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에게 2월은 특별하다. 민족 고유의 명절 설도, 정월대보름도, 예수님의 부활절을 기다리는 사순절도 부수적인 기쁨일 뿐이다. 전 세계의 ‘청춘’들은 2월의 한 가운데 자리한 발렌타인데이를 일 년 동안의 가장 큰 축제로 꼽는다.
전 세계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발렌타인데이’는 금지된 사랑을 이루어주려다 죽임을 당한 한 사제로부터 시작됐다. 편지와 고백으로 지켜지던 발렌타인데이가 변질된 건 일본의 한 제과 업체로부터 시작되었다. “초콜릿을 선물하면서 고백하라”는 문구를 끼워 넣어 선풍적 인기를 끌었으며 우리나라에는 1980년대부터 문화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사랑을 고백하던 발렌타인데이가 기업의 상술과 무분별한 수용으로 인해 상업화됐다는 우려는 이미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언제부턴가 편지 대신 초콜릿이 발렌타인데이에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2월 한 달에 판매되는 초콜릿 량이 연간 판매량 가운데 무려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
의식 있는 이들은 일찌감치 발렌타인데이의 본래 의미를 되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무분별하게 세태에 휩쓸리기 보다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진정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서울YMCA는 몇 년째 계속해서 ‘사랑의 엽서 쓰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발렌타인데이 유래를 설명하여 과소비와 사치를 지양시키고, 소중한 사람에게 사랑의 엽서 쓰기나 사랑의 양초 보내기 운동을 확산하고 있다.
청소년사업부의 한 관계자는 “초콜릿 상품들이 몇 천원에서 비싸게는 수 십 만원에 팔리고 있어 청소년들의 과소비를 조장하고 있다”면서 “발렌타인데이가 청소년 문화의 한 현상으로 자리 잡은 이상 추방보다는 건전한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대학생대중문화감시단도 발렌타인데이에 ‘캔들데이’(candle day) 행사를 펼쳐오고 있다. 주위 사람들과 어려운 이웃을 둘러봄으로써 헌신적 사랑을 상징하는 발렌타인데이의 원래 의미를 되살리자는 뜻에서 초를 선물하자는 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