꾸며 주셨다. 그뿐만 아니라 사소하게 몸이 아파 힘들어할 때면 따뜻한 밥 한 그릇 든든히 먹어야 한다며 힘을 주시고 위로를 해 주신다. 이 또한 하나님이 든든한 동역자를 허락해 주신 것이라 생각하며 감사하게 된다.
교회를 개척하며 경험한 모든 것들은 그저 감사의 조건들밖에 없음을 다시 느끼게 된다. 누군가 개척교회 목사라고 하면 힘들지 않냐고 물을 때 항상 “행복해요”라고 답한다. 왜냐하면 감사할 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처럼 부족한 자에게도 하나님은 사명을 주시고 그냥 던져둔 것이 아니라 그 길을 하나하나를 인도해 주심을 알게 해 주신다. 그렇기에 감사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가 개척을 고민하고 있다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대하며 감사할 일들이 앞으로 다가올 것을 기대하며 도전해 보기를 바란다. 하나님의 이끄심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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