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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예배 변화와 변하지 않는 예배 정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예배 변화와 변하지 않는 예배 정신
2022-10-31 오전 10:20:00    성결신문 기자   


● 선교지 예배의 충격
1992년 말레이시아 선교사로 첫 발을 내딛은 나는 현지인 예배에 참석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한국의 전통적인 형식에 맞추어진 예배만 경험했던 나는 3시간 이상을 특별한 형식 없이 드리는 현지인 예배가 낯섦을 넘어 충격이었다. 정규 음악교육을 받지 못한(당시 교과 과정에 음악 과목이 없었다) 이들은 악보를 보는 방법을 모르기에 모든 찬양을 외운다. 

악보도 없는데 끊김이 없는 메들리 형식으로 오랜 시간을 찬양한다. 기립한 상태로 오랜 시간 연속으로 찬양하는 이들의 모습은 부흥회나 젊은이들의 찬양집회에서 볼 듯한 모습이지 주일 오전예배 시간의 모습이라고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찬양하다가 인도자가 기도를 시작하면 모두가 바닥에 엎드려 통성으로 기도하는데 애통하고 격정적인 기도를 드린다. 인도자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 다 일어나 언제 울었냐는 듯이 환희에 찬 얼굴로 열정적인 찬양을 이어간다. 

언제쯤이면 묵도가 시작되나, 언제쯤이면 사도신경을 통한 신앙고백을 하려나, 예배의 시작은 언제인가 하는 나의 기다림과는 달리 열정적인 찬양과 통성기도의 연속이다. 그렇게 3시간이 지나갔다. 설교시간은 왜 없을까 의아했는데 알고 보니 찬양 인도자가 담임 목회자였고 그가 중간 중간 짧게 던졌던 멘트들이 설교였다. 물론 모든 현지인 예배가 다 이런 것은 아니다. 말레이인, 인도인, 중국인 예배를 순회하며 참여하는데 조금씩 다른 특징들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한국의 예배형식과는 많이 다르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 형식이 없는 형식
이들의 예배가 나에게 충격을 준 것은 내가 알고 또 경험했던 주일 오전예배의 형식과 다르게 예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형식과 다르다고 해서, 우리가 전통적이라고 부르는 예전을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이들의 예배를 예배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다름에 대한 문화충격은 있을지언정 이들의 다른 예배도 예배이며 한국적 스타일의 예배형식과 다르다고 해서 형식을 파괴한 예배라고 할 수도 없다. 한국식 예배형식에 익숙한 내게는 형식이 없어 보이지만 그 모습이 그들의 고유한 형식인 것이다.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기성세대와 달라도 너무 다른 MZ세대를 예배의 자리로 인도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유럽의 교회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있다. 아름답기 그지없는 대형 예배당들이 모이는 성도들이 없어서 기독교 이단들이나 타종교집단에 매각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경각심을 준다. 몇 해 전, 독일 여행 중에 수요일 저녁이 되어서 크고 아름다운 예배당에 들어갔다. 

나이 많은 여성분이 강단에 서 있고, 역시 나이 많은 노인 몇 사람이 회중석에 앉아 있는 텅 빈 예배당이었다. 독일어로 드려지는 수요예배에 참석하면서 우리의 교회들도 변화하지 않고 젊은이들을 교회로 인도하지 못하면 이렇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 고수할 것인가 변화할 것인가
많은 교회들과 목회자들은 예배를 비롯한 교회의 여러 시스템이 변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하지만 어떻게 변화를 가져가야 할지 몰라 주저하며 여전히 변하지 못하고 있다. 

어떤 경우는 누가 뭐래도 전통을 지켜야 한다며 변화하기는커녕 현행을 고수하고 오히려 과거로 역행하기도 한다. 특별히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을 맞이하여 의도치 않게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는데 그러면 우리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야 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뉴 노멀, 새로운 표준이 찾아온 것에 걸맞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예기치 못한 팬데믹 사태가 교회에 준 변화 중에 가장 극적이고 그 변화의 폭이 컸던 것이 예배다. 과거에도 사이버 공간에 교회가 존재했고 온라인 헌금도 했었고 방송이나 유튜브를 통한 예배를 접했지만 그것들이 교회의 모이는 예배, 전통적인 예배 형식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팬데믹 사태를 맞이하면서 준비 없이 급작스런 변화를 맞이했고 또 변화에 대한 고민을 만들어 냈다. 

● 변화에 대한 시대적 요청
포스트 코로나는 포스트 모던과 맞물려 있다. 서구 정신문화의 역사를 세 단계로 구분한다면 전근대(pre-modern)와 현대(mordern) 그리고 후기현대(post-modern)으로 나눌 수 있다. 전근대가 신적 계시를 진리의 최종 척도로 여기고 이성은 계시를 통해 주어진 진리를 이해하는 시대였다면 현대는 이성에 대한 무한한 신뢰의 시대였다. 1차 세계대전은 현대로부터의 전환점이 되었다. 

이 역사적 전환점을 나타내기 위해 1930년대에 처음으로 사용된 용어가 포스트모던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은 현대주의에 대한 반성과 비판이며 반작용이다. 또한 중심성의 상실, 표준의 해체, 다원주의를 지향한다. 시대정신에 따른 변화에 대한 요구가 벌써부터 교회에 있었는데 교회는 변화를 거부하는 경향성을 보였다. 

변화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다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의도치 않게, 어쩌면 반 강제적으로 변해야 하는 현실에 맞닥뜨려 전통의 고수와 변화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전통으로 알고 또 그렇게 고수하고 있는 예배의 형식은 예배의 원형일까? 

