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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덕 목사 [대산교회]

저는 농촌목회자입니다. 자립을 넘어서 성장을 이루며 여느 교회와 다를 바 없이 힘차게 교회가 해야 할 일을 해 나가기를 바라지만 제가 목회하는 교회와 지역의 형편을 돌아보면 너무도 어렵다는 사실에 직면합니다.

목회의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고들 하지만, 바꿔도 똑같은 현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농촌목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도대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하는 원론으로 돌아가기 일쑤입니다. 과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농촌은 대체로 큰 변동이 없는 사회입니다. 살아가는 삶의 모양새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해도 실제적으로는 인식할만한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종교적인 변화는 더더욱 어려워서 전도는 결코 쉬운 것이 아닙니다. 여러 선교단체의 농촌 복음화율의 통계는 대략 5~6%정도로 보며 문제는 더 이상 수치가 올라가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의 전도 방식의 한계와 농촌 인구가 갈수록 줄어들고 그나마 남아 있는 인구도 심각할 정도의 고령화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전도훈련을 받을 때 ‘접촉점’은 대단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하던 것이 생각납니다. 농촌에서도 접촉점은 중요한데, 다만 도시와는 다른 접촉점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농촌의 접촉점은 목회자가 일단 지역사회와 깊은 연결이 있어야 합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도시와 달리 농촌은 느긋하게 오래 살다보면 어느 정도 지역사회에 녹아들어 갑니다. 흔히들 “강한 자가 남는 것이 아니라 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말이 각인됩니다.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 즐기는 사람을 당할 수 없다’는 말을 농촌목회에 적용시킬 때, 즐긴다는 말은 조급해 하지 않는다는 뜻이겠지요. 조급성이야말로 목회에 치명타입니다.

물론 의욕을 상실시키는 이런 저런 요소들이 많이 있지만 어쨌든 농촌목회를 하겠다고 나섰고, 그 현장으로 농촌을 택했다면 교단적인 후원이나 지역적인 보조도 있겠으나 한국교회의 모판이라 할 수 있는 농촌목회지에 대한 선교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제안하기는 농촌목회자에게도 강단교류로 초빙하여 목회자로서의 영적 각성과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가 섬기는 교회 또한 이 땅의 보편적인 농촌 모습입니다. 저희 교회에 방문하는 사람들마다 어디서 사람들이 오냐고 할 정도로 교회 주변은 몇 가구 되지 않는 농촌 모습 그대로입니다.

교우들은 더 연령이 많아지시기에 종합병원 수준의 신체적 고통과 경제적인 현실은 어렵기에 쉽게 새로운 교회의 활력을 채우기 어려움이 있으나 이곳에도 교회가 필요한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면, 어렵긴 하지만 실망하지 않고 교우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Well Being과 Well Dying을 준비하며 살아가도록 지도하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일상적인 삶, 이를테면 농사짓는 행위 하나에도 하나님의 뜻이 있고, 그 자체가 하나님의 일꾼으로서 봉사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도록 돕고 있습니다.

농촌에 대한 절망적인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가지만 더욱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에 이 땅에 세워졌던 성결교회의 역사처럼 하나님 나라는 그 속에서 꽃을 피워왔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길에 희망이 없다면 새로운 길을 만들어서 가는 용기와 믿음이 필요합니다.

농촌선교는 아무도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의 시작이라는 생각과 함께 새로운 선교의 틀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접근이 요청되기에 지속적인 관심으로 성결의 빛이 세계만방에 충만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