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양선교교회 임동선 원로목사의 형님이신 순교자 임수열 전도사의 이야기이다. 임 전도사(1920~1950)가 서울신학교를 다닐 때 학비조달과 생계수단으로 부인 함정희 전도사가 구멍가게를 차렸다.

아이들과 같이 온갖 고생을 하면서 열심히 가게를 운영하였다. 임 전도사는 학교를 졸업하고 첫 임지, 강원도 강릉교회로 부임하게 되어 목회지로 가려는데 사모가 안가겠다는 것이다. 이유는 이제 겨우 구멍가게 자리가 잡혀가고 잘 되고 있으니 그만 둘 수 없다는 것이다.

사모는 혼자 열심히 장사하여 교회서 주는 생활비에 의지하지 않고 떳떳하게 남편이 목회하도록 돕겠으니, 임 전도사 혼자 임지로 가라는 것이었다. 너무 어이없어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임 전도사는 강릉교회로 혼자 내려갔다. 가면서 그는 “구멍가게가 망하게 하소서”하고 기도했다.

남편이 목양지로 가자마자 이상하게 구멍가게는 찾는 손님들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한 달도 못되어 남편의 생활비는 커녕 가게의 현상유지도 어렵게 되었다. 빨리 문을 닫고, 물건을 처분하지 않으면 큰 빚을 지고 망하게 될 처지가 되었다. 그렇다고 당장 처분하고 남편의 뒤를 따라갈 자존심이 허락되지 않았다. 이런 얼굴을 들고 남편에게 갈 수도 없었다.

마침내 사모는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지도 않고 기도도 응답받지 않은 채 자기 생각대로 결정한 것을 크게 깨닫고 눈물로 회개했다.

그리고 이제는 굶든지 먹든지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하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그리고 가게와 물건을 헐값에 처분하고 남편의 임지로 돌아왔다(마 4:22, 마 6:33,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