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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웅 목사 [창원성지교회]

3월 22일 오전 11시 24분, 경상북도 의성군 안평면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수많은 사상자와 이재민을 발생시켰고 천문학적인 재산 피해를 야기했다.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고 난민 신세가 된 수 많은 사람들이 임시 거주시설에 기거하고 있다. 각계 각층에서 사랑의 손길을 내밀고 있으며 많은 구호품들이 답지하고 있다지만 이재민들의 삶이 온전히 회복될 시점은 요원하기만 하다. 이들의 가장 큰 소망은 회복 그리고 부활일 것이다. 일상이 회복되고 다시 일어서는 것이 이들의 소망이고 또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 우리는 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그들이 부활할 수 있도록 도울 의무가 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여야 영생을 얻을 수 있는가를 묻는 부자 관원에게 그리스도께서는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눅 18:22)”고 하셨다.

사순절을 지키며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을 기리는 교회들이 많다. 사순절은 부활하심으로 끝난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부활로 완성된다. 기독교는 부활의 종교다. 부활은 영혼만 다시 사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몸도 다시 사는 것이 부활이다. 우리의 영과 육이 다시 일으켜지는 것이 부활이다. 예수님이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셨다(고전 15:20). 승천하시기까지 부활의 몸으로 제자들과 함께 하셨다. 우리에게 예수님이 부활의 산 증거가 되어주셨다.

그러므로 이 부활의 소망이 우리를 담대하게 한다. 죽음 앞에서도 두렵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대한 슬픔과 고통도 부활 소망으로 이겨낼 수 있다.

우리의 부활 소망은 죽음 이후에나 올 것이 아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릴 소망이다. 소망을 넘어 실제가 되어야 한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오지 않은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듯이, ‘이미’와 ‘아직’의 사이를 살아가는 우리는 ‘아직’ 경험하지 못한 완전한 부활 전에 ‘이미’의 부활을 누리고 살아야 한다.

예수님은 생전에 많은 병자들을 고치시고 심지어 죽은 자를 다시 살리심으로 ‘이미’의 부활을 나타내셨다. 예수님 스스로도 부활하신 몸으로 이 땅을 사셨다. 우리가 ‘이미’의 부활을 살아낼 때 ‘아직’의 부활을 향해 흔들리지 않고 견고하게 달려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누리는 ‘이미’의 부활을 아직 누리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누리게 해 줘야 한다. 부활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켜줘야 하는 것이다. 부활을 뜻하는 헬라어 아나스타시스는 “일으킴”이라는 뜻이다. “일어나다”는 뜻의 “아니스테미”에서 파생된 말이다.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일으킴을 당하는 것이 부활이다. 하나님이 일으켜 주시는 것이 부활이다. 우리는 이 땅에서 아직 넘어져 일어서지 못하는 사람들을 일으켜 주어야 한다.

그들의 부활을 도와야 한다. 스스로 일어날 수 없는 이들을 고치시고 일어나게 하시고 살리신 예수님의 모습을 본받아 우리의 이웃을 고치고 일으키고 살리는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이다.

죽어서 가는 천국을 바라기 전에 이미 임한 하나님의 나라를 누리며 살아야 한다. 죽음 이후의 부활만 소망할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의 일으킴도 누리며 살아야 한다. 복음을 전하여 영혼을 구원하듯이 우리의 사랑을 전하여 사람들을 일으켜야 한다. 그렇게 참된 부활을 살아내는 사순절과 부활절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