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경 목사 [만나교회]
“개인으로서 사람들은 그들이 서로 사랑하고 봉사해야 할 것과 서로 간의 정의를 확립해야 한다는 사실을 믿고 있다. 그런데 인종적, 경제적, 국가적 집단으로서의 개인들은 스스로 그들의 힘이 명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한다.”
라인홀드 니버(Reinhold Niebuhr, 1892-1971) 저(著) 이한우 역(譯)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문예출판사, 35쪽)」중에 나오는 구절이다. 인간 개개인은 얼마든지 도덕적일 수 있어도 그런 개인들이 모여 집단이 되면 전혀 다른 특성, 즉 집단으로서의 이익을 추구하는 새로운 논리와 생리를 갖게 됨으로써 사회는 비도덕적이 된다는 주장이다.
“개인들의 비이기성은 국가의 이기성으로 전환된다.”(133쪽)
이것이 니버의 전제이자 제1명제이다.
그에 따르면 개인은 비이기적이고, 사회는 이기적이다. 제목을 빌려 표현하자면 개인은 도덕적이고, 사회는 비도덕적이다.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 그들이 모여서 형성하는 그 집단은 군중심리의 충동이나 여러 가지 요인 때문에 개인보다도 훨씬 더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이고 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인간의 죄성은 사람이 모인 곳에서 더욱 드러난다. 집단의 이익이라는 명분 속에 자신의 이름과 존재성을 파묻고 행해지는 악은 더욱 극렬하다.
자신의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만, 민족주의는 종종 국가 간 경계와 신념의 차이를 강조한다. 이것은 갈등과 분열을 초래할 수 있으며, 그 결과로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 민족주의적인 사고는 자신의 민족이나 국가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다른 집단과의 갈등을 부추기는 경우가 많다.
미얀마의 쿠데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 잊혀지고,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전쟁에 잊혔다. 21세기에 전쟁으로 수많은 민간인이 죽음을 맞이했다. 양쪽의 피해자 부모들은 평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서로 용서해야 한다고 호소하는데, 전쟁은 멈추지 않고 있다. 정말 가슴 아픈 상황이다. 언제쯤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 하나님께서는 무엇을 원하실까?
요나는 니느웨에 선지자로 나갈 때 민족주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니느웨는 이스라엘에게 적대적인 아시리아 제국의 수도였기 때문에, 요나는 그들에게 하나님의 심판을 선포하는 일을 꺼렸다. 이것은 그의 민족주의적인 시각을 나타낸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모든 민족을 사랑하시는 분이며, 그들에게도 회개의 기회를 주려 하셨다.
요나가 니느웨에 선지자로 나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때, 니느웨 사람들은 회개하고 하나님께 속죄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하나님은 그들의 회개를 받아들이고 심판을 미루셨다. 이것은 민족주의를 넘어 하나님의 은혜와 용서가 모든 민족에게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가 양극으로 치닫고 있다. 정치인들은 교묘하게 이를 부추기고 이용한다. 성도는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에 동조되어 어느 집단에 치우쳐서 불의를 행하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사랑하는 삶은 마치 쑥을 먹는 것과 같다. 먹기에는 쓰지만 몸에는 약이 되는 것처럼, 실천하기는 힘이 들지만, 우리 영혼에 양약이 된다.
“평화는 친구가 아닌 원수를 위해 준비된 도전이다.”라는 말을 남기며 평화를 거부하는 대중의 위협 앞에 온몸으로 맞서다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라빈 총리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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