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일 목사(1906-?)의 ‘양심의 가책을 받고’에는 ‘회개여행’의 기록이 있다. 일본에서 서울로 돌아온 후, 1933년 2월 19일부터 3월 2일까지 한국, 일본을 다니며 사람들을 만나 지난 날 잘못한 것을 빌고 갚을 것은 갚았다. 여기 그 회개여행의 일부를 싣는다.
“주께서 허락하시면 마귀에게 참소당하는 일이 없기 위하여 포항, 부산, 일본 구주, 대판까지 다녀오고 싶다. 거기 남겨둔 무수한 내 죄가 가슴을 아프게 한다. 나와 관계했던 모든 사람을 생각할 때 죄송하다. 얼른 가서 자복하고 그리스도를 자랑하고 싶다.
가진 것 다 팔아도 경비가 모자란다. 얼마씩을 저축하여 언제나 모을지, 한 푼도 없다. 갚을 돈이 300원은 된다. 하나님께 기도한다. 돈이 해결될 것으로 믿고 여행계획표를 짠다. 미음이란 이런 건가. 어느 날, 뜻하지 않은 곳에서 ‘너, 돈 쓸 데 없느냐?’는 편지가 왔다. 야마구찌은행 지정수표 300원, 필요한 액수보다 많은 돈이다.
2월 19일 떠났다. 대구에 가서 신세진 사람들을 찾아 사과할 것 하고, 경찰당국에 가서 습득물횡령 20원 해결 전에 근무하던 ○○가서 필담으로 용서를 받는 등. 이틀 동안 자전거로 다니며 불의는 용서 받고, 빚을 모두 갚았다.
마산에서는 어머니를 뵙고 지난 날 살아온 얘기로 밤을 샜다. 마산에서 용서를 빈 사람들은 일본사람들이었다. “세상에 저렇게 정직한 사람이 있을까. 참으로 예수 믿는 사람은 다르구나”하고 말했다.
일본 구주로 갔다. 갚을 것을 갚고, 처음 나를 구주로 인도한 친구에게 복음을 전하여 약속을 받았다.
대관은 죄 짓고 다니던 도시다. 허영을 꿈꾸던 이 곳에 복음을 들고 왔다. 일일이 관계자를 찾아 용서를 빌고, 갚을 것은 갚았다.
3월 2일, 대관을 떠나 무한한 기쁨으로 서울로 왔다. 시작도, 마침도 하나님의 은혜요, 역사였다”(눅 19: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