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파 목사 (압해중앙교회)
최근에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리더쉽 모델 중 하나인 ‘섬김의 리더쉽’은 21세기 들어 가장 각광받는 리더쉽 패러다임으로 인정받고 있으나 그 시작은 30년 전이다. 서번트 리더쉽의 개념이 처음으로 제시된 것은 1977년 AT&T에서 경영관련 교육과 연구를 담당하던 그린리프가 저술한 <Servant Leadship> 에서부터였다. 그는 서번트 리더쉽의 기본 아이디어를 헤르만 헤세의 단편소설 ‘동방순례’에서 얻었다고 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순례단 중 레오는 허드렛일과 심부름을 도맡아 하던 보잘 것 없는 일꾼이었다. 순례단의 일행들은 아무도 레오를 주목하지 않았다. 여행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으나 레오가 사라지면서부터 여행이 중단되고 말았다. 충직한 심부름꾼이던 레오 없이는 여행을 계속할 수 없었던 것이다. 순례단 사람들은 레오가 없어진 뒤에야 그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행 중 한명이 몇 년을 찾아 헤맨 끝에 레오를 다시 만나고 그저 심부름꾼으로 알았던 레오가 교단의 책임자인 동시에 정신적 지도자이며 훌륭한 리더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실 정확히 말한다면 섬김으로 우리에게 삶의 본을 보여주신 분(role-model)은 세상 속에서 우리들과 같은 사람의 모습으로 사셨던 예수님이시다. 주님은 마태복음 20:26~27을 보면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고 했다.
어느 공동체이든 앞장서서 일할 사람을 세울 때 특별히 지도자를 세울 때에는 여러 가지 자격 요건을 만들고 또한 지도자가 되고자하는 사람들도 어떤 방법으로든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浮刻)시키려 한다.
현 시점에서 우리 교단을 이끌어갈 지도자가 가져야할 리더쉽은 어떤 것일까? 지식정보화가 발달되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시대 속에서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많이 아는 지식적인 리더쉽도 아니고, 오랜 기간 세상의 가시적이고 물량적 성장만을 위해 군림하던 카리스마적인 리더쉽도 아닌, 가슴 속 진정성에서 시작되어 공동체 구성원들의 다양한 생각과 마음을 모으고 이끌어 주는 ‘어울림의 리더쉽’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구성원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疏通)해야 하며, 자신이 옳다고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아야 하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고 의견을 존중해야 하며, 자신의 이익보다 공동체와 구성원들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섬김의 리더쉽’(Servant Leadship)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을 보자!! 붙잡고 있는 줄을 보지 말고 그 사람의 됨됨이를 보자!! 제대로 된 한 사람이 공동체에 신선한 변화를 주고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줄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보자. 문제의 요인이 ‘너가 아닌 나’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문제를 효과적으로 풀어 나갈 수 있다고 건전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지도자로 세워보자. 마음을 볼 수는 없겠지만 리더에게 있어서 모든 것을 우선하는 예수님과 같은 ‘섬기는 마음’이 있는가를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