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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리콜 해야 한다
이미지 손상 염려해 리콜 미루면 나중엔 돌이킬 수 없어
2011-02-11 오전 10:40:00    성결신문 기자   


시대진단기획 -2부 목회진단
포스트모던의 시대정신 특징을 단 두 가지로 말하라면, ‘자기실현’, ‘자기표현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목회현장 회중의 특성에 대해 창조신학자이며 영성 치료자인 메튜 팍스(Mathew Fox)도 이 시대 회중은 “신비와 영성을 잃어버린 심각한 분열과 신음 소리”에서 동정과 자비와 연민 등의 감정이 죽어가고 있다고 하였다. 제임스 힐만(J. hillmann) 역시 오늘의 회중은 자신을 상실한(영의 상실 혹은 혼의 상실) 인간으로 규정하였다. 이는 진정한 자신이 되는 법을 잃어버린 자 곧 영혼의 상실자라는 말이다. 이런 자들이 자신을 찾고 자신이 되는 길을 애타게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탈현대사회를 사는 기독교인들은 전통적 종교의 가르침을 무조건 따르지 않고 자신의 실현을 위하여 종교적 체험과 영성을 추구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목회는 이런 목회현장의 회중 특성을 이해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전통적인 목회관념만을 추구 할 수 없다. 그럼 이 시대의 목회는 어떻게 방향을 설정해야 할지에 관하여 최종인 목사에게 들어보자. 편집위원 허 정 목사

작년 하반기에 에스겔서를 주일마다 강론해 왔다. 에스겔서는 강단에서 많이 다루지 않는 본문이어서 도전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바른 교회 상을 배우기 위해, 그리고 교회부흥을 열망하면서 에스겔서를 통해 주시는 말씀을 찾고 싶었다. 47장에 보면 성전 문지방에서 흐르는 물이 강을 이루고 바다로 흐른다는 말씀이 나오는데, 강물이 이르는 곳 마다 주변이 새로워지고 살아나는 역사가 있다고 증거 한다. 강좌우 가에 각종 먹을 과실나무가 자라고 열매가 끊이지 않으며 그 잎사귀도 약 재료가 될 정도로 경이로운 치유와 회복의 역사가 있다. 오늘날에도 교회가 주변에 그런 영향력을 끼치고 회복케 하는 역사를 이루는 기관이 되길 원하지만 안타깝게도 현대 교회는 세상을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병들게 하고, 멀쩡한 것을 산산조각 내며, 새롭고 아름다운 것들이 뿌리 내리기도 전에 질식케 한다. 선하고 정당한 것을 짓밟아 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너무나 많다. 참으로 절망스럽지 않을 수 없다.

지난 금요일 찬양집회에 찬양사역자로 오셨던 교단의 여 목사님의 말씀이 매우 마음을 찔렀다. "교회 지도자들이 오히려 예수님을 다시 십자가에 못 박는 안타까운 일이 많다" 고 했다. 그의 말처럼 현대 한국교회를 보면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매우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교회가 사회적 위기 앞에서 단순히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각성제 역할만 한다면 교회는 '직무유기'하는 것이며 교회의 역할에 있어서 '기능불량'인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는 고장 나면 수리해야 하며, 고장 나지 않았어도 제작단계에서 무언가 잘못되었다면 '리콜' 해서 고쳐 주어야 안전하게 타고 다닐 수 있다.

■교회는 리콜대상
현 시점에서 교회를 바라볼 때 역시 리콜대상인 것을 누구나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리콜 하여 고쳐야 할 것을 회사의 이미지손상을 염려하고 쉬쉬 하면서 모른체하듯, 교회 역시도 이미지만을 생각하여 고장 난 부분을 모른체한다면 나중에 '더 큰 사고'가 나서 영영 고치기 힘든 어려운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리콜(recall)이란 제조업체가 이미 판매한 제품의 부품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을 때 무상으로 점검, 교환해주는 제도다. 우리말로는 '결함사전점검서비스제'라고 할 수 있다. 즉, 상품의 결함으로 인해 소비자가 생명·신체의 위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을 경우 상품의 제조자(수입자), 또는 유통업자(보관, 운송, 판매자)가 스스로 또는 정부의 명령에 의해 공개적으로 결함상품전체를 수거(또는 회수)하여 교환, 환불, 수리 등의 위해 예방 조치를 하는 행위이다.

