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조 목사 [울산수암교회]
요한 사도는 영지주의 이단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던 1세기 후반의 교회와 성도들에게 영을 다 믿지 말고 오직 영들이 하나님께 속하였나 분별하라! 라는 권면을 하고 있습니다. 요한 사도가 살던 시대에도 거짓 선지자와 이단은 하나님의 교회와 성도들을 미혹하는 주된 걸림돌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도 예외가 아닙니다. 많은 이단과 거짓 선지자들의 활동이 교회와 성도들을 분열케 하고 거짓된 가르침에 빠지도록 미혹하고 있습니다.
요즘 한국교회의 모습이 정치적인 문제에 양극단으로 나눠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과거 1960년부터 1980년대까지 군부독재를 대하는 교회의 모습도 양극으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일부 보수적 성향을 가진 교회와 대형교회들은 군부독재에 편승해서 묵인하거나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고, 진보적 성향을 가진 교회와 목회자들은 민주화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래서 한국교회는 민주화 운동에 소극적이라는 평을 받기도 하고 반대로 민주화 운동에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어쩌면 지금 한국교회의 모습도 이렇게 두 갈래로 나눠지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정치적인 입장과 옳고 그름의 판단을 유보하고 세상이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두 갈래로 나눠지고 있다는 점이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교회는 어떤 정치적인 성향을 떠나서 한 가지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교회는 ‘세상에 속한 말’을 하는 곳이 아니라 예수님께 속한 말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히브리서 13:8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니라.” 예수님께 속한 우리는 변하지 않는 진리이신 예수님의 뜻을 따라서 동일한 말을 해야 합니다.
요한 사도는 교회를 혼란케 하고 성도들을 미혹케 하는 적그리스도가 ‘세상에 속한 고로 세상에 속한 말’을 한다고 말합니다. 세상의 속한 말은 분명 둘로 나눠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진보다! 나는 보수다! 교회마저 세상의 정치싸움에 편승해서 이렇게 편향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 한국교회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하나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하나의 목소리는 무엇일까요?
요한 사도는 요한일서 말씀을 통해서 강조하는 것이 ‘죄를 멀리하고 서로 사랑하라!’입니다. 죄는 세상에 속한 것이고, 어둠에 속한 것이기 때문에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는 죄를 멀리해야 한다! 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십자가의 사랑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기에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다! 라고 말씀합니다.
지금 세상을 향해서 말하고 있는 교회들의 목소리 속에서 ‘죄를 멀리하고 서로 사랑하라!’라는 말씀이 들려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한국교회는 분명 진보와 보수의 입장을 주장하기에 앞서 ‘죄를 멀리하고 서로 사랑하라!’라는 말씀을 선포해야 합니다. 그것이 하나님께 속한 말이고, 그것이 교회다운 모습일 것입니다.
사순절 기간,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대한민국의 정치적 갈등과 대립이 그리스도의 보혈로 덮어지고 속히 해결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