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통의 사람들보다 미디어 기술을 사용하는데 관심이 많고 교회에 적용하거나 선교적 목적으로 사용하는데 매우 적극적이지만, 메타버스의 도래나 확장은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이제까지의 미디어보다 메타버스의 영향력이 청소년과 젊은 층에게 매우 큰 영향을 줄 것이라 예상하기 때문이며 이에 따른 신학적, 윤리적 문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는 젊은 세대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미디어 기술이지만, 오용될 경우 사이버 중독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교회와 성도들은 하나님의 선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신기술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면서도 한편으론 경계할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는 ‘인간이 현실과 완전하게 분리되지는 않게 창조한 가상세계’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메타버스는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혼합한 공간을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오프라인 모임에 제약이 생겼고 따라서 온라인 모임이 성황을 이루게 되었다. 발 빠른 회사나 학교에서는 메타버스라는 공간을 활용하여 회의와 모임을 열고 있으며, 더 나아가 콘서트와 대학교 축제까지 메타버스로 참가하여 즐기도록 구상하고 있다. 신기술의 발전도 메타버스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메타버스의 영향력은 지금보다 미래에는 더욱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가상세계에 익숙한 젊은 층 사이에서는 메타버스가 또 하나의 세계로 자리 잡았다. 금년에 우리 교단에서도 여름행사를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하여 진행한다고 하니 교회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 메타버스의 장점과 함께 활성화가 가져올 부작용을 미리 예측하고 이를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 여기서는 메타버스의 장점보다는 문제점을 제시함으로 교회들의 관심을 유도하고자 한다.
1. 프라이버시의 문제
가상 세계가 가져올 많은 문제들 가운데는 이미 노출된 프라이버시 문제가 가장 크다. 메타버스를 전파하는 사업자들은 메타버스에 빨리 올라타라고 권한다. 탑승은 자유이지만, 그 부정적인 영향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메타버스에서는 기존에 생성되지 않았던 다양한 정보가 수집되어 처리된다. 확장 현실(XR, Extended Reality)을 지원하기 위한 기기들을 통해 기존에 수집되지 않았던 정보가 수집되어 처리되는 것이다. 말하면 메타버스에서의 일거수일투족을 바라보듯(bird’s eye view) 감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경험 시간, 교류 상대방, 대화, 아바타 아이템 등 개인을 속속들이 알아볼 수 있는 정보가 수집, 처리된다. 이 과정에서 현실에서 신체의 반응(소위 ‘kinematic fingerprint’)까지 수집이 되어 다양한 마케팅 목적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
메타버스에서 현실의 신원을 밝히고 싶지 않은 사람의 신원이 노출된다거나,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하기 위한 계정이 탈취되어 다른 사람이 특정 이용자의 신원을 가장하여 활동한다거나, 실제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정보가 메타버스 이용자들에 의해 언급되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현실과 다른 디지털 세계에서” 자신에 관한 사회적 평가가 저하되는 것 등 다양한 프라이버시 침해가 일어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보안문제에 소극적인 청소년층이 사이버 중독에 빠질 경우 정보노출이 심각하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단순한 소셜 미디어를 넘어서는 정보들이 생성되고 교환될 것이기 때문에 메타버스를 집중 이용하는 연령층에 대해 보다 철저한 관리 감독이 요구된다.
2. 중독자 양성의 문제
사이버 중독은 이미 많은 연구들이 나와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메타버스 역시 몰두할 경우 동일한 사이버 중독자가 될 확률이 높다. 웹 서핑으로 많은 시간을 소비할 경우 알코올이나 약물 중독 이상으로 가족들에게 위협이 된다.
건국대 하지현 교수팀은 학술지 「중독정신의학」에서 인터넷 중독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낮과 밤의 구분이 모호성 ▲학업, 업무의 성과의 하락 ▲일반적 대인관계의 줄어듦 ▲현실세계보다 가상현실 속을 더 신뢰 ▲인터넷 사용시간에 대한 허위성 ▲폭언과 공격적 행동의 증가 등을 소개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과제와 해결방안을 제시한 정책제안서에서 메타버스의 무한한 가능성 속에는 문제점이 잠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점은 ‘메타버스 내의 신종 범죄’, 가상세계에서만 생활하려는 ‘메타폐인 양산’등이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의 확장으로 일상생활과 연결되어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실제 세계에서 벌어지는 많은 부조리와 범죄가 메타버스 안에서도 똑같이 일어날 수 있다. 게다가 가상공간에서의 ‘익명성’ 문제가 더해져 현실보다 심한 범죄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가상 세계에 지나치게 몰입함으로 인해 막상 현실 세상에서의 일상이 황폐해지거나 정체성의 장애를 겪을 수도 있다.
3. 디지털 격차의 문제
나는 교단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그래서 5월 19일에 평화교회에서 교단교육을 위한 메타버스 공청회도 열었다. 그러나 모든 교회들이 메타버스를 활용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당분간 교회 사역은 하이브리드(Hybrid) 방식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방향을 모두 펼쳐야 한다고 소개했다.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것은 좋지만, 가뜩이나 미디어 기술에 있어서 세대 격차와 고령층 소외 현상이 있는데,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을 우려한다.
