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의 <스펀지>라는 TV 프로에서 사람의 목소리로 유리잔을 깨는 실험을 한 적이 있었다. 오래전에 인상 깊게 본 <양철북>이란 영화에서 주인공 아이가 고음의 소리를 내서 유리창을 깨뜨리는 장면이 갑자기 기억났다. 그래서 이 실험이 나에게는 꽤나 흥미로웠다.
그게 가능할까? 한 전문가는 그 방송에 나와서 이렇게 말했다. “유리잔이 가지고 있는 고유 진동수와 목소리 톤을 일치시키고 지속시킨다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에서 사람 목소리로 일정한 톤을 지속적으로 맞추기는 힘들기 때문에 실제로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었다.
고음 잘 내기로 유명한 가수 김종서가 나왔다. 다른 내로라는 가수들도 나와 전부 실패했지만, 김종서 만은 시도에 시도를 거듭한 끝에 결국은 목소리만으로 와인 잔을 깨뜨리는데 성공했다.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 놀라운 순간이었다.
지구상의 각각의 물체는 아무리 움직임 없어 보이는 고체라 할지라도 고유진동수가 있다는 것이다. 1초에 몇 번 떨리느냐는 고유한 진동수가 있는데, 만약 외부의 진동수와 그 물체의 진동수가 맞아 떨어진다면 그 순간 물체에 심한 변형이 생긴단다. 사람의 목소리가 유리잔의 고유진동수와 일치하게 되는 순간 유리잔이 바로 깨어지게 되는 원리라는 설명이 잇따랐다.
나는 이 프로를 보면서 아하! 하고 무릎을 쳤다. 소위 합리적인 사고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묻는다. “정말 여리고성이 사람들의 함성에 무너져 내릴 수 있는가? 여러 번의 침략의 결과로 무너진 것을 드라마틱하게 기술한 신앙의 기록이지, 과학적 서술은 아니다”라고 이야기한다. 백번 양보해서 과학을 따져보자. 과학의 모든 이론도 하나님이 만드신 것인데, 그까짓 합리적 설명을 원한다면, 하나님은 얼마든지 과학을 이용하시지 않겠는가? 6일 동안 침묵의 기도로 응축된 함성을 7일째 되는 당일에 엄청난 확신을 갖고 외쳤을 때,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함성의 진동수와 여리고 성벽의 고유진동수를 맞추셨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장애물은 유리잔이 깨지듯이 와르르 무너지는 역사를 충분히 이루고도 남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나는 믿는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인간이 노력한다고 그런 ‘진동수 일치’가 아무 때나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하나님이 하셨다. 다만 하나님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하셨다. 먼저 ‘여리고 진동수 일치 사건’은 전쟁이라기보다는 전적으로 예배의 형식을 갖추고 있었다.
하루에 한 바퀴씩 6일 동안 돌되 7일째 되는 날에 함성을 지르는 거였다. 거기에는 제사장이 나오고, 언약궤도 나오고, 또 예배 시에 제사장이 부는 양각나팔도 나오지만, 창과 칼 또는 방패와 활 같은 것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었다. 그 어떤 소리도 내지 말아야 했다. 그러다가 7일째 되는 날 함성을 지르는 거였다. 6일 동안의 침묵의 순종이 있은 후에 마지막 7일째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함성의 진동수를 여리고 성벽의 진동수에 맞추신 것이다. 그때 난공불락의 여리고가 무너져 내렸다.
우리 삶에도 수많은 문제와 장애물이 있다. 작은 장애물도 있지만,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철옹성 여리고와 같은 문제가 딱 버티고 있을 때도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우왕좌왕, 좌충우돌하면서 이사람 저사람 만나서 해결하시겠나? 아니면 노하우나 지식과 경험을 총동원해서 해결하시겠나? 아니다.
그것은 분명, 새벽의 함성으로 가능하다. 오직 모든 것의 주관자 되시는 하나님만 바라보며 응축된 함성으로 주님께 부르짖을 때 장애물은 반드시 무너지게 되어 있다. 어렵고 복잡한 것일수록 우리는 단순하게 접근해야 한다. 반드시 전쟁은 끝나게 되어 있다. 코로나와의 전쟁도 그렇다.
특히 우리의 교회들이 우왕좌왕하면서 조급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땅 모든 장애물은 흔들리게 되어 있다. 진동수가 있다. 때가 되면 그것을 맞춰서 무너뜨리시는 분은 바로 하나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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