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도에 남편과의 성격차이로 이혼한 정희자 씨(가명ㆍ40세)는 이혼 후 다니던 교회를 떠나 새 교회로 옮긴 후 그 동안 소홀했던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했고, 교회의 크고 작은 일에 헌신적으로 참여하며 초등부 교사와 여전도회 임원 봉사까지 맡게 되었다.
정씨는 자신이 이혼녀라는 사실을 굳이 주위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물어보지도 않는데 이야기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믿고 의지하던 한 권사에게 이 사실을 털어 놓은 후 소문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정 씨는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계속하기가 힘들어졌다. 교인들이 이유 없이 피하는 것 같기도 하고, 목회자들은 특별한 이유 없이 초등부 교사직을 그만 쉬는 것이 좋겠다고 권하기도 했다. 결국 마음에 상처를 입은 정씨는 또 다시 교회를 옮길 결심을 하게 됐다.
위의 정희자 씨의 사례는 교회 안에서 이혼녀가 겪는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혼건수가 11만 7천 건으로 이혼 평균 연령은 남자 45세 여성은 41.1세로 조사되었다.
이와 같은 수치상으로 본다면 이혼부부에 대한 교단차원의 대책이 이미 나와 있어야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교단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내에서는 이들에 대한 목회 적 돌봄이나 공동체 내에서의 위로와 격려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교회 행사에서 소외감 느껴
현재 한국의 교회 문화에서는 교회에 정식 교인으로 등록을 하려면 자신의 신분을 어느 정도 노출해야 한다. 그러나 이혼한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상황을 노출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한 교회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 교회 저 교회 떠도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존 교인일 경우에도 그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숨기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교회수첩 제작 시 많은 교회에서 부부일 경우에는 이름 옆에 괄호를 쳐서 배우자의 이름을 적는 경우가 많은데 이혼자들은 교회 수첩을 보면서도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다.
또한,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교회를 다니다가도 다른 교인들과의 교제 시 가족단위의 모임을 갖거나 대화중에 가족 이야기가 나올 때면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이외에도 자녀가 같은 교회에 다니는 경우 자녀들이 입는 정신적 상처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한 이혼자는 “지인들이 아이들에게 이혼한 부모의 안부를 묻거나 집안의 사정을 물어오기도 해 가뜩이나 의기소침해 있는 아이들이 상처를 입어 교회에 나가기를 꺼려한다.”고 고백했다.
알면서도 손쓰지 못하는 상황
일선의 목회자들은 대부분 이혼가정이 급증하는 현상을 인식하고 이들에 대한 특별한 돌봄도 필요함을 인식하고 있지만 특별한 대책을 세우고 있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일부 대형교회에서는 이혼자들과 재혼자들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예배 후 모임을 갖는 곳도 생기고 있지만 대부분의 교회에서는 알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상태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회도 대부분 전도와 이웃봉사를 위한 행사들이 주를 이루고 행사도 가족이 함께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이혼자들은 소외되기 마련이다.
기자의 인터뷰에 응한 한 목사는 “가정의 화목을 강조해야 하는 교회가 이혼자들을 위해 행사를 포기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교회의 규모나 재정이 풍족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들만을 위한 프로그램을 실행하기는 어려워 개별적으로 만나거나 전화를 통해 위로와 용기를 북돋아주는 방법 외에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문기관의 도움을 권하라
가정문제 전문 사역자들은 이혼자들이 흔해진 지금 먼저 교회가 다양해진 가족형태를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의 경우 빈곤층 아동들의 60% 이상이 유년기에 한 부모에게 양육 받는데 이 같은 가족형태가 한국 사회에서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전문 사역자들은 정기적인 교육을 통해 이혼가족의 현실을 교회 구성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독자적인 프로그램이 어렵다면, 교회 내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혼자나 자녀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문기관을 연계해 주는 것도 이들을 돕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현재 이혼가족 및 자녀들이 상담을 받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교회 및 기독교 상담기관은 다음과 같다.
성결상담소(02-725-7077)
이혼가족지원센터(02-861-3020)
크리스천라이프센터(02-790-7142)
한국가정법률상담소(1644-7077)
가정선교교육원(02-2644-14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