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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종교? 다채로운 영성!
흑백의 종교? 다채로운 영성!
2023-03-14 오전 10:39:00    성결신문 기자   


차종관 목사 [세움교회]

프레드릭 베크만(Fredrik Backman)의 소설 <오베라는 남자(A Man Called Ove)>의 주인공 오베라는 사람은 죽기 위한 삶을 살아간다. 아침 6시 15분 전에 정확히 일어나 커피를 내리고 마을 주변을 순찰한다. 

그는 항상 바쁘게 살지만 죽음을 원한다. 그러나 그의 일상은 언제나 정반대다. 이 남자는 색깔이 없는 삶을 사는 사람이다. 좋은 직장도 있고, 좋은 연봉도 있었지만, 그는 인생의 주인공이 아닌 흑백 사진 속의 배경처럼 산다. 단지 물려받은 삶을 의무로 살아가는 그런 남자다. 그래서 그는 변화에는 저항하지만,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는 색깔이 없는 사람처럼 인생을 산다.

이 남자도 한때 색깔이 무엇인지 느꼈던 적이 있었다. 소냐(Sonja)라는 여자를 만나면서부터다. 소냐는 모든 색깔의 물감을 담은 팔레트 같은 사람이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항상 긍정적으로 삶을 바라보며 모두에게 친절한 그런 여자였다. 소냐를 알고 지내면서 오베라는 남자는 그녀의 색깔에 물들기 시작했다. 오베는 그녀와 결혼하면서부터 세상의 배경이 아니라 제 인생을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다시 태어났다.

소냐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오베라는 남자는 다시 색깔을 잃었다. 그는 소냐의 죽음 이후에도 변함없이 오전 6시 15분 전에 일어나 커피를 내리고 마을을 순찰했다. 세상은 급격하게 변해 갔지만, 오베라는 남자는 그런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모든 사람이 자신과 같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인생을 소진하며 살았다. 결국, 아내가 죽은 후 아내 곁으로 가야겠다고 자살을 시도하지만, 자신이 지켜온 원칙을 흐트러뜨리는 일들이 그의 자살을 막았다. 비로소 그는 주변을 돌아보았다. 그의 이웃에는 그를 사랑하고, 그를 무엇이든지 고칠 줄 아는 아저씨로 알고, 그리고 남의 어려움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좋은 이웃으로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오베라는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타인과 함께하는 삶이 무엇인지 체득해갔다.
오베라라는 남자는 시간이 흘러 끝내 소냐의 곁으로 돌아간다. 그의 장례식은 그가 원했던 것처럼 조촐하게 끝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모여 그의 죽음을 추모했다. 그는 원칙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삶을 지탱했지만, 그의 삶은 어쩌면 자신이 증오했던 사무적이고 권위적인 남자들처럼 편협한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는 결국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 색깔을 얻었다. 그의 삶은 대부분 흑백이었을지 모르나 그의 죽음은 오색찬란했다.

성경의 복음서는 네 개의 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수님을 네 가지 색깔로 만날 수 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모두 남다른 개성의 소유자였다. 그리고 예수님은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셨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친절하게 대하셨다. 성경은 우리에게 이웃을 ‘사랑하라’라고 가르친다. 그분은 마지막 자신의 시신조차 이웃에게 의탁하셨다. 

복음서는 예수님의 삶이 결코 흑백의 삶이 아니었다고 가르친다. 그분 생전에 그분을 만난 사람들, 그분의 손길이 닿은 삶들, 그리고 그분이 내민 손으로 떡을 먹은 사람들이 많다. 그분은 제자들의 삶이 자신의 삶과 같기를 바라셨다. 예수님은 원칙과 교리에 갇힌 채 세상의 변화와 사람들의 도움의 손길에 냉담한 채 원칙과 교리로 자기를 정당화하는 그런 종교를 물려주시지 않으셨다. 기독교는 이웃에게 냉담한 흑백의 종교가 아니다. 

기독교는 믿음과 소망과 사랑의 종교다. 그리고 그중의 제일은 사랑이다. 이것이 사순절 기간에 교회가 예수님의 다채로운(colorful) 삶의 발자취를 추억하는 이유다. 

기자 : 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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