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교대한성결교회 제105회 정기총회가 ‘성결의 빛 120년, 재림 신앙으로 열방을 향하여’라는 주제 아래 강원도 원주에서 성료되었다. 이번 총회는 교단 선교 120주년을 기념하는 연차대회와 동시에 개최되었으며, 신임 총회장과 부총회장을 선출함으로써 새 지도부를 구성하고 성결교단의 도약을 다짐하는 자리가 되었다.
특히 교단 안팎의 목회자와 선교사 노령화, 교단 지원의 한계, 그리고 파송 교회의 저성장과 고령화 같은 위기 요인들을 총회장과 선교위원회를 중심으로 공동으로 인식하고 긴밀한 전략적 협력을 모색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진전이다.
그러나 이러한 선언적 다짐과 미래 비전의 이면에서, 목회와 선교의 최전선에 서 있는 현장 목회자들의 관점에서는 극복하기 어려운 현실적 괴리와 구체적 대안 부재가 느껴지는 것은 비단 필자만의 우려는 아닐 것이다.
앞으로 구체적인 전략과 실행 방안이 제시되겠지만, 미자립 교회와 은퇴 목회자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겠다는 공약이 실질적인 재정 확보 로드맵이나 정밀한 실행 전략 없이 단순한 선언적 수준에 머물지는 않을지 깊이 우려된다.
이러한 당위와 현실 사이의 인식적 간극은 교단의 역사와 정체성을 대하는 근본적인 태도에서 비롯된다. 기독교 역사학자 야로슬라프 펠리칸은 그의 저서 《전통을 옹호하다》에서 “전통은 죽은 자의 산 신앙이지만, 전통주의는 산 자의 죽은 신앙이다”라고 통찰한 바 있다.
교단이 추구하는 역사적 전통이 미래 시대를 돌파하는 생명력으로 계승·발전되지 못하고 과거의 형식을 고수하는 데 그친다면, 이는 살아있는 신앙을 질식시키는 전통주의의 포로 상태에 지나지 않는다.
총회 현장과 교회 강단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영상과 프레젠테이션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이를 단순한 기술의 도구적 소비 수준으로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폴 데이비스가 지적한 ‘퀀텀 2.0’의 대전환과 레이 커즈와일이 예측한 기술적 ‘특이점’의 도래에 대응하여, 깊이 있는 신학적 성찰과 교단 거버넌스 차원의 목회적 고민이 결여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기술이 인간의 존재론적 지위를 위협하고 비물질적 가치마저 재편하는 특이점의 시대에, 현장 목회자와 선교사들이 간절히 바라는 총회의 역할은 명확하다. 총회는 더 이상 20세기형 중앙집권적 관료주의 행정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개교회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는 유기적이고 스마트한 플랫폼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톰 레이너가 경고한 ‘죽어가는 교회의 신호’를 극복하기 위해, 총회는 대형 건물과 조직 유지에 편향된 예산 구조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그 대신 인공지능 행정 및 선교 플랫폼을 구축해 불필요한 행정 비용을 최소화하고, 이렇게 절감된 자원을 미자립 교회와 고령 선교사의 실질적인 복지 및 의료 지원에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거버넌스의 혁신적 전환이 요구된다.
나아가, 예성 교단의 정체성인 사중복음은 단순한 교리적 유산을 넘어 퀀텀 시대의 실존적 고통을 치유하는 강력한 목회적 도구로 새롭게 해석되어야 한다. 총회는 개교회가 단순한 양적 생존을 넘어 유기적인 네트워크 속에서 ‘작지만 강한 선교적 교회’로 일어설 수 있도록, 데이터에 기반한 정밀한 목회 진단 서비스를 개발하여 보급해야 한다.
1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예성 교단이 미래 세대와 열방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과거의 성공 방식에 안주하려는 전통주의적 위안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다가오는 거대한 기술 문명의 파고 속에서 영혼을 살리는 구체적인 발걸음이 선명한 현실의 대안으로 이어지도록, 105회기 총회가 정책의 영적·지성적 퀀텀 도약을 이루어내기를 간절히 바란다.
차종관 목사 [세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