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택 목사 [삼성교회]
예성 총회부설 성결교신대원 강의 차 들렀던, 총회 본부 현관에 2021년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그 포스터에 새겨진 부활절 연합예배의 주제가 눈에 들어 왔다. “부활의 빛으로 다시 하나!” 포스터를 보는 순간 우리 예성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너무도 오랜 시간 동안 하나 되지 못하고 분열과 갈등으로 점철 되었던 시간들, 그러한 모습이 과거형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현실이 서글펐다. 성결대학교 학부 시절 많은 동기들과 선후배들이 교단 어른들의 “싸움박질 하는 모습이 꼴 보기 싫다.
예성에는 희망이 없다.”며 타 교단으로 옮기는 모습을 무기력하게 지켜봐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이상하게 그 어린 학부생들에게도 “교단 어른들이 서로 어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싸운 다더라. 서로를 세상 법정에 고소했다더라.”는 등의 소식이 들려왔다. 그리고 그러한 소문은 사실로 확인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교단 어른들의 분열된 모습, 명예와 권력을 추구하는 모습들이 순수한 영적 감수성을 지닌 20대의 신학생들에게는 큰 상처가 되었다.
그 이후 시간이 30년 가까이 흘렀다. 90년 대 교단 어른들의 분열과 갈등을 목격하며 그 어른들을 향해 비판과 성토를 했던 목회자들이 이제 교단의 주류가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변한 것이 없어 보인다.
비판했던 자들이 비판받는 자들이 되었다. 역사의 수레바퀴가 이렇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인가?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는 어쩔 수 없이 갈등이 생기고, 당파가 나누어질 수밖에 없는 것인가? 이쯤 되면, 그냥 포기해 버리고 싶다. 그냥 현실을 인정하고 현실에 맞추어 살아야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인간의 힘으로는 개인과 개인, 집단과 집단의 갈등과 분열을 해결 할 수 없다는 패배의식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이러한 생각들로 머릿속이 복잡하던 차에, “부활의 빛으로 다시 하나!”라는 주제는 내 영혼에 한 줄기 빛이 되었다.
그렇다. 우리는 세상의 문화, 정치, 제도 아래서는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다. 그러나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사랑의 법 아래에서는 하나가 될 수 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하나인 것처럼 저들도 하나가 되게 해달라는 예수님의 기도는 현실에서 경험될 수 있는 기도였던 것이다. 예수님의 기도가 우리에게 현실이 되게 해달라는 간절한 소원이 기적을 만들어 낼 것이다.
최근, 부총회장 후보로 출마했던 목사께서 교단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출마를 내려놓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결단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 분의 그 결단이 예성 공동체의 화합을 위한 귀한 그루터기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
그 양보와 희생이 헛되지 않아서 예성의 다음 세대들이 우리 예성에도 희망이 있음을 보게 되길 기도한다. 늘 구호로만 존재하던 하나 되는 교단, 화합하는 교단, 서로를 세워주는 교단, 인재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신바람 나게 뛰어 다니는 그런 희망찬 교단이 우리 예성이 되기를 기도한다.
세상 사람들에게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말도 안 되는 미친 소리에 불과했지만, 그 기적은 역사 속에서 현실로 경험되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현실이 되었던 것처럼, 우리가 하나 되는 시간도 반드시 현실로서 경험될 것이다.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거룩명령을 어떤 그리스도인들은 믿지 않는다.
그러나 성결교회는 거룩명령을 믿고 가르친다.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우리를 향해 너희는 결코 하나 될 수 없다고 말할 지라도, 우리는 아버지와 아들이 하나이신 것처럼 우리도 하나가 될 수 있음을 믿는다.
중생과 성결 등 그리스도인의 모든 경험이 그리스도의 빛 아래서 가능한 것처럼, 우리 예성 교단이 하나 되는 사건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빛 아래서 반드시 현실로서 경험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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