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택 목사 [하늘정원교회]
현대 사회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은 2024년 12월 23일 기준으로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가 전체 주민등록 인구 대비 20%에 도달하면서 초고령 사회로 이미 진입한 상태이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인 인구는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이 사회에서 충분히 존중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종종 노인은 부담의 대상으로 인식되기도 하고, 능력이 부족한 존재로 혹은 모든 에너지를 다 써버려서 불필요한 존재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노인은 수십 년간 삶을 살아오며 지혜와 경험을 축적한 존재이다. 이들의 가치는 단순한 복지의 대상이 아닌 존중과 배려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노인이 존중받는 사회는 곧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이며,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
그러면 노인이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떠한 사회적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인가.
먼저,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는 나이에 따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나이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변화에 뒤처졌다고 보는 시선은 옳지 않다. 노인 역시 능력과 의지를 가지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있을 때 세대 간의 소통이 원활할 수 있으며 소통이 가능할 때 비로소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깊어진다. 젊은 세대와 노년 세대가 함께 공감하고 대화하는 기회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노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복지 정책이 확대되어야 한다. 의료 지원, 주거 환경 개선, 문화 생활 지원 등의 체계가 강화되어야 하며, 특히 노인이 참여할 수 있는 일자리나 자원봉사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고립을 막고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정책은 노인을 위한 것이면서도 동시에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반이 된다.
셋째, 교육과 미디어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학교 교육을 통해 노인 존중의 가치를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해야 하며, 기업과 공공기관도 관련 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 또한 대중 매체는 노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기보다는, 삶의 지혜와 경험을 가진 이로 표현함으로써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데 앞장서야 한다.
넷째, 지역 공동체 내에서의 실천도 필요하다. 마을 회관, 복지관 등에서 세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자연스러운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공동체의 유대감을 높이고, 노인의 사회적 고립을 줄일 수 있다. 나아가 지역의 의사결정 구조에 노인의 참여를 보장함으로써 이들이 단순한 수혜자가 아닌 주체로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개인의 태도 변화가 핵심이다. 일상에서 노인에게 존중을 표현하는 작은 행동들, 예를 들어 인사를 건네거나 자리를 양보하는 행동은 큰 의미를 지닌다. 가정 내에서도 노인을 단순히 부양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가족 구성원으로 대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러한 작은 존중이 쌓일 때 비로소 사회 전체에 변화가 일어난다.
노인은 과거의 사람이 아니라, 오늘의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존재이다. 노인이 존중받는 사회는 모두가 나이 들어도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이다. 결국 그것은 곧 우리 자신의 미래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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