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저는 대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성격이 내성적인 편이라 평소에 말을 많이 하지도 않고 조용한 편입니다. 그런데 가끔 참을 수 없을 만큼 화가 나고 그러면 집에 있는 물건들을 다 때려 부수곤 해요.
물론 그 발단은 어머니와의 대화입니다. 어머님이 걱정스런 마음에 잔소리를 하시는데 왜 그렇게 그게 짜증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저도 이런 행동을 고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떡해야 하나요?
A평소에는 얌전하고 조용하다가도 갑자기 화를 내거나 폭발해버린다니 자신도 그러고 싶지 않은데, 자꾸 문제가 일어나 당황스럽고 속상했겠어요. 어떤 이들은 분노, 화내는 것을 부정적인 것, 비정상적인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는데, 그렇지는 않아요. 사실, 분노라는 감정은 매우 흔한 것 일뿐 아니라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우며, 피할 수 없는 감정이랍니다.
분노의 감정을 느끼는 것이 문제가 되진 않겠지만,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러한 분노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처리하며, 누구에게 표현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분노가 적절하게 다루어지지 않으면, 중요한 인간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주로 어머니와의 대화 끝에 분노가 폭발한다고 하셨는데, 친구나 다른 인간관계에서는 그런 일이 없는지 궁금합니다. 혹시 다른 관계에서 느끼는 분노의 감정을 그때그때 적절하게 처리 못해 그런 감정이 쌓여 있다가 편안한 가족에게서 폭발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또는 상대방에 대해 너무나도 못마땅해 분노를 느끼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상대방의 모든 것을 헐뜯고 비난하며,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곤 합니다. 예를 들어, 어머니에게 못마땅한 부분이 있어 이를 고치려고 화를 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혹시 마음속에 이러한 어머니에 대한 불만이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도 있겠습니다.
분노 밑에 숨어있는 감정들을 찾아야 합니다. 분노 저변에는 불안, 좌절, 고통, 실망, 아픔 등의 다른 감정들이 깔려 있을 수 있습니다. 혹시 **님이 느끼는 분노 저변에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실망감이나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좌절, 슬픔의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스스로 자신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네요. 화가 나기 시작하면, 자신도 걷잡을 수 없이 되어버리는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방법들을 사용하여 이러한 분노상황에 대처하는 연습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 중 몇 가지 방법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1) 분노 인식하기 : 자신이 무엇에 대해 화가 나고 있으며, 어떻게 화를 내고 있는지 인식할 것.
2) 운동이나 산책, 빨리 걷거나, 뛰는 것, 펀치 백을 때리는 것, 파손의 위험이 없는 물건 던지는 것 등의 신체적 기법을 이용할 것.
3)I - 메시지로 대화하기. 이럴 때는 상대방의 행동을 서술하고, 자신의 감정을 서술하며, 그 이유를 설명하고, 요구하는 것이 필요함.(예를 들어, 어머니께서 저에게 그렇게 말씀하시면 저는 화가 나요. 저를 무시하시는 것 같기 때문에 앞으로는 ---하게 말씀해 주시면 좋겠어요.)
4) 상대방에게 화풀이하지 않도록 자리를 피하기. 예를 들어, 자신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어머니가 잔소리를 하신다면, 폭발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므로 일단 그런 상황은 피하는 것과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음.
5) 분노의 결과를 인정하기 : 홧김에 한 말이나 행동이 상대방에게 깊은 상처를 줄 수 있음을 인정할 것.
6) 제3자의 이용 : 화가 났을 때 때로는 객관적인 제3자에게 자신의 감정을 털어 놓는 것이 중요함. 앞서 언급한 방법들이 모두 자신에게 효과적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에게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방법을 선택하셔서 연습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이러한 방법들은 적용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만일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화난 감정이나 불만을 적절하게 전달하지 못한다면, 그것 또한 분노 폭발의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그러한 의사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도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무엇보다도 스스로가 자신의 가치와 중요성을 깨닫고,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필수조건이 될 것입니다. 그런 후에 앞서 제시한 방법들을 점차적으로 적용시켜 보시기 바랍니다.
정우담 목사 / 하늘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