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충격적이다. 불과 2년여 팬데믹을 지나는 동안 한국교회의 신뢰도는 18.1%로 나왔다. 2020년 기윤실 조사에서 나온 31.8%보다 무려 13.7 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비기독교인 중에서 기독교를 신뢰한다는 답변은 8.8%에 불과했다. 전체 응답에서 1020세대에서 호감도는 11.1%였고, 60대 이상에서는 27.7%였다. 젊은 층들의 신뢰도가 적다는 것은 매우 우려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종교별 호감도를 보면 더욱 실망스럽다. 기독교 25.3%, 천주교 65.4%, 불교 66.3%였다. 설문이 국민전체의 민심을 정확하게 대표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기독교의 호감도가 추락한 것은 사실인 듯 보인다.
설문에서 기독교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교회 지도자들의 윤리적인 삶(50.2%),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언행 자제(34.0%), 교인들의 윤리적인 삶(26.2%)이었으니 목회자들이 매우 부끄러울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기독교에 대한 메타조사로 상징적 이미지를 적은 것을 보면, 세속적이다. 물질적이다. 이기적이다. 위선적이다. 배타적이다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교회가 추구할 방향에 대해서도 제안들이 나왔다. 사회적 약자를 돕는 교회(26.7%), 사회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교회(23.8%), 삶의 치유와 회복 지원(15.8), 복음만 전파(7.3%), 영적 깊이 추구(6.8%), 사회 부조리 개혁(5.0%)등이다.
설문의 결과처럼 한국교회는 이대로 두면 끝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는 매우 달라질 전망이다. 이 시점에서 과거의 모습을 답습하면서 교회 유지에만 급급하다면 미래는 전혀 보장할 수 없다. 다시 교회의 모습을 회복하고, 사역들을 활발하게 일으켜서 올라가는 교회로 만들어야 한다.
올라가는 교회로 만들기 위해 설문조사에 나타난 것을 기초로 몇 가지를 제안한다. 하나는 사회적 약자를 찾아가는 교회이다. 결손가정이나 독거노인, 지역민들 가운데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교회의 역량을 나누는 것이다. 특히 우리는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넘어가는 기점에 있다. 노인사역을 활발하게 일으켜야 한다. 편안한 고령층보다 힘겹게 지내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사역을 개발하고 집중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치유와 회복사역에 집중해야 한다. 교회 안에 여전히 분쟁이나 다툼이 남아 있다면 대사회적으로 어떤 말을 해도 사회가 듣지 않을 것이다. 교단들이 연합하고, 교회들이 연합하고, 성도들이 연합하여 치유하며 회복되어야 한다. 다시 에스겔의 환상처럼 죽어진 영혼들을 향해 생기를 불아 살아나게 해야 한다.
셋째로 영적 성숙도를 높여야 한다. 천주교나 불교의 호감도에서 무엇을 찾는가? 그들을 향해서 호감을 갖는 이유로 국민들은 경건과 엄숙, 배려를 꼽았다. 한국교회는 영적으로 수준이 떨어지기에 호감도도 떨어지고, 성도들도 미숙한 것이다. 말씀과 기도사역으로 영적 성숙도를 높여야 한다.
넷째로 젊은 층을 향한 사역을 개발해야 한다. 청년 사역자들을 키우고, 어린이 사역자들을 육성하고, 군 사역자들에게 넉넉하게 지원해서 젊은 층들을 접촉하고 훈련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지금 한창 ‘메타버스’가 유행하고 있다. 금년 여름행사들도 얼마든지 메타버스를 활용하여 진행할 수 있다. 젊은 층들이 실제 교회를 떠나 가상공간으로 떠나가는 것을 붙잡아야 한다. 추락을 멈추고, 다시 재도약하여 올라가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