미디어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당연히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 메타버스 생태계에 익숙한 MZ세대에게는 새로운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겠지만 게임이나 가상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에게는 메타버스가 높은 벽이 될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글로벌 가입자 2억 명 중 80%가 10대로 분석됐다. 그만큼 중·장년층, 노년층은 ‘메타버스’에 대한 이용도와 관심이 떨어진다는 방증이다.
4. 사이버 범죄의 문제
사이버 범죄와 같이 동일하게 메타버스는 참여자들에게 죄를 짓는 많은 유혹의 요소들이 있다. 미성년자들은 부적절한 콘텐츠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문제 또한 심각하다. 보호 가이드를 제공하는 플랫폼들도 있으나, 현재로서는 교묘한 콘텐츠들까지는 모두 걸러내기 어렵다.
또 가상세계가 정교화 될수록 메타버스 세계와 현실세계를 혼동하고 과도하게 몰입하는 청소년이나 젊은 층들이 증가할 수도 있어 ‘메타폐인 양산’도 우려된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안에서 아바타의 채팅 기능을 이용해 온갖 욕설과 협박을 하기도 하고, 채팅창 프로필에 적힌 이름을 부르면서 금전을 요구하기도 한다는 사이버 범죄에 관한 뉴스도 자주 등장한다.
메타버스는 개인 간 상호관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모욕?비하?인신공격 같은 개인 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주요 이용자인 10대 대상의 아동 성범죄(아바타 스토킹, 아바타 몰카, 아바타 성희롱 등)의 우려가 크다. 아직 법령들이 제도화되지 못한 근래에 이미 현실과 사회 경제적 활동 양상이 닮은 메타버스에서는 기존 온라인게임과 달리 일상생활로 인식하며 중독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제어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신속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
5. 윤리적 문제
3D 가상공간으로 펼쳐지는 메타버스에서는 더욱 시간낭비가 심해질 것이다. 미디어 신기술은 우리를 더 효율적이며 생산적으로 만들 것이라는 환상도 있지만 동시에 시간을 낭비하게 만든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시간뿐 아니라 경제적 소비의 문제도 심각해진다.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가상현실에서 나만의 아바타에 브랜드 옷·신발·모자·장신구 등을 입혀보고 쇼핑까지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시장에 청소년 등 MZ세대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어 소비하고 있다. 메타버스에서 윤리적 이슈를 고려한다면 매우 복잡해진다.
메타버스 마케터들의 프로모션이 과도해짐에 따라 폭력적 영상이나 공격적 영상들이 펼쳐질 때 참가자들이 받는 영향은 매우 클 것이다. 아바타 복제나 스토킹을 통한 사이버 불링의 문제도 대두된다. 특정 인종, 성별, 사회적 계층 등을 기반으로 한 차등적 경험을 줄 수도 있다. 어떤 특정한 프로파간다의 선전과 확산으로 배타적 무리를 형성하는 등, 지금 현실에서의 문제들이 가상공간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날 것이다.
많은 문제점들이 있을 것을 예상하면서도 메타버스는 가까운 미래에 ‘대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가상공간에서는 ‘익명성’의 문제가 더해져 현실보다 심한 범죄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점차 확산되는 비대면 트렌드를 타고 이른 시간 내 일상생활 속에 자리매김할 것이란 말이다. 메타버스 활성화는 결국 막을 수 없는 흐름으로 보인다. 다만 기술과 플랫폼의 발전에는 명과 암이 공존하는 만큼, 메타버스 열풍이 몰고 올 어두운 면과 윤리적인 문제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메타버스에 대처하는 교회의 입장에는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메타버스의 속성을 이해하여 문제점에 적절히 대응하거나, 둘째는 다양한 프라이버시 및 윤리 이슈를 감내하고 메타버스를 영위하거나, 셋째는 메타버스 접속을 차단(disconnect)하고 현실 세계에 안주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교회가 경계할지라도 개인이 접속하는 메타버스를 제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앞의 두 가지를 예상하고 대처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교회와 성도들은 이미 우리들의 앞에 등장한 메타버스의 보랏빛 전망만 찬양하기 보다는 신학적, 윤리적 부정적인 부분에 집중하여 선도하면서 지혜롭게 사용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몇 가지를 권하고 싶다. 첫째는 메타버스를 이해해야 한다. 필자의 졸저 church@메타버스를 추천하고 싶다. 신학적, 목회적, 윤리적 입장에서 어떻게 대처할지 소개했다. 둘째는 메타버스를 익혀야 한다. 무조건 환영하는 것도, 무작정 반대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했다.
일단 시작해보면 금방 익힐 수 있다. 셋째로 교회에서 메타버스 전문가를 키워야 한다. 가상세계를 이해하고 적용할 줄 아는 기술전문가, 교육전문가, 상담전문가, 신학전문가이다. 넷째로 교단의 플랫폼을 이용해서 교회학교에서부터 활용하는 것이다. 다섯째로 교단의 신학교에서 메타버스를 교육해야 한다. 우리가 가르치지 않으면, 사탄이 먼저 가르친다.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