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상담교목 [성결대학교 교수]
레너드 스윗은 그의 책 ‘관계의 영성’에서 기독교의 목적은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믿도록 하여 하나님과 관계를 맺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야고보서 2장 26절에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고 했듯이, 하나님과 관계를 맺게 된 하나님의 자녀는 사람들 간에 화평케 - 관계 맺기 혹은 관계 회복 - 할 수 있어야 한다.
아쉽게도 우리 주변에는 하나님을 믿고 거듭난 하나님의 자녀라고 하면서도 사람들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는 크리스천들이 종종 있다. 여기에 목회자도 예외가 아니다. 교회 안에서는 하나님을 향한 신앙적 열정 때문에 하나님과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볼 때는 흠 잡을 것이 없는 성도이다.
그런데 그러한 성도가 삶의 현장에서 목회자와의 관계, 성도와의 관계, 더 나아가 직장에서 불신자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해서 갈등을 겪고 있다면 이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믿음은 좋은데 관계가 별로인 사람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첫째, 그런 성도는 대인관계를 잘 갖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을 모를 수도 있다. 그러나 창세기에 보면 하나님이 천지 창조를 하시던 여섯째 날에 아담을 만드시고 처음으로 인간과 관계를 맺으셨다.
그 후 하나님은 아담이 혼자 사는 것을 좋지 않게 여기셔서 하와를 만드심으로 인간끼리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도록 하셨다. 창조의 원리에 의하면 인간은 먼저는 하나님과 관계를 맺고, 그 다음에는 대인관계 및 자연과 더불어 관계를 맺으며 살아야 하는 존재이다.
예수님도 화평케 하는 자가 복이 있으며 하나님의 자녀라고 하시면서 대인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마 5:9). 바울도 할 수 있거든 너희는 모든 사람과 화목하라고 했다(롬 12:18). 이처럼 대인관계를 잘 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다.
둘째, 하나님과의 관계만 잘 가지면 대인관계는 하나님께서 알아서 해결해 주실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도 있다. 믿음이 독실한 여자 집사님이 부부문제로 상담센터에 왔는데, 자신이 지난 10년 동안 남편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서 기도했지만 하나님은 자신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셨다고 하소연했다.
그 집사님은 자신의 문제 해결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는 했지만, 부부간의 관계 회복을 위해서 아내로서의 역할을 소홀히 한 것이 문제였다. 관계를 잘 맺기 위해서 기도함으로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지혜를 내 삶에 적용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관계 회복을 위해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은 하지 않으면서 기도만 하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자유의지를 포기하는 것이다. 성경에는 부부관계, 부모자녀관계, 상급자와 하급자가 어떻게 관계를 가져야할 것인지에 대한 지침을 주고 있다. 그러므로 그 말씀대로 실천할 때에 관계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셋째, 대인관계를 소홀히 하는 일부 성도들 중에는 대인관계로 인한 상처가 있거나 성격상의 문제로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기 때문이다. 대인관계를 잘 하는 사람은 대체로 타인과의 접촉을 위해 열린 마음이 있고, 타인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과 태도를 갖는다. 이들은 어떤 오해로 인해 잠시 갈등이 있다고 해도,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갈등해결 능력이 있다.
말을 한마디 하더라도, 상대방이 기분 나빠하지 않게 배려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잘 전달한다. 반면에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사람들은 자기가 먼저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고 상대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관계를 맺기도 전에 상대방이 자기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 버린다.
게다가 사소한 일에도 토라지고 그동안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맺어오다가도 자기의 뜻과 다르면 칼 같이 관계를 단절시켜버린다. 이런 모습은 대체적으로 어린 시절 부모와의 애착관계가 불안정했거나 관계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일 가능성이 많다.
이런 경우 사람으로 인해 받았던 상처와 상한 마음을 치유 받지 못하면, 믿음이 있다고 해도 대인관계를 원만하게 가질 수 없다. 기도로 대인관계의 지혜를 얻을 수 있지만, 그것을 삶 속에서 실천하지 않으면 결코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없다. 또한 마음의 상처를 치유 받지 못하면 믿음이 좋은 성도라도 관계를 잘 맺지 못하게 된다. 믿음은 좋은데 관계가 별로인 성도가 아니라, 믿음이 좋은 만큼 관계도 잘 갖는 성도가 필요한 때이다.
예장통합,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 대토론회’ 개최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 교회- 신앙의 본질 회복에서 갈 길 찾아야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시대적 변화에 맞춰 뜻 깊은 토론회가 마련됐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사태 이후 한국교회는 어디로 가야하는가.
일시적으로 닫혔다 다시 열린 과거의 그 예배당으로 돌아가는 물리적 회귀가 아니라, 잃어버린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변혁과 개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건강한 영성을 회복하는 신앙공동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사회공동체로서 교회의 역할이 강조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총회장 김태영 목사)가 6월 15일 서울 용산구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서빙고성전에서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 대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의 강연 및 교단 산하 목사 설문조사 등을 통해 이같은 공감대가 형성됐다.
김기태 호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에게 바란다’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는 다양한 변화와 개혁을 요구받고 있지만 결국은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시대적 주문”이라면서 “일시 닫혔다가 다시 열린 과거의 그 예배당으로 돌아가는 단순히 물리적인 회귀 차원이 아니라 그동안 잃어버렸던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차원에서 논의되고 실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교회의 공교회성과 건강한 개인의 영성 등 신앙의 본질 회복을 한국교회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코로나 국면에서 비록 일부였지만 교회가 자기들만의 성을 쌓고 신앙생활에 열중하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우리사회에 비춰지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공감하며 치유하는 공동체, 국민 안전을 위한 공적 임무에 협력하는 신뢰의 파트너, 혐오와 편견, 차별, 폭력을 근절하는 공동체로 교회의 변화와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신대 임성빈 총장도 목회적 차원에서 공적예배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교회 내 공동체성을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밖에도 온라인 예배와 소통 등 디지털 시대에 맞는 사역, 작은 교회들을 위한 지속가능한 대안, 이단 집단에 대한 대책과 실천의 방안 마련 등도 한국교회가 모색해야 할 과제라고 토론자들은 입을 모았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예장통합이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설문은 예장통합 소속 목사 113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코로나19로 교회 헌금에 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헌금이 줄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68.8%였다. 30.1%가 ‘변화 없다’고 답했다. 헌금이 늘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1%였다.
코로나19 이후 출석 교인 수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가 급증했던 3월부터 4월 초까지 출석 교인은 100%를 기준으로 했을 때 평균 42.4%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출석 교인 수의 변화와 관련해서는 ‘감소할 것 같다’는 응답이 49.2%로 나타났다. 이어 ‘변화가 없을 것 같다(40.8%)’ ‘증가할 것 같다(5.3%)’ 등의 응답 순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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