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완용 목사 [광명교회  / 은급재단 이사장]

‘수고’와 ‘무거운 짐’은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이것은 ‘율법’을 의미합니다. 유대인들은 “토라를 어깨 위에 짊어진다”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유대인들에게 토라의 율법을 지키며 살아간다는 것이 마치 소가 멍에를 지는 것같이 수고롭고 힘든 일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 당시의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은 613가지의 계명을 말하면서 사람들을 억압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들을 비판하시기도 했습니다(마 23:4). 

두 번째로 ‘수고’와 ‘무거운 짐’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경험하는 ‘어려운 일’ 혹은 ‘삶을 지치게 만드는 일’을 뜻합니다. 예수님 당시 이스라엘은 로마의 지배하에 있었고, 수많은 사람들은 노동과 궁핍함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또한 질병과 같은 개인적인 어려움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끊임없이 그들을 돌보며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강요되는 율법과 세상의 일들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내게로 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안식을 주시겠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나 부르신 것이 아니라 본문에서 예수님이 ‘너희’라고 말씀하신 사람은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그 말씀을 지키기로 다짐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돌밭이 많은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소와 나귀가 밭을 일구는 것은 매우 힘든 것이었습니다. 농부가 소나 나귀에게 씌워 진 멍에를 벗길 때는 모든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 왔을 때와 멍에가 부러졌을 때입니다. 구약에서 “멍에를 벗긴다”는 표현은 억압에서의 ‘해방’을 의미합니다(사 14:25, 58:6; 렘 30:8). 즉, 예수님의 부름에 응답하는 것이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멍에를 완전히 벗어버리고 안식의 자리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초청하신 ‘안식’의 자리는 어디이며, ‘안식’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먼저, 시편 23편 5절에서 다윗은 “...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라는 고백을 합니다. 여기서 ‘상’은 바로 ‘밥상’을 의미합니다. 다윗이 쓴 시들을 살펴보면, 다윗은 항상 하나님의 집(나라)을 사모하고, 그곳에서 하나님과 함께 있는 것이 자신에게 큰 복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가져야 할 ‘안식’의 기본자세이자 우리가 서야할 자리입니다. 

‘안식’의 의미는 창세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시고 안식하신 그 날을 복되고 거룩하게 하셨습니다(창 2:3). 그리스도인들의 ‘안식’은 구별된(거룩한) 날로서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육신과 영혼의 평안을 누리는 것입니다. 또한 ‘안식’은 하나님과 교제하는 것을 중요한 요소로 삼고 있습니다. 

힘든 시대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십자가의 능력을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고전 1:18, 27). 이 은혜를 가지고 예수님처럼 먼저 서로를 향해 손을 내밀어 기도하고 위로하면서 하나님이 주시는 능력을 누리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 힘든 시대를 하나님의 나라로 바꿀 수 있는 우리가 되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