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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관 목사 [더드림교회]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는 진정한 어른의 의미와 더불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면모를 성찰하게 하는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평생을 교육과 사회 환원에 헌신하면서도 그 흔한 직함이나 명예를 탐하지 않았던 김장하 선생의 삶의 궤적은 한국 기독교, 더 나아가 종교의 본질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지며 배울 점을 제시합니다.

섬김의 본질: 소유가 아닌 나눔

김장하 선생은 학교를 설립하고 운영하면서도 자신의 소유를 주장하기보다, 학교가 지역 사회의 것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기꺼이 모든 것을 내어주었습니다. 그의 삶은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는 성경의 가르침(막 10:44)을 묵묵히 실천한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 기독교는 외형적인 성장과 소유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대형 교회 건축, 교세 확장을 위한 경쟁, 그리고 교회의 재정 운용에 대한 불투명성 등은 교회가 진정으로 섬김의 본질을 잊고 소유에 매몰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김장하 선생의 삶은 교회가 진정한 섬김의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소유를 주장하기보다 기꺼이 나누고 비워내는 모습을 보여야 함을 일깨웁니다.

청년들에게 ‘꼰대’가 아닌 ‘어른’으로 다가가기 위한 교회의 과제

김장하 선생의 삶이 우리에게 주는 또 하나의 중요한 교훈은 바로 ‘어른’의 역할입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극심한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특히 청년층에게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는 것이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가 이러한 문제를 청년들에게 제언할 때, 그들의 목소리가 ‘어른’의 따뜻한 조언이 아닌 ‘꼰대’의 잔소리로 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청년들이 교회를, 그리고 목회자들을 어른으로 존경하기보다 그저 기성세대 중 한 부류, 즉 ‘꼰대’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교회와 목회자들이 청년들에게 결혼과 출산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진정성 있는 조언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이 진정한 어른의 면모를 갖추어야 합니다. 김장하 선생처럼 자신의 소유를 내려놓고, 기득권을 주장하기보다 희생하고 섬기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물질적인 풍요를 설교하기보다, 소박하고 검소한 삶 속에서도 기쁨과 의미를 찾을 수 있음을 삶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또한 청년들의 고통과 어려움에 깊이 공감하고 소통하며, 그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외면하지 않는 모습 또한 필수적입니다. 단순히 ‘믿음으로 극복하라’는 식의 추상적인 조언을 넘어, 청년들이 직면한 경제적 어려움, 불안정한 미래, 관계의 문제 등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궁극적으로 교회와 목회자가 청년들에게 존경받는 ‘어른’이 된다면, 결혼과 출산은 물론 사회 전반의 다양한 문제에 대한 그들의 조언은 훨씬 더 큰 설득력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교회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교회 자체가 김장하 선생과 같이 존경받는 공동체로 자리매김하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