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희 권사(1898~1976)는 25세에 함흥에서 남편과 사별하였다. 일본에 유학 간 아들이 와세다대학을 나와 귀국했으나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나니, 세상 살 희망을 잃었다. 그 때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는 성경말씀에 용기를 얻고 일어났다.

6.25전쟁이 휴전으로 끝나자, 서울로 와 숙명여대 앞으로 이사하고 강변교회(전 삼각지교회)를 다녔다. 그녀는 지방에 사는 목회자 자녀 중 형편이 어려워 서울에서 하숙을 못하면 집에서 숙식을 제공하는 등 말 없는 봉사를 했다. 기도로 교회부흥을 돕겠다는 일념으로 매일같이 성전에서 철야기도하며 지냈다.

어느 날 밤중에 누군가가 애를 쓰며 성전마루로 기어와 손으로 마룻바닥을 쳤다. “누구요?”하고 돌아보니 이중태 담임목사였다. 이 목사는 모기만한 소리로 “연탄가스”하며 엎드렸다. 김 권사가 얼른 사택으로 달려가니 목사님 가족들이 여기저기 쓰러져 있었다. 부엌에서 김칫국을 퍼다 먹였다. 사모님과 아이들은 차츰 정신이 들기 시작했다. 방에 연탄가스가 새어 들어오면 소리도 없이 죽었던 시절이었다.

그 때를 생각하며 이중태 목사는 “만약 김성희 권사님이 성전에서 철야기도하지 않았더라면 우리 가족은 모두 큰일을 당할 뻔했다”고 증언하며, 김 권사에게 감사했다. 안나는 과부 된 지 84년을 살면서 성전을 떠나지 아니하고 기도하다 예수님을 직접 눈으로 보았는데, 김성희 권사는 성전에서 매일 철야기도하다 목사님 일가족을 살려냈던 것이다(눅 2:3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