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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 봄볕으로 살찌는 계절
3월 - 봄볕으로 살찌는 계절
2011-03-31 오전 11:54:00    성결신문 기자   


서순석 목사[은현교회]

지난겨울은 유난히 춥고 길었습니다.수 십 년 만에 찾아온 한파는 모든 것을 얼어붙게 했고, 움츠리게 했습니다.그러나 얼어붙은 땅 밑으로도 물이 녹아 흐르고 3월의 새벽은 차가우면서도 부드러움이 묻어 있습니다.

“움찔움찔/사각사각/꿈틀꿈틀//봄이 오네.” 며칠 전 새벽기도 시간에 지은 시「봄」입니다.
지루하도록 길고 추웠던 겨울이 그 꼬리를 내리고 봄이 그렇게 오고 있습니다. 3월과 봄을 손꼽아 기다린 것은 춥고 어둔 일들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입니다. 겨우내 온 나라는 구제역 조류독감으로 꽁꽁 얼어붙어 있었습니다.

맑고 큰 눈망울을 껌벅이는 집채만 한 소들을 땅에 묻으며, 그리고 꿀꿀거리는 돼지떼, 퍼덕거리는 닭들을 묻으며 희망도 꿈도 함께 묻고 허탈해하며 눈물짓는 농부들의 모습을 우리는 웅크리면서 지켜보아야만 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욕심으로 채우려 했던 인간의 탐욕을 책망하시는 하나님의 손짓이었습니다.

또 우리는 굶주림과 추위로 허기진 북한 주민들의 휑한 얼굴을 보면서 가슴 아파 했습니다. 157cm키에 체중 47kg되는 귀순 북한병사가 “배고파서 넘어왔다”고 던진 말은 우리를 더욱 춥게 했고 그것은 독재자의 횡포에 짓눌려 사는 북한주민의 절규요 우리민족이 풀어야 할 과제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중해 연안 국가들에서는 오랜 가난에 지친 민중들이 얼어붙은 민주주의 꽃을 피우기 위해 얼마나 많이 죽어갔습니까?

한파 속에서 우리를 더욱 춥게 한 것은 한국교회를 대변한다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파행이었습니다.

금권선거로 얼룩진 한기총의 임원선거는 교회가 금기시하는 세상 법정으로까지 가야 했고, 일부 의식 있는 신자들은 한기총의 해체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한기총의 파행은 가뜩이나 좁아진 교회입지를 더욱 좁아지게 하는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 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변화되지 않는 교회를 바라보며 자신의 무능함을 탄식하며 절망과 좌절의 시간을 보내어야 했던 많은 목회자들의 추위를 결코 간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것으로 한파가 끝나려나 했더니 꽃샘추위와 함께 찾아온 일본의 지진과 해일 그리고 원자력 발전소의 붕괴 소식은 인간의 오만과 연약함을 깨우쳐주는 대 재앙이었습니다.물질문명의 바벨탑, 과학문명의 바벨탑이 얼마나 허망한 것임을 일깨우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3월입니다. 봄입니다.여수 오동도에는 동백이 그 붉은 자태를 드러내고 있으며, 섬진강 뚝 길에는 매화가 그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시인 신철종은 “봄볕으로 살찌는 계절” 이라고 3월을 노래했습니다. 따듯한 봄 햇살아래 새떼는 재잘거리고, 시냇물은 소리 높여 흐를 것 입니다. 그리고 봄볕을 받은 호수는 반짝거리며 온 땅위로 봄꽃들이 고개를 치켜들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 낼 것입니다. 벌써 봄볕을 받은 들쑥과 미나리가 우리 입맛을 돋우고 있습니다.

시인 타고로는 “남쪽문이 열렸다 오너라/ 나의 봄아 오너라/ 너는 내 가슴에 떨리는대로/ 떨리는 구나/ 나의 봄아 오너라” 고 하며 봄을 맞고 있는데, 타고르의 환영사는 우리의 것 이어야 합니다. 봄볕아래 지난겨울을 춥게 했던 구제역, 남북관계가 녹고, 얼어붙은 일본도 풀리고, 지중해 연안 국가들은 민주주의 꽃이 피고, 한기총 사태도 수습되고, 그리고 우리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로 살찌는 계절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탐욕, 다툼, 분쟁으로 메마른 우리의 영혼에 용서와 관용, 그리고 섬김과 나눔으로 살이 돋고 피가 흐를 때 우리의 봄날은 더욱 향내 나는 축복의 계절이 될 것입니다.

기자 : 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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