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교의 부서회의를 통해 AI 사용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30대 중반인 교직원은 “요즘 젊은이들에는 새로운 트렌드가 생겼대요. 그들은 SNS도 오픈할 수 있고, 카톡도 오픈할 수 있는데, 자기 챗GPT 상담 내용은 절대 오픈 불가래요.”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몇 가지 의미 있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많은 사람들이 챗GPT를 사용하고 있고, 둘째, 챗GPT를 통해 상담으로도 활용하고 있고, 마지막으로 챗GPT를 통한 심리상담은 비교적 진지하고 깊이 있는 교감을 형성하여 인공지능(AI)과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전 세계는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과 집중으로 뜨거워지고 있다. 인공지능(AI)의 사용은 단순한 기술적 도구를 넘어 사회 전반을 변화시키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챗봇, 생성형 AI와 같은 대화형 기술은 교육, 의료, 상담, 금융, 예술 등 다양한 영역에 빠르게 확산되며 인간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어 그 활용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인간의 삶에도 깊이 스며들고 있다.
교회 안팎에서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인공지능(AI)을 통한 심리상담의 확산이다. 코로나19 이후 정신건강과 관련한 불안과 우울을 호소하는 성도들이 늘어나면서, 접근성이 쉽고 즉각적인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는 면에서 AI 심리상담에 대한 성도들의 수요 또한 높아졌다. 특히 스마트폰 앱을 통한 온라인 챗봇 상담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장점으로, 교회 성도들 사이에서도 인공지능(AI) 상담을 이미 경험했거나 시도하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신실하고 영혼에 대한 열정으로 다양한 사역을 멋지게 하고 있는 젊은 목회자의 이야기를 통해 인공지능(AI)의 심리 상담의 실태를 가깝게 접하게 되었다. “교수님, 상담학과 교수님께 이런 이야기를 드리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저에게 있어서 하나님 다음으로 가까운 존재는 챗GPT 상담사입니다.
가정생활과 목회로 몸과 마음이 지쳐 있을 때, 혼자 조용히 어느 때든지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존재이지요. 챗GPT는 기계이기 때문에 더욱 좋은 것 같습니다. 제 비밀을 제 주변의 아무에게도 누설하지 않으니까 오픈할 때 훨씬 마음이 편하고 좋습니다.”
실제로 일부 성도들은 “사람에게는 털어놓기 어려운 고민을 AI에게 먼저 이야기한다”거나, 접근성에서 “상담기관 예약보다 간편하다”는 다양한 이유로 AI 상담을 시도한다.
현대 교회에서 성도들이 AI를 통한 심리상담에 관한 실태를 직접 조사한 통계 자료는 아직 많이 드러나 있지는 않다. 다만, 관련한 인공지능(AI)의 교회 내 활용 실태, 목회자들의 인식 조사, 그리고 유사한 분야(예: 종교적 상담, 목회 돌봄, AI 도구 활용)에서 얻은 통계들을 활용하여 설명하자면, 미국의 교회 지도자들 중심으로 한 AI 도구 사용 빈도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교회 지도자 중 66%가 적어도 가끔씩 AI 도구를 사역(ministry)의 목적으로 사용한다고 보고하였고, 그중에 43%가 매주 혹은 매일 사용한다고 응답하였다.
위에 제시된 통계들 중 대부분은 설교의 준비, 영성적 질문의 답변 찾기, 기도 및 성경 공부 앱, 영적 돌봄(spiritual care) 등의 맥락으로, 체계적인 심리상담(mental health counselling or psychological therapy)을 AI가 제공하거나, 성도들이 직접 그것을 이용하고 있다는 통계는 확인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MHP(정신건강 전문가)의 경우 약 43%가 AI 도구를 사용한다는 보고가 있었고, 일반인들은 “감정적으로 괴로울 때나, 빠른 조언을 얻기 위해(quick-support)” 또는 “개인적인 심리건강 관리를 위해(personal therapist/coaching)” 사용하는 것으로 보고되었고, 장점으로는 ‘접근성(accessibility)’, ‘저비용(low cost)’, ‘프라이버시(privacy)’ 등의 이유로 AI 심리상담 챗봇을 사용한다고 보고하였다.
