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상매체가 갖는 영향력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그 이상일 것이다. 특히 부정적인 이미지의 경우 그 잔상은 더 오랜시간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영화 도가니에 등장한 교회와 기독교인의 모습이 그렇다. 기독교 재단의 학교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교회 내부에서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어느 종교신문 기자는 “기독교인으로서 영화 도가니를 보는 것은 너무도 불편한 영화였고 부끄럽고 내가 마치 발가벗겨진 채 대로변에 내팽개쳐진 느낌이었다”고 말한다.
영화에서는 교회장로인 교장과 행정실장을 위해 법정 안팎에서 교장을 옹호하는 피켓을 들고 찬송을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또한 엄연히 드러난 성추행과 학대에 대해 교회는 예배시간을 통해 교장편을 들어준다. 성경말씀을 근거로 논리를 앞세워 성도들을 현혹시킨다. 소설은 이보다 더해 더욱 적나라하게 교회의 치부를 묘사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기독교계는 아무런 메시지나 성명서도 하나 발표한 곳이 없다. 실화를 바탕으로한 것이기에 변명의 여지가 없는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영화의 제작진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지명과 극중 인물, 교회, 상호 등은 실제 사건과 다른 가상의 명칭을 사용했다"며 불필요한 오해나 선의의 피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문제는 비단 이번 영화에서 뿐만 아니라 몇 년 새 미디어 속에 비춰지는 교회의 모습이 시종일관 '절대 가고 싶지 않은' 그런 곳으로 묘사되고 있다는 점이다.
2005년 개봉한 영화 ‘오로라공주’에서 형사 오성호는 머잖아 경찰직을 그만두고 신학교에 가려한다. 경찰서에서든, 순찰차에서든 심지어 범죄현장에서까지 동료들의 비아냥거림도 아랑곳 않고 성경책을 펴들어 탐독하곤 한다.
세상에서 온갖 부정과 악행을 저지르면서 교회에서는 회개 한답시고 억지 눈물을 짜내는 집사(영화 ‘투캅스’), 회심한 줄 알았던 재소자에게 농락당한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치졸한 방법으로 복수하는 성직자(영화 ‘친절한 금자씨’) 같은 캐릭터가 그런 시선을 반영한 대표적 사례들이라 할 것이다.
때문에 선교를 지향하는 교회로서는 이와 같은 미디어속에 비쳐지는 교회의 부정적인 영향으로 인하여 실추된 이미지 회복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지 오래다.
이와 관련, 총회 선교국장 전경덕 목사는 "영화는 호소력이 크기 때문에 사실을 바탕으로 한 이런 경우엔 치명적이다. 교회의 이미지가 너무 좋지 않게 되서 마음이 무겁다"고 운을 뗐다. "이와 같은 일들로 인해 우리 기독교인들의 지금까지 선교의 노력이 이렇게 한 순간 무너져 버리는 것은 너무 맥 빠지는 일이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한 신학대학의 모 교수는 "문화라고 하는 것이 가지고 있는 양면성이 아주 잘 나타나있다. 문화선교의 중요성을 역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커뮤니케이션의 전달 도구로서 영상 매체가 사실을 전달하는 것 같지만 그 안에 의도적이던, 아니던간에 제작자에 의한 생략, 과장, 왜곡도 있을 수 있다. 그만큼 교회의 신뢰도가 추락한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지금은 비판의 차원 보다 대안적인 문화를 공급하는 일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사회속의 비크리스찬들은 우리의 신앙을 보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의 생활을 보고, 우리의 모습을 보고, 우리의 삶을 본다.
영화를 포함한 우리 사회 대중매체 속에서 기독교인들의 이미지가 일그러진 채 묘사되는 데는 한국교회 그리고 기독교인 스스로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앞서 등장한 영화 속 캐릭터들이 혹시 지금 내 얼굴은 아닌지 거울을 한 번 들여다 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