목회현장에서 바라볼 때 현대 교회는 '열은 있으나 빛은 없는 교회'라고 보아 틀림없다. 분명히 기도도 열심히 하고, 전도도 열심히 하고 봉사도 열심히 하는 듯싶은데 실은 세상을 비추는 빛은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반 기독교적 정서가 난무하고 있으나 교회의 대책은 무엇인가?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이 인문 사회 분야의 베스트셀러가 되고 청년 그룹에서 독서클럽이 만들어져 교회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이 현실 앞에 교회는 지금 무엇에 열중하고 있는가?

다빈치코드나 밀양, 친절한 금자씨 등에서 보이는 대중문화의 비판 앞에서 교회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일부 극렬한 네티즌들의 교회와 성직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입에 올리기 어려운 욕설과 준동 앞에서 교회는 무기력하게 허물어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사실상 교회에 전혀 도움을 주는 일도 없음에도 장로대통령은 기독교 편향적일 수  밖에 없다는 거짓 가설과 오해와 편견 앞에서도 교회 지도자들이 국가조찬기도회에 앞자리에 앉는 것만을 지상최대의 과제인 것처럼 여긴다면 교회는 소망이 없다.

지금 소형교회들이 무너져 가는 소리를 듣고 있는가? 대형교회들이 전도하여 새신자들이 많이 들어온다고 기뻐하고 있지만 실은 대부분 작은 교회에서의 수평이동일 뿐이다. 교회는 이미 세상과의 소통에 실패하고 있으며, 더 이상 세상에 매력을 줄만한 요소가 사라졌다. 온갖 교계 지도자들의 다툼과 부정과 타락은 더 이상 입에 올리기 싫고 생각에 떠올리기도 싫을 정도이다. 나는 반드시 교회의 미래의 모습을 내다보며 긴박감을 갖고 주목해야 한다고 믿는다. 교회가 재정비 되지 않고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 채 현재 모습을 그대로 갖고 있다면 미래에는 현재 누리는 사치를 더 이상 누리지 못할 것이다. 

교회는 더 이상 정상적인 운행이 불가능한 리콜대상이다. 철저히 원인을 밝히고 수리하여 세상에 다시 내놓아야 한다. 그것도 적당한 수리가 아니라 전반적인 수리가 필요하다. 어쩌면 선동적으로 들리는 이 글의 제목 때문에 마음이 불편한 사람이 혹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우리 시대 속에서 교회가 다시 회복되고 담대하게 선교적 교회로 탈바꿈하는 것만이 대안인 것을 알도록 교회들을 격려하고 싶다. 지난 호에서 진단했던 포스트모던주의의 현대적 상황과 동떨어져 교회 자체를 지키는데 급급하기 보다는 교회의 철저한 재조정을 통해 제도적 구조를 벗고 미래를 향해 상상력과 용기로 담대하게 직면하도록 애정을 갖고 도전하려는 것이다. 이제 교회를 리콜 하여 새롭고 문화적으로도 다양한 선교적 공동체로 재정비하여 나가는 것이 새로운 도전 앞에서 교회가 걸어가야 할 최선의 길이라고 믿는다.

