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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영 목사 [새소망교회]

오늘 우리는 4차 산업시대를 살고 있다고 한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2007년 애플에서 스마트폰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가 생각이 난다. 그 때 스마트폰에 대한 이해 없이 스마트폰 시대를 맞이한 것처럼 4차 산업시대도 그렇게 맞이해야 하는가라는 생각 때문이다.

스위스에서 개최된 다보스포럼인 세계경제포럼은 클라우스 슈밥에 의해 창립된 포럼이다. 그는 2016년 포럼의 주제로 ‘제4차 산업혁명’을 선택하였고, 이 포럼을 위해서 준비된 자료를 중심으로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책이 나왔다. 그는 1760-1840년경에 걸쳐 발생한 제1차 산업혁명은 철도 건설과 증기기관의 발명을 바탕으로 기계에 의한 생산을 이끌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이어진 제2차 산업혁명은 전기와 생산 조립 라인의 출현으로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1960년에 시작된 제3차 산업혁명은 반도체와 메인프레임 컴퓨팅(1960년대), PC(1970-1980년대), 인터넷(1990년대)이 발달을 주도했다고 말한다. 그는 어떻게 이 시대를 이해하고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지 안내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 철학자 미셸 세르는 2014년에 국내에 소개된 《엄지세대, 두 개의 뇌로 만들 미래》에서 디지털혁명의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을 ‘엄지세대’라고 이름 지었다. 엄지손가락들로 스마트폰을 작동하여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 그것에 의존해 사는 세대라는 뜻이다. 세르에 의하면, 엄지세대는 2개의 뇌를 갖고 있다. 하나는 머릿속에든 뇌이고, 다른 하나는 손에든 정보기기(노트북, 태블릿 PC, 스마트폰 등)에 내장된 뇌다.

이 엄지세대가 사용하는 소셜미디어 사용의 전형적 특징인 공유의 힘은 의사결정을 왜곡하고 시민사회에 리스크를 가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디지털 채널을 통해 미디어가 범람하면서 개인이 활용하는 뉴스 제공의 원천이 편협해지고 양극화될 수 있다. 이를 두고 MIT 임상심리학자이자 ‘침묵의 나선이론’이라고 칭했다. 이런 현상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읽고, 공유하고, 보는 모든 것이 정치적, 시민적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스마트폰은 존재론적 불평등을 발생시킨다. 이 단어 자체가 의미하는 것처럼 수용하는 사람과 저항하는 사람 그리고 물질적 승자와 패자로 갈라놓게 될 것이다. 승자는 제4차 산업혁명의 특정 분야(유전공학과 같은)로 가능해진 인간의 근본적 개선에서 오는 이점을 누리게 될 수도 있지만, 패자는 그렇지 못할 것이다. 때문에 우리가 한 번도 겪지 못했던 종류의 계층 간 갈등과 충돌을 야기할 위험이 있다. 잠재적 분열과 갈등은 디지털 세상에서 나고 자란 세대와 반드시 디지털 세상에 적응해야만 하는 세대 간의 단절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인류가 급격한 변화를 겪을 때마다 우리는 늘 같은 경험을 해왔다. 특히 산업혁명의 시대마다 기존 산업들이 엄청나게 반발했던 것은 지나온 역사에 잘 적혀 있다. 1928년 3월 14일에〈조선일보〉에 이런 기사가 게재되어 있다. 서울시(그 당시는 경성부)에서 부영버스라는 저가의 대중교통 서비스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하자, 인력거꾼들이 시청으로 대거 몰려가 항의 시위를 했다. 당시에도 서민을 보호하는 일은 중요한 정치 이슈였다. 경성부는 버스사업을 백지화한다고 발표한다. 그러나 불과 1년 사이 택시가 증가하고 버스 운행이 시작되면서 인력거꾼은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결국 사라졌다. 이 모든 것을 바꾼 것은 바로 소비자의 선택이다.

디지털 문명의 본질이 요구하는 인재상은 소비자와의 공감 능력을 갖고 있어서 ‘배려할 줄 알고, 세심하고, 무례하지 않으며, 친절하고, 합리적이고, 과학적이며 또 능력 있는 사람’이다. 그것도 가식이 아니라 본성이 그래서 언제나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사람이다.

이제 새로운 문명 시대를 함께 한마음으로 준비해야 한다. 이것이 ‘디지털 혁명의 메시지’이다. 서구에서 전해준 지금의 문명을 지키기 위해 급급할 것이 아니라, 아프고 힘들더라도 미래사회를 위해 새로운 문명의 기준을 받아들이기 시작해야 한다. 고통은 서로 힘을 합쳐 나누고 새로운 기준에 맞춰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그것을 주도해야 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이 사회의 어른들이다.

이제 어른들도 배워야 할 때이다. 힘들지만 꼭 새로운 문명을 배워야 할 때이다. 어디서 어떻게 배우나? 서울시50+센터를 참고하여 이용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