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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한국성결교회와 김응조 목사의 성서해석’(2)
2부-신앙을 위한 미드라쉬적 상상력과 성경 해석
2025-06-24 오전 10:06:00    성결신문 기자   


지난 2일 성결대 영암신학사상연구소(소장 박정수 교수)에서 진행된 학술세미나의 주요강의 내용을 지면에 옮긴다.  ‘초기 한국성결교회와 김응조 목사의 성서해석’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편집자 주) 

성경 해석학은 시대와 신앙 공동체의 전통에 따라 다양하게 발전해 왔다. 그중에서도 유대교의 미드라쉬(Midrash)는 단순한 랍비 문헌을 넘어, 성경의 심층적 의미를 탐구하고 신앙적 교훈과 실천적 지침을 도출하는 독특한 해석 방법론으로 자리 잡았다. 미드라쉬는 본문의 신학적·역사적 맥락을 존중하면서도, 시대적 요청과 신앙적 필요에 따라 본문에 내재된 의미를 창의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공동체의 삶에 적용하는 데 중점을 둔다.

미드라쉬는 히브리어 ‘다라쉬(찾다, 묻다, 탐구하다)’에서 유래한 말로, 본문을 깊이 파고들어 그 이면에 숨겨진 신비와 교훈을 끊임없이 캐내는 유대인의 해석학적 태도를 상징한다. 그 핵심은 성경 본문을 시대와 공동체의 현실에 맞게 ‘현재화’하는 데 있다. 

유대인들은 성경을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오늘의 삶에 살아 움직이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미드라쉬는 본문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그 안에 내재된 잠재적 의미를 시대적·신앙적 필요에 따라 창의적으로 발굴한다. 이 과정에서 미드라쉬는 자의적 상상이나 무분별한 상징 해석(알레고리)과는 구별된다. 

알레고리가 본래 의미와 무관하게 상징을 자유롭게 활용한다면, 미드라쉬는 텍스트의 신학적·역사적 맥락을 존중하며, 본문에 내재한 의미를 공동체의 현실과 신앙적 질문에 맞춰 능동적으로 해석한다.

미드라쉬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하나는 본문을 구절이나 단어 단위로 세밀하게 분석해 신학적·윤리적 의미를 도출하는 ‘해석 미드라쉬’(할라카와 학가다)이고, 다른 하나는 설교적 해석으로 본문을 공동체의 삶에 직접 적용하는 ‘강론 미드라쉬’다. 해석 미드라쉬는 율법의 세부 규정과 실천 지침을, 학가다는 비유·상징·설화를 통해 신앙적 메시지를 확장한다. 강론 미드라쉬는 회당에서의 설교나 교육, 신앙적 실천을 이끌어내는 데 활용된다.

이러한 미드라쉬적 해석은 구약성경 자체의 다양한 본문 변이와 해석의 자유로움, 히브리어 맛소라 본문과 그리스어 칠십인역(Septuagint) 본문의 차이, 그리고 신약성경 저자들의 구약 해석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고대 예언자들은 과거의 신앙 전승을 단순히 반복하지 않고, 은유와 상징을 통해 당대 현실에 맞는 새로운 메시지로 전환했다. 

신약의 저자들 역시 구약 본문을 자신들의 신학적 이해와 공동체의 현실에 맞게 능동적으로 재해석했다. 이는 미드라쉬의 ‘현실화된 해석’이라는 핵심 기능을 잘 보여준다. 미드라쉬의 진정한 힘은 본문을 단순히 해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본문이 담고 있는 하나님의 뜻을 각 시대와 공동체의 구체적 삶 속에서 새롭게 살아 움직이게 하는 데 있다.

 영암 김응조 목사의 『성서대강해』는 바로 이 지점에서 유대 전통의 미드라쉬와 깊은 대화를 나눈다. 김응조의 주석 방법론은 본문을 세밀하게 분석하는 ‘분해’에서 시작해, 성경 전체의 구속사적 흐름을 조망하는 ‘종합강의’, 본문의 역사적·문화적 맥락을 파고드는 ‘본문강해’, 그리고 핵심 메시지를 요약하는 ‘요해’와 기독론적·구속사적으로 재조명하는 ‘영해’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해석된 메시지를 현대 신앙인의 삶에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교훈’과 실제 설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설교예제’로 마무리된다. 이 7단계는 그의 저서 제목인 ‘대강해’(大講解)가 시사하듯, ‘주석’과 ‘강론’, 그리고 ‘해석’과 ‘적용’의 단계가 분리되지 않고 유기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는 특징을 보인다. 

즉, 그의 주석은 단순한 해설이나 이론적 정리에 머무르지 않고, ‘본문-신학-삶의 적용’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통전적 구조를 지닌다.

 이러한 김응조의 해석 방식은 미드라쉬의 전통과 놀라운 유사성을 보인다. 그는 엄밀한 본문 분석(할라카), 풍부한 상징과 비유(학가다), 그리고 설교적 적용(강론 미드라쉬)이라는 세 가지 전통을 창조적으로 통합한다. 특히 김응조의 ‘요해’와 ‘영해’ 단계는 미드라쉬 학가다의 상징적·비유적 해석(소드, 레메즈)과 깊이 맞닿아 있다. 

그는 본문에 숨겨진 심층적 의미를 현대적 언어로 풀어내고, 신앙의 내면적 성찰과 실천적 결단을 촉구한다. 그리고 그의 해석은 언제나 교훈적 전환, 즉 신앙인의 구체적 삶에 적용될 수 있는 실천적 메시지로 귀결된다(‘교훈’과 ‘설교예제’).

결국 김응조의 주석 방법론은 유대 미드라쉬 전통의 깊이 있는 통찰을 현대적 설교 언어로 재해석한 실천적 신학 체계라 할 수 있다. 그의 해석은 오늘날 설교자들에게도 본문에 대한 철저한 경청, 심오한 신학적 통찰, 그리고 실천 가능한 설교로의 능동적 전환이라는 해석학적 통찰을 제공한다. 초기 성결교회의 ‘영해’는 단순한 알레고리나 추상적 비유로 환원될 수 없다. 오히려 청중의 삶을 지향하는 창조적 미드라쉬 전통과 가깝다. 

동시에 이 영해는 성경 전체의 구속사적 구조 안에서 모형론적으로 이해된다는 점에서, 개신교적 정통성과 구속사 신학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복음주의적 해석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권성식(Th.M. 비산동교회 목사)
기자 : 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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