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3일 아침 기대하고 기다리던 날이 왔다. 올해 목사안수를 받고 처음으로 떠나는 1박 2일 일정 가운데 수련회 출발 날이다. 이른 아침 출발이라 그랬을까? 설레임에 그랬을까? 지난밤 깊은 잠을 자지 못했다. 그래도 아침은 상쾌했다.
이번 여목회자회 수련회는 ‘광주지방회’ 초청으로 이뤄졌다. ‘광주지방회’가 귀한 헌신과 섬김으로 여목회자들에게 관심을 가져 주시고, 따뜻한 격려를 주고자 지방회에 속한 모든 교회들이 한마음되어 힘을 모아서 섬겨주신 것이다.
누군가 우리를 맞이하기 위해 기다려주는 광주로 가는 길은 감동적이었다. 송정역에 미리 나와 우리를 기다려주신 목사님과 승합차 2대는 반가움이었다. 첫 만남이었지만 어색하지도 않고 마냥 좋았다.
예배를 드리기 위해 광주 생명수샘교회로 가면서 처음보는 광주지역을 잠시 볼 수 있었다. 어느 도심지역 못지않게 발전한 모습이었고, 내 생각보다 큰 규모의 생명수샘교회를 보고 광주지역에 예성의 교회의 자랑스러움이 있었다. 우리를 맞이해준 교회 여전도회에서 예쁜 디저트와 시원한 차를 준비해주시고, 정성껏 맞아주셨다. 따뜻한 섬김에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하였고, 광주지방회 목사님들과 우리 모두는 ‘꽃들도 구름도~~~’찬양하며 예배가 시작되었다.
이종만 목사님께서 요한복음 17장 21-22절 말씀으로 ‘우리가 서로 다 하나가 되어’ 라는 말씀을 선포해주셨다. 여목회자회에서는 초청해주신 광주지방회(회장 박정택 목사)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감사패를 전달해 드렸다.
은혜롭게 예배를 마치고 수련회 첫 일정으로 서서평 선교사가 묻혀있는 양림동 선교사묘역을 방문했다. 26명의 순교자들의 묘를 둘러보며 저들의 순교의 피로 복음이 전하여 졌음을 다시 한번 숙연한 마음으로 되새기며 선교사묘역 전체를 둘러보면서 많은 생각과 나의 사명에 대한 다짐도 더 굳게 하는 시간이었다.
광주에서 담양으로 이동하는 거리가 광주의 상징 무등산 자락을 거쳐 가는 코스였다. 청명한 가을 하늘, 그 빽빽한 나무 사이로 비쳐오는 햇살이 자연의 아름다움과 내가 하나되는 즐거움을 가지며 잠시 드라이브를 즐겼다. 그리고 저녁식사를 위해 내린 곳이 담양이었다.
‘퀸즈캐슬’이라는 식당을 갔는데 식당의 이름이 ‘당신이 하나님 나라의 여왕입니다’. 라고 이야기 해주는 것 같았다.
주변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우아한 식사와 함께 잠시 노을이 지는 호숫가에서 어깨동무도 하고 멋진 사진도 찍고 어린아이처럼 뛰노는 시간도 가졌다.
우리가 언제 이렇게 마음을 터놓고 함께 손잡고 크게 웃어보았던가?
이번 수련회의 주제가 ‘쉼’ 우리 함께 같이 찍는 ‘쉼표하나’이다. 사역의 현장에서 때론 고단하고 지친 몸과 마음을 내려놓고 사랑하는 동역자들과 함께하는 이 시간이 참 ‘쉼’이 되는 노을 지는 호숫가 잔디밭이었다. 어두워지는 하늘을 아쉬워하며 숙소를 향해 다시 차에 몸을 싣고 달리다가 잠시 멈춘 곳이 메타 프로방스였다.
그곳에 우리 모두를 위한 깜짝 이벤트가 준비되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색소폰 버스킹이 준비되어 있었던 것이었다. 깜짝 놀란 우리의 마음은 곧 음악과 함께 동화되어지고 함께 손뼉도 치고, 노래도 같이 부르며, 따뜻한 차를 마시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 즐거움도 뒤로 하고 우리가 쉴 숙소 ‘소 아르떼’에 도착하여 짐도 풀지 않고 한 방에 모여 우리의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었다. 누군가의 이야기는 코끝이 찡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이야기는 함께 공감이 되고, 누군가의 이야기는 함께 아픔이 되어 기도가 되고,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참 좋았다.
늦은 시간 나는 나의 방으로 돌아와 한방을 쓰는 동역자들과 서로의 사역과 비전을, 고민을 나누느라 새벽 2시가 되어서야 잠이 들었던 것 같다.
다음 날 이른 아침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함께 옆에 있는 동역자들과 주변을 산책하며 드는 생각이 “우리 동역자들이 참 귀하고 귀하다”라는 생각에 감사기도를 드렸다.
공기좋은 곳에 편안한 숙소를 마련해주셔서 하룻밤의 추억을 남길 수 있어서 감사했다.
숙소를 떠나기 전 잠시 같은 방 동역자들과 ‘생명의 샘가’ 큐티를 나누었던 시간은 이번 여행에 추억 플러스 하나가 되었다.
둘째날 일정은 담양의 여행지 메타스퀘어 길과 죽녹원을 방문했다. 나는 잠시 생각했다. 우리 여목회자들의 모습이 죽녹원의 저 대나무와 같지 않을까 싶다. 우직하고 꼿꼿하게 사명을 위해 사역의 자리를 지켜가고 있는 우리 여목회자들의 모습 말이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나는 이 길을 가겠다고 나선 걸음에 결코 후회함이 없다. 우리 모두가 그럴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1박 2일의 짧지만 행복한 여정, 감사한 여행을 마치며 함께 했기에 더 행복했노라고 결론을 맺는다. 이 시대에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함께 순례자의 길을 가는 우리 모두가 참 자랑스럽다.
장은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