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은 바리새파여서 예수를 믿기 전에도 사두개파와는 달리 인간의 부활을 믿었습니다. 장차 죽은 후에 하나님께서 인간들을 다시 부활시키실 것이라는 믿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믿음이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을 경험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바뀌게 됩니다. ‘아! 부활은 장차 하나님이 세상을 심판하실 때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세상 속에서 시작되었구나!’ 물론 그 부활은 또 나사로처럼 다시 죽을 ‘소생’이 아니라, 영원히 죽지 않을 살아갈 상태로 ‘일으켜짐’이었습니다.
청년 사울은 부활하신 그 예수 그리스도를 시리아의 다마섹에서 만납니다. 그리고는 인생의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됩니다. 그때는 아직 기독교가 유대교로부터 독립되지 않았으니 그것이 유대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사건일 수 없고, 유대교 신앙 안에서 일어난 의미심장한 변화였습니다. 도덕적으로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새사람이 되었다는 ‘회심’도 아닐 겁니다.
그는 오히려 “율법의 의로는 흠이 없는 자”로 살다가 그런 엄청난 변화를 겪었기 때문입니다(빌 3:7-12). 청년 사울의 변화의 핵심은 유대교의 메시아 신앙에서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 ‘크리스토스’ 즉 메시아로 믿었고, 이 신앙이야말로 참다운 유대교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바울의 다마섹 체험의 독특성은 예수가 승천하신 후 그에게 역사적으로 ‘나타나셨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사건이 30년에 있었고 그의 체험은 32~33년 그러니까 그의 나이 약 28세 때 일어났던 것으로 보입니다.
고린도전서 15장 3-8절에서 게바와 열두 제자와 500명의 형제에게 일시에 나타나셨고, 야고보와 모든 사도들에게 나타나시고, 맨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나타나 보이셨다고 바울은 말합니다.
여기서 바울의 부활체험은 정확히 그 제자들과 형제들에게서처럼 동일하게 일어났다고 분명히 표현합니다. 사도행전의 기록에 의하면 원정 박해단을 이끌던 바울과 그 일행은 함께 어떤 소리를 들었고, 바울은 빛 가운데서 부활의 완전체를 본 순간 눈에 이상이 왔습니다.
바울이 무슨 신비체험이나 환상을 본 것이 아니라 부활하신 예수를 직접 만났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자신이 사도의 자격, 즉 ‘부활의 목격자’라는 사도적 정체성을 주장함에 있어서 한번도 물러선 적이 없었고, 이 문제에 관해서라면 초대교회에서 바울의 사도직은 당연한 사실로 인정되었습니다.
바울의 예수부활 체험은 그의 삶을 밑바닥에서부터 뒤흔들었습니다. 그것은 단지 세계관이나 철학의 변화가 아니었습니다. 바울은 예수부활을 역사 안에서 죽음이라는 인간의 운명을 돌파한 하나님의 능력으로 체험했습니다. 죽은 다음이 아니라, 이 세상 속에서 말입니다. 그래서 그에게 부활이란 단지 사후의 불멸에 대한 형이상학적 사변(思辨)이 아니라, 이 세상을 살아가는 현실적인 삶의 능력이었습니다.
죽음은 부활의 능력 앞에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부활에 사로잡히기 위한 여정에서 그는 흔들림이 없이 강인했습니다.
그는 예수부활로 시작된 ‘우리부활’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의 삶의 궁극적인 목표요, 그러므로 이 땅의 삶은 부활에 이르는 여정이라고 확신했습니다(빌 3:10-11). 신앙은 예수부활의 첫 열매, 그 씨앗이 우리 영혼의 밭에 뿌려져 시작되고, 십자가의 고난과 부활의 능력을 체험하는 ‘우리부활’에 이르는 구원의 여정입니다. ‘성결의 길’이란 바로 예수부활 체험과 구원의 완성으로 가는 먼 여정입니다.
이 부활의 여정은 “두렵고 떨림으로 우리의 구원을 이루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 부활의 여정에서 부활의 복음, 그 능력으로 살아가야 하겠습니다(박정수, 좥부활의 여정좦 중에서).
.gif)
(2).jpg)
.gif){kind=sma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