● 예배의 변화
노아와 아브라함까지 이어지던 제단 예배가 출애굽 이후 율법을 통한 성막 예배로 변화했다. 광야시대를 지나 계속 이동하던 성막은 다윗성 건축 이후 예루살렘에 정착했고 솔로몬의 성전예배로 변화했다. 남북 이스라엘로 분열된 이후 포로기 시대를 맞이하면서는 회당예배로 변화하면서 예수님 오시기 전까지 성전 예배와 회당예배를 병행하다가 결국 회당에서 하나님의 말씀인 토라를 가지고 기도를 중심으로 하는 예배로 전환되었다. 예수님이 오신 후에는 성전정화사건을 지나 최후의 만찬에 의한 성찬식을 통하여 결정적인 새 예배의 모습이 등장한다.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 이후 최후의 만찬이나 마가의 다락방으로 상징되는 가정을 통한 초대교회의 형태는 만찬 공동체의 형태로 변화하게 된다. 물론 여전히 회당이나 성전예배가 병행되었다.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가 되면서 이방종교의 사상들과 의식들이 쉽게 수용되었고 그들의 상징과 제사의식등이 받아들여져 혼합주의적 경향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초대교회의 예배정신에서 멀어지던 중세시대 교회의 위기와 예배의 위기를 극복하고 개혁한 것이 종교개혁이다. 종교개혁은 로마교회에 대한 개혁이면서 예배와 예전에 대한 개혁이었다. 중세 로만 카톨릭 교회가 예전을 제물 위주의 미사 중심으로, 모든 예전을 형식화 했던 것에서 다시금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한 초대교회의 예배로 환원시킨 것이다. 이렇듯 예배개혁이 종교개혁이었다. 

● 예배가 변화해야 한다
의도치 않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한 혁명적인 사회 변화에 교회와 교회의 예배 역시 무관할 수 없다. 하지만 변화에 대한 요구는 코로나 이전부터 있었다. 외면하고 있었을 뿐이다. 현대주의에 대한 비판과 반작용에 대한 포스트모더니즘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표준을 해체하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대사조를 거스를 수 없다. 이런 시대정신의 흐름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코로나 사태를 맞이했으니 더 이상 변화를 거부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제는 무비판적으로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 상황화를 통하여 변화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예배 형식의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 기성세대가 안정감을 느끼는 기존의 예배형식과 젊은 세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형태의 예배 형식을 개발해서 병행해야 한다. MZ세대로 대변되는 젊은이들의 소통방식은 대면보다 비대면을 선호한다. 음성 통화보다는 문자를 통한 소통을 선호한다. 문자 검색보다 영상 검색을 선호한다. 문해력이 문제일지언정 영상을 접하거나 그래픽을 다루는 데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낀다. 

이에 상응하는 소통방법을 개발하지 못한다면 젊은 세대는 교회와 예배에서 멀어지게 될 것이다. 예배도 양방향 소통이기 때문이다. 실시간 온라인 영상예배를 병행하고 있는 것에 만족하면 안된다. 현재의 온라인 영상예배도 비대면이라는 것만 제외하면 그 형식과 내용이 기존의 예배형식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대면보다 비대면을 선호하고 문자보다는 영상에 익숙한 새로운 세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예배형식을 개발하고 또 그런 예배를 드리게 해 주어야 한다. 

실시간 영상예배라 할지라도 온라인상에서 접속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해서 그들을 실시간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어야 한다. 실시간 영상이 끝난 후에는 원본 영상을 감각적으로 편집하고 양방향적 도구들을 첨가해서 새로 업로드해야 한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하이브리드차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처럼 하이브리드예배에 대한 연구도 해야 한다. 대면과 비대면이라는 대립구도로만 예배할 것이 아니라 다면적 구조로 예배할 수 있어야 한다. 

만남과 접촉의 형태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교회들마다 미래세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걱정하는 것만으로는 다음 세대가 교회로 나오지 않는다.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디자인된 틀을 깨고 해체하고 탈출하는 것이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흐름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을 기존 질서와 교회 진리수호의 방해물로 볼 것이 아니라 함께 공존하고 이런 시대정신을 이용해서 오히려 새로운 교회의 질서가 만들어지고 진리를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 변할 수 없는 예배정신
예배는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다. 형식이 어떠하든 그 형태가 어떻게 변하든지 모든 방법을 통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 예배의 근본정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예배는 공동체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예배와 교회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교회를 의미하는 “에클레시아”는 구약의 “카할”이라는 ‘모인다’는 의미를 가진 히브리어가 헬라어로 번역된 것이다. 

즉 교회는 부르심을 받은 성도가 모여 예배하는 공동체이고, 예배는 교회의 본질을 나타내는 공동체에 속한 행위이다. 교회의 5가지 기능이라 할 수 있는 예배(레이투르기아), 선포(케리그마), 교육(디다케), 봉사(디아코니아), 교제(코이노니아) 중에서 예배는 교회를 교회되게 하는 가장 본질적인 요소로서 교회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행해야 하는 사명과 책임이 있다. 

형식과 형태는 변할 수 있고, 또 변해야 하지만 예배의 정신은 변할 수 없다.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는 예배의 정신은 변할 수 없고, 공동체성을 가진 예배의 정신도 변할 수 없다. 그러므로 대면과 비대면을 넘어 다면화되고 다변화되는 예배 형식을 갖추더라도 그 속에서 공동체성을 공고히 할 수 있어야 한다. 조속히 비판적 상황화를 통한 변화된 예배에 대한 대안이 제시되기 바란다. 변할 수 없는 예배정신을 고수하며 변화된 시대흐름에 어울리는 변화된 예배형식이 개발되어 더욱 하나님께 영광이 되기를 소원한다. 

정진웅 목사 [창원성지교회]
기자 : 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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