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젊은이가 없는 교회”, “교회여 청년층을 잡아라” 등은 오늘의 한국교회에 대한 현실이다. 목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청년층, 많은 교회들이 청년들은 스스로 알아서 하기 때문에 방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취업난 등으로 사회적으로 고통을 받는 세대이다.
2,30년 전만해도 한국교회는 젊은이들로 넘쳐 났다. 특히 1970~80년대에 우리 사회가 민주화에 대한 갈망과 혼란기를 겪고 있을 때에 젊은이들은 교회를 희망의 터전으로 선택했다.
현재 40, 50대의 나이로 인생의 중년기를 맞이하고 있는 이들은 “희망을 발견할 수 없었던 암흑기에 우리들의 고민들을 들어주고 이해 해줬던 곳이 바로 교회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젊은이들을 배척한 곳도 교회였다. 마치 동전의 양면과도 같이 “시대의 암흑기에 쫓겨 청년들이 교회로 몰려와 감싸 주기를 희망했지만 일부 교회는 정치적인 색깔이 다르다는 이유로 젊은 청년들의 교회 출입을 막는 일도 있었다”고 회상한다.
이 때에 한국교회의 한편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이 청년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선교단체들이다. 캠퍼스 선교라는 명분으로 대학 캠퍼스로 파고 들어간 선교 단체들은 정치 이념 등으로 고민하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는 일을 했다. 이 선교 단체들과 함께 젊은 시절을 보낸 연령층이 현 40, 50대로,이들이 오늘의 교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오늘의 청년들이 자라온 배경은 보면 어려서부터 CCM에 물들어 있다. 마치 찬양을 하지 못하면 신앙의 깊이가 낮다는 등식이 성립하는 것으로 인식할 정도이다. 물론 CCM 등이 대중 문화에 익숙한 젊은이들을 교회로 불러 모으는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최근에 청년들의 숫자가 점점 교회에서 줄어 들고 있는 것을 보면 이같은 방법이 청년들을 교회에 묶어 놓을 수 있지는 못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또한 청소년기 부터 교회에 출석해 온 청년층은 자발적인 신앙을 갖추기 보다는 부모 등의 강요에 의해 교회에 출석하는 성장기를 지내왔다. 그러다보니 자율적인 행동이 가능한 청년기부터는 교회와 멀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교회 중직자 가정의 자녀들이 교회를 떠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도 아마도 이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교회가 사회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도 청년들이 교회를 외면하는 이유가 된다. 한동안 교회 생활을 떠나서 생활했다는 30대의 김정현 청년은 "일반적으로 교회를 떠올리면 답답한 생각을 먼저하게 된다"면서 "교회에 오면 바깥세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어 완전히 다른 세상에 들어 온 느낌을 받게 된다”고 말한다. 그 한 예로 “교회내 모든 청년들은 모두가 해외 '선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은연중에 주입하고 있다”는 것. 방학만 되면 어김없이 단기 해외 선교여행 캠프를 비롯해서 온갖 봉사활동을 대부분의 교회들은 떠난다.
한 선교단체에서 주최한 해외 선교캠프에 참석했던 A군은 “캠프가 시종일관 뜨거운 열기로 지속됐다”며 “이러한 분위기에 참석한 청년들은 깊이 빠져든 시점에서 요구되는 것이 선교에 대한 헌신을 다짐하는 시간으로,대부분의 참석자들이 손을 들고 화답하는 것을 보게됐다”고 말한다. “다시 생각해보면 진정한 마음의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분위기에 편승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헌신의 결과는 결국 평생 올가미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며 ‘선교’를 함부로 강요해서도 안되지만 함부로 헌심을 다짐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잘하는 청소년이나 청년들에게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주입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교회는 청년층에 대한 관심은 교회의 일꾼을 키우는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청년들이 사회에 진출해서 크리스찬으로 살아 가는 데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청년을 지도하는 교역자 또한 같은 또래의 신학생이나 사회적 경험이 없는 젊은 교역자가 주를 이루고 있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년들을 신앙적으로 이끌 수는 있지만 그리스도인으로 살아 가야하는 삶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목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계층을 꼽는 다면 ‘청년층’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교회들은 청년들은 스스로 알아서 하기 때문에 방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취업난 등으로 사회적으로 고통을 받는 세대이다. 교회가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불과 5년에서 10년이면 이들은 교회의 중심 인물이 될 것이라는데 주목할 수 있다.
물론 지금도 교회의 궂은 일은 청년들의 몫이다. 더군다나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교세 감소 현상을 풀어나갈 주인공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들을 바르게 교육하고 훈련해서 바른 신앙인으로 길러낼 수 있다면 앞으로 5년에서 10년 안에 한국교회는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우리 사회의 청년층이 교회를 바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그대로 방치 한다면 이들은 영원히 교회의 안티세력으로 남아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