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모교회에 출석하는 전미령(가명) 권사는 당진이 고향이다. 모든 신 앞에서 절을 하던 종갓집 장녀로 태어난 그녀에게 교회에 가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런 그가 교회에 처음 나간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윗동네에 살던 작은어머니 집에 놀러 갔다가 한 살 터울 동네 언니를 따라 여름성경학교에 출석했다. 풍금 반주에 맞춰 율동을 하고 친구들과 그림을 그리고 감자와 옥수수로 허기를 달래고 개울에서 물놀이를 했다. 중학교 2학년 때 펑펑 눈이 쏟아지던 겨울날이었다. 새벽 4시. 작은어머니가 새벽기도를 가자고 했다.
“눈이 저렇게 많이 오는데 어떻게 가요?” “그깟 눈이 대수냐? 너도 얼른 일어나 같이 가자.”
작은어머니를 따라간 곳은 동네에 있던 작은 집이었다. 작은어머니가 출석하던 교회가 기도 처소로 만든 공간이었다. 그곳에서 그녀는 작은 어머니와 함께 기도를 드렸다. 방에는 성도들이 나직하게 기도드리는 소리가 창밖에 내리는 눈처럼 소복소복 쌓이고 있었다.
어린시절 작은 후레쉬 랜턴에 의지한채 삼삼오오 모여 예배를 드리러 가던 모습은 우리들의 신앙에 모판처럼 자리 잡았다. 그렇게 어둠을 헤치고 눈길을 밟으며 예배를 드리러 가던 우리고향의 그 교회는 아직도 과수원 넘어 그곳에 자리잡고 있는지, 어쩌면 현대화에 밀려 그곳에도 아파트가 자리잡고 있지는 않는지...
한국교회의 신앙의 뿌리는 시골의 농·어촌교회와 작은 개척교회였다. 그러하기에 “언젠가는 은혜를 갚아야지”하면서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고향을 방문했다가도 주일을 지킨다고 그냥 올라오게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농어촌 교회를 배경으로 성장해온 도시교회도 농어촌교회의 어려움에 동참하자는 취지의 일환으로 명절에는 고향교회에서 예배드리자는 운동이 수년 째 이어져 오고있다.
미래목회포럼(대표 황덕영 목사)은 올해는 특별히 산불과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산청지역을 방문해 지역교회에서 예배를 드리자고 홍보하고 나섰다.
미래목회포럼이 밝힌 올해 추석 고향교회 방문 캠페인은 총 세 가지 주제로 진행된다. ‘고향교회 목사님, 우리가 듣겠습니다’, ‘고향교회 목사님, 우리가 함께 합니다’, ‘고향교회 목사님, 사랑합니다’ 이 세 가지 주제를 통해 고향교회를 단순 방문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섬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한다.
특히 농촌교회와 ‘자매결연’을 맺어 목회자 교류를 확대하고, 교회 사택 리모델링이나 종탑 교체 등 봉사활동을 전개하며, 교회 담장에 벽화를 그려주는 활동도 진행한다. 귀성길에 고향교회를 직접 찾지 못하는 경우에도 ‘온라인 송금’이나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을 활용해 참여할 수 있다.
총회 농어촌부 부장 이명선 목사는 “농어촌교회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없어지는 교회가 늘고 있는 현실에서, 고향교회 방문 캠페인은 공교회성을 회복하고 한국교회의 상생을 가능케 하는 중요한 일입니다. 도시와 농촌교회가 함께 살아가는 모델을 확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