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두 목사 [목양교회]
코로나19가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넘어가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이 지나갔고, 코로나19를 개인과 사회의 위협으로 보는 인식이 줄어들면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 되었다. 그러나 실외 마스크 해제 2개월이 다 되어 가지만 현재 여전히 88.8%가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유는 감염불안이 55.8%로 가장 많았고, 실내에서는 써야 하므로 쓰고 벗기 귀찮아서가(43.8%), 눈치가 보여서 (25.9%) 등의 답변이 있었다.
마스크를 벗지 않는 각각의 이유를 가지고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의식의 무의식화”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무의식은 유전에 의한 것과 습관에 의한 것으로 나누어진다. 기본적인 욕구들은 유전에 의한 것이고, 습관에 의한 것은 어떠한 행동이 반복적으로 계속될 때 무의식화 되는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마스크 착용의 반복이 습관이 되어 우리 안에 무의식화 된 것이라 생각한다. 문제는 무의식 속에 코로나19 감염에는 무감각해 진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해 영업시간, 사적 모임 등에 관한 제한이 사라지면서 많은 모임들이 가능해 졌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북적이고, 소문난 식당에는 대기하는 줄이 길어졌다. 여행지마다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주말이면 비행기표, 기차표 등 구하기 힘들 정도다. 팬데믹 이전의 일상이 회복되는 것이 실제로 느껴진다.
실외에서는 무의식적으로 마스크를 쓰면서 실내에서 음식을 먹고, 차를 마시는 등 모임 자리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물론 음식을 먹기 위해 마스크를 벗어야 하지만 문제는 많은 사람이 거리두기 없이 모이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마스크를 쓰지만 코로나19 전염병에는 코로나 초기처럼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무감각해져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사람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들의 대부분은 무의식에서 비롯된다. 무의식화는 하루아침에 된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습관이 지속되고 반복된 축적의 결과물이다. 그래서 한 사람의 삶의 패턴이 되고 삶이 되는 것이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우리의 예배 또한 의식적인 행동의 오랜 반복으로 무의식화 되어 주일이면 자연스럽게 준비하고 예배에 참석한다.
예배에 있어서 습관과 무의식화 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그러나 영적 위기에 대한 무의식과 무감각은 교회의 위기를 초래한다.
지난 2020년 9월에 “코로나 사태에 대한 진단과 이후의 사목방향”이라는 천주교 심포지엄에서 “오늘날 교회가 처한 위기는 코로나 감염병으로 인해 함께 모여서 드리는 예배의 중단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 속에 오랫동안 고질적으로 내재화된 영적 위기에 대한 무의식과 무감각에 있다”라고 지적하였다.
성경은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하라”(벧전 4:7)고 말씀하고 있다. 예배와 기도 등 영적인 습관이 반복되어 무의식화 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영적인 것에 무감각해지는 것은 교회와 개인의 영성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우리의 예배 및 영적인 삶의 반복을 통해 무의식화 되도록 하되 무감각해지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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