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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정봉 목사 [남광교회]

나는 전남 무안군 몽탄면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남천 마을에서 5년 전부터 사역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시골 목회에 딱 맞는 ‘복지’사역을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로 2023년을 맞이했다.

그런데, 아내의 기도와 대화 속에서 ‘어쩌면 당신이 생각하는 사역의 방향’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소리에 생각이 많아졌다. ‘하나님께서 2022년 1년 동안 죽기 살기로 준비하고 공부하도록 인도하셨는데...’라는 생각은 온통 머리 속을 맴돌았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들은 지 1주일 정도 지나 마을에 큰 일이 벌어졌다. 나는 몽탄지역아동센터 원장님의 권유로 센터에 1년 계약직으로 2023년 1월 2일 아이들 방학 중에 차량운행을 시작했다. 그리고 3개월째 일을 하는 이번 주 목요일의 일이다.

그날 갑자기 차량운행 하는 순서가 예전과 다른 차량 코스로 역방향으로 되어 지는 상황에 투덜거리고 마을 입구에 들어가는 순간 검은 연기가 한 집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나는 “왜 저렇게 시꺼먼 연기가 나오도록 쓰레기를 이렇게 바람 불고 건조한 날씨에 태우나” 듣고 있는 아이들에게 교육하듯 말을 내뱉는 순간 잠시 소각하는 정도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 집과 가까워지는 순간 알게 되었다.

급하게 센터 차량을 골목에 세우고, 그 집 위치가 남천마을 이장님 집이라는 사실을 알고 아주 빠르게 좁은 골목을 쏜살같이 달려 이장님을 찾았다. 너무 놀라 위험한 상황을 분간하기 힘든 이장님은 불길에 있는 물건을 조금이라도 더 꺼내려고 하였던지 이미 생각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마을 동네 어른들이 한 두 분 오시고, 119구급대가 도착하여 피해 없이 잘 마무리 된 것을 보고 나는 아이들을 귀가시키고 집으로 향했다.

그 자리에는 직접적으로 불신자 3명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한 청년에게 “내가 오늘 다른 길로 아이들을 차량운행 하려다가 방향을 바꾸어서 이곳에 오게 되었는데 이장 아저씨를 구하려고 나를 보냈으니 하나님은 분명 살아계신다”라고 복음을 전했다.

그리고 생명이 소중하고 한 생명을 살렸다는 생각에 마음에 감동과 시골 목회에 요렇게 감사를 느끼게 하신 하나님께 또 감사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왜? 오늘은 하나님께서 역순으로 차량운행을 하게 하셔서 사람을 살리게 하시고, 인명 피해가 없게 하셨을까? 그때 나는 정신줄을 놓은 사람들 앞에서 정신을 차리고, 인명피해가 먼저 없도록 정리해 주는 사람, ‘생명을 살리는 남천마을 사람’이었다.

나는 깨달았다. 생명을 살리는 사람이 나였음을 말이다. 알게 모르게, 내 마음속에 성결을 잃어버리고, 욕심을 부리고, 내 생각으로 전도하려 했던 나의 생각 속에 “여보, 당신이 생각한 사역의 방향이 지금은 아닐지도 몰라요”라는 아내의 소리에 마음을 움츠리기보다, 화를 내기보다 성숙과 성장을 더 오랜 인내 속에 로마서 5장 4절을 생각나게 하였다.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 더 인내해서 성결한 삶을 살아야 겠다. 더 연단을 받아서 주님이 소망으로 주시는 성숙과 성장을 꼭 이뤄 내야 하겠다. 이것은 성경 속에 나오는 아브라함, 이삭, 야곱 그리고 성결의 사람의 대명사 요셉을 통하여 우리에게 약속으로 주신 말씀이다.

이번 마을의 중요한 인물 이장님을 통하여, 주님은 그 생명을 살리게 하시고, 선한 영향력을 마을에 끼치게 하시면서, 더욱 성숙하고 성장할 수 있는 부흥의 불길을 일으켜 주고 계신다. 그러니, 내가 힘을 낼 수 밖에 없으매 삶의 예배의 자리에서 여전히 살아 계시는 주님을 찬양할 수 밖에 없다. 시골 목회가 이래서 재밌고 행복하다.

하나님은 살아 계시고, 약속의 말씀을 증거하며 전도하고 선교하는 나는 참 행복한 시골 목회자이다. 감사합니다. 주님!, 더 감사하고 더 예비하고 더 찬양 드리고 더 전도하며 더 가까이에서 시골에 시집온 다문화 가족들을 선교하겠습니다. 할렐루야.

농어촌 목회든, 도시 목회든, 선교지든 내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바로 알면 그 길은 나의 길과 분명 다르기 때문에 인내와 연단이 있지만, 결국 그 끝은 성숙과 성장의 부흥이 있으니 성공적인 목회의 현장인 것이다. 결과보다 과정을 필요로 하는 현재 나에게는, 주님의 뜻을 알아가는 5년 차 ‘성숙’의 단계임에 분명하다. 그래서 현재 진행형인 부흥은? 더욱 흥미진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