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일 목사 [안양성결교회]
요즘 AI가 화제다. ‘AI 시대에 없어질 직업은?’과 같은 기사 제목들이 넘쳐난다. 그렇다면 ‘우리의 목회에는 AI가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것도 우리의 관심사다.
몇 주 전에 쇼킹한 영상을 하나 봤다. ‘투트랙 서바이버’라는 ID를 가진 사람이 자기 인스타그램에 짧은 영상을 하나 올렸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AI 챗GPT에게 물었다. “네가 만약 사탄이라면 이 시대의 크리스천들이 성경을 못 읽게 만들려면 어떤 전략을 펼 것 같아?” 중저음의 남자 목소리로 자못 심각한 투로 AI가 대답을 해준다. “내가 만약 사탄이라면 아주 정교한 전략을 펼칠 거야. 단순히 성경책을 없애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 성경을 멀리하게 만드는 게 핵심이겠지. 첫째, 바쁘게 만들 거야.
사람들이 성경을 읽을 시간이 없도록 일상에 압도되게 만들겠지. 일상의 끝없는 업무, 학업, 육아, SNS, 오락거리, 인간관계 문제 등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게 해서 성경 읽기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 거야. 둘째, 성경에 대한 의심을 심을 거야. “이게 정말 하나님의 말씀일까? 성경도 결국 사람이 쓴 책 아니야?” 같은 회의적인 생각을 퍼뜨려서 사람들이 성경을 읽는 대신 철학, 심리학, 자기계발서 같은 걸로 대체하게 만들겠지. 셋째, 기복신앙을 강화할 거야. 사람들이 성경을 통해 하나님을 아는 것이 아니라, 기도를 단순한 소원 성취 도구처럼 여기게 만들 거야.
그래서 굳이 성경을 안 읽어도 “교회 출석하고, 기도 하면 되는 것 아냐?” 라고 착각하게 만들겠지. 넷째, 감정에 의존하게 만들 거야. 신앙을 감정적인 체험에만 의존하게 해서, 성경은 읽어도 감동이 없으니까 “안 읽어야겠다”라고 생각하게 만들 거야. 그래서 유튜브, 찬양, 설교 영상 같은 걸로 대체하게 해서 말씀 없이도 괜찮다고 느끼게 하겠지.”
물론 현재의 AI는 인터넷상에 흩어져있는 수많은 정보를 순식간에 연산해서 보여주는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듣고 보면 뜨끔한 이야기다. 마치 우리의 속을 다 들여다보는 듯하다. 현대 크리스천들의 약점을 어쩌면 그리도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는지. 사탄은 결코 성경을 없앤다든지 불태워 사라지게 한다든지 하는 방법을 쓰지 않는다. 다만 바쁜 일상과 업무, 과도한 관심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게만 만들면 그만이다. 성경은 사라지지 않되 멀어지게 되는 이 좋은 전략을 사탄은 왜 쓰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사탄은 우리 목회자들이 성경이 없는 목회를 하도록 어떤 전략을 쓰게 될까? 목회자의 시력이 어느 날 갑자기 약해져서 성경을 읽고 싶어도 못 읽게 되는 전략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목회자가 갑자기 당뇨병에 결려서 낮은 혈당 때문에 어지럽게 만들어서 성경을 못 읽게 만들지도 않을 것이다. 목회자를 교통사고 나게 해서 입원하느라고 성경 못 읽게 만드는 전략을 쓰지도 않을 것이다. 분주하게 만들어 놓으면 그만이다. 그러면서 핑계 대게 만들 것이다. “나는 주의 일을 하느라고 바쁘니까…”
그런데 그게 ‘주의 일’이 맞기나 한 걸까? 지금 분주하신 분들! 지금 그 일이 ‘주의 일’ 맞는가? 혹시 ‘나의 일’이 아닌가? 나의 욕심을 위한 일, 나를 높이는 일, 나를 드러내는 일을 하면서 ‘주의 일’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아닐까?
사순절 기간이다. 교인들은 이 기간 중에 미디어 금식이라도 하겠다고 난리들인데, 우리 목회자들은 ‘분주함의 금식’이라도 해야만 할 것 같다. 목회의 핵심인 성경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분주함의 요소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가. 이 사순절 기간만큼이라도 우리는 분주함과 우리 자신을 단절시키고, 목회의 핵심인 성경에 더 분주해지는 기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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