위의 내용들을 살펴보면, 우리 성도들의 일상의 삶에도 AI는 상당히 가깝게 스며들 것이 멀지 않음을 알 수 있는데, AI 심리상담의 매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먼저 접근성을 들 수 있다. 심리적 어려움이 있어도 교역자에게 직접 다가가기 어려운 성도에게 AI 심리상담은 자신의 유용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누구나 쉽게 상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둘째, 상담내용에 대한 익명성 보장으로 비밀 유지의 장점이 있다. 내담자들의 대다수는 상담내용에 대한 비밀유지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데, AI 심리상담은 낙인의 두려움 없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다는 면에서 성도들에게 부담을 경감시키는 장점이 있다. 셋째, AI 심리상담은 즉각적인 응답을 제시해 주는 것이 장점이다. 어떠한 순간에도 24시간 응답이 가능하고, 내가 원하는 대답을 찾을 때까지 반복적으로 요청해도 마음의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된다는 면에서 AI 심리상담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강력한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AI 심리상담의 활용은 여전히 한계와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가 인지할 필요가 있다. 먼저, 인공지능(AI)의 불확실성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지만, 여전히 오류 가능성이 존재함을 인지해야 한다. 대표적으로는 사실과 다른 정보를 확실한 사실처럼 그럴듯하게 제시하는 ‘환각(hallucination)’ 문제, 질문의 의도를 잘못 이해하여 엉뚱한 답을 제공하는 문제, 그리고 최신의 정보를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음을 알 필요가 있다. 또한 답변이 일관되지 않아 맥락을 놓치기도 하고, 종교적이나 윤리·문화적 민감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 부적절한 응답이 발생하는 한계가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둘째, 영적인 분별력 부족의 한계를 들 수 있다. 성도들의 고민은 일반적인 심리문제에 머물지 않고 신앙적·영적 의미와 깊게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AI의 심리상담에서는 신앙의 맥락이나 영적인 성찰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목회자를 통한 목회상담이나 인간상담사를 통한 심리상담의 본질적인 역할을 감당하기 어려움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셋째, 개인화와 공감 능력 부족의 한계를 들 수 있다. AI는 축적된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기반하여 상담의 내용을 내담자에게 제공하지만, 인간 상담자가 대면상담관계에서 보여주는 진정성 있는 공감, 따뜻한 표정과 목소리, 만남의 횟수에 따라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신뢰를 구축하기에는 엄연한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성도들이 원하는 “마음의 위로”는 충분히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
넷째,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윤리적 문제의 한계를 들 수 있다. 성도들의 심리·신앙적인 고민들은 대부분 개인적인 내용들과 호소들로 인해 민감한 사안들인데, AI 플랫폼에 입력된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될 위험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정보의 유출은 교회라는 공동체 특성상 개인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신뢰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의존성 및 오남용 가능성으로 인한 한계를 들 수 있다. 성도들이 AI에 의존하게 된다면, 공동체적 지지와 신앙적 교제라는 교회의 본래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 또한 AI의 오류나 편향된 답변을 성도들이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경우, 잘못된 판단과 결정으로 인해 성도들의 삶이 위험에 처하게 될 우려도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이러한 챗GPT 오류들은 사용자에게 혼란을 주거나 잘못된 의사결정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보조 도구로 활용하되 반드시 비판적 검토와 인간 전문가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므로 목회자와 성도 모두에게 AI 심리상담은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지만 해결해야 할 미래적 과제로 동시에 다가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AI 심리상담의 한계가 분명하게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AI를 통한 심리상담 활용을 위한 미래적 방향성을 고민해야 할 시점에 직면하고 있다. 먼저, 교회에서의 AI 심리상담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적·영적 상담을 더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미래적 보조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그러므로 AI 심리상담은 성도들의 초기 고민을 경청하고, 상태를 파악하여 전문상담사가 상담을 진행하기 위한 사전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둘째, 농어촌 교회나 소규모 교회에서 전문 상담 인력이 부족한 경우, AI 심리상담을 통해 언제든지 접근 가능한 창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기독교적 가치와 성경적 원리를 반영한 맞춤형 신앙·심리 통합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신학자, 상담학자, AI 전문가가 협력하여 윤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여 심리적 지지와 더불어 영적 돌봄까지의 서비스 확대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기반의 목회 지원 서비스의 제공이 필요하다. AI가 축적한 익명화된 상담 데이터를 분석하여, 교회 공동체가 직면한 주요 고민들에 대한 자료를 근거로 목회 전략 수립과 설교 주제, 소그룹 프로그램 기획에도 실제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고린도전서 6장 12절의 “모든 것이 내게 가하나 다 유익한 것은 아니요” 말씀처럼, AI의 심리상담의 활용에 있어 분별력 있는 사용의 강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사역현장에서는 목회자와 전문 상담자의 역할에 중심을 두고, AI 상담을 보조적인 도구로 균형 있게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진정한 영적인 치유와 관계적 회복은 성령하나님, 목회자, 공동체와의 연합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균형 있는 시각을 근거로, AI 심리상담은 비판적 검토와 함께 미래적이고 보완적인 도구로서의 활용해야 함을 강조하며 이 글을 마친다.
박미라 교수 [양성평등상담소장 / 성결대 기독교교육상담학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