■그리스도인 자체가 감동적이지 못한 교회
앞에 언급한 것처럼 오늘날의 교회는 갈수록 주변으로 몰리며 영향력이 줄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메신저(messenger)의 문제이다. 복음이 감동적이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그리스도인 자체가 감동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도의 열정을 가진 사람들을 찾기도 쉽지 않지만 전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흔히 아쉬워하는 것은 사람들이 복음을 잘 안 받아들인다고 한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복음의 메시지가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믿는 사람들의 진실성이다. 그들은 더 이상 성경진리에 대해 혹은 구원받는 방법에 대해 묻지 않는다. 오히려 전도하는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둘째로 포스트모던주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진리를 믿지 않는 세상에(a world that no longer believes in truth) 진리를 말해야 하기 때문이다. 포스트 모던적 사회에서는 전통적인 복음전파가 무용하다. 캘리포니아 산 리엔드로(San Leandro)의 크릭사이드 커뮤니티교회의 존 부르스(John Bruce) 목사가 한 말이 있다. “몇 년 동안 내가 복음을 전할 때면 내 증언을 허용치 않는 법정에서 재판받는 듯 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다른 하나는 교회가 밖으로 나가는 것(externally focused)을 두려워하고 있다. 현대에 와서는 교회와 성도들이 무기력하여졌고, 반대로 세상은 초현대주의의 영향으로 급속도로 세속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실패를 두려워하므로 세상으로 나가지 못하고 안에서만 큰 소리를 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패배주의나 체념적 태도로 교회를 바라보자는 것은 아니다. 문제가 있으면 해결책도 있는 법이다.

여기에 리콜 하여 재정비할 부분에 대해 아이디어가 있다. 첫째는 메신저를 고치는 것이다. 복음이 문제가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문제라면 당연히 나를 제일 우선적으로 '정비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현대교회의 아이러니는 고쳐져야 할 사람이 다른 사람을 고치려는 것이다. 교회 지도자 자신이 정비 대상인 것을 인식하고 먼저 고치려 한다면 교회는 소망이 있다. 현대 교회의 위기는 남의 탓이 아니라 내 탓인 것이다. 두 번째는 교회 구조를 고쳐야 한다. 흔히 교회 갱신을 말하면, 교회 안에서의 지도력이나 예배나 행사 프로그램의 갱신을 논하려는 사람들이 있으나, 그것이 아니라 교회가 세상 속으로 성육신하자는 것이다.
 
목회현장을 바라보면 더 이상 사람들로 하여금 교회로 나오라는 주장은 먹히지 않는다. 사람들은 더 이상 교회를 존중하지 않는다. 어쩌면 '교회가 하는 모든 일들을 오해하고 싫어한다' 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이런 세상에서 과거와 같이 사람들을 끌어 모으려(attractional) 말고 교회가 세상 속으로(incarnational) 들어가야 한다.

■교회가 밖으로 나가야 한다
세 번째로는 교회가 과감하게 밖으로 나가야 한다. 복음이 없는 절간은 템플스테이를 위해 엄청난 양의 정부 예산을 받아 도시 한복판에 어마 어마하게 건물을 키우고 있는데 왜 교회는 지역에서 소외되고 멀쩡한 건물조차 포기한 채 변두리로 밀려나고 있는가? 소금이나 빛, 누룩은 영향을 끼치는 요소이지 지배하거나 군림하는 요소가 아니다. 밖으로 나가는 교회는 지역과 벽을 쌓지 않고 다리를 놓는다. 이런 교회는 지역을 이롭게 하고, 유익하게 하며, 밝게 만든다.

밖으로 나가는 교회는 교회가 존재하는 그 지역사회에 부담이 되는 존재가 아니라 확실한 자산이 되는 것이다. 밖으로 나가는 교회는 교회안의 내적 힘을 외부로 발산하는 것을 꺼려하지 않는다. 밖으로 나가는 교회는 교회 스텝들의 활동영역과 예산 사용의 내용을 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가지고 선행으로 지역사회의 일에 관여하기 때문에 그들이 있는 지역은 살기 더 좋아진다. 이런 교회들은 지역에 유익한 일이 무엇인지 찾고 지역의 꿈과 소망의 일부가 되기 위하여 노력한다.

출석 교인 수나 예배, 소그룹, 예산과 같은 내적 평가 기준뿐 아니라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지역에 대한 영적 영향력, 사회적 영향력들과 같은 외적 기준으로 교회의 효율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 말고 담대하게 밖으로 나가는 교회로 재조정해야 한다.

주님의 교회는 예나 지금이나 항상 도전과 격랑의 바다 위에 있었다. 포기하고 좌절하기 보다는 리콜 하여 재정비한다면 언제나 새롭게 사용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현 시대에서 아무리 찾아보아도 결국 교회 외에는 소망이 없기 때문이다.

기자 : 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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