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9 (화요일)
총회/기관 지방회 화제&인물 특집 선교&신앙 목회&교육 열린광장 오피니언 교계&문화  
전체보기
논단
칼럼
시론
사설
특별기고
 
 
뉴스 홈 오피니언 칼럼 기사목록
 
커피 한 잔이 가르쳐 준 신앙의 기본기
커피 한 잔이 가르쳐 준 신앙의 기본기
2026-01-28 오전 10:03:00    성결신문 기자   


윤경일 목사 [여월동교회]

우리 교회는 작년까지 동네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했습니다. 직접 커피를 내리고, 잔에 담아 손님에게 건네는 일을 반복하다 보니 자연스레 이런 장면을 자주 보게 되었습니다. 조심한다고 해도 커피가 살짝 넘치거나, 걷는 사이에 흔들려 쏟아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한 기사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그 노벨상 가운데 유난히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낸 연구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2012년 이그 노벨상 ‘유체역학상’은 정식 노벨상은 아니지만, “처음에는 웃음을 주고, 나중에는 생각하게 만드는 연구”에 수여되는 상입니다.

그해 이 상은 “사람들이 커피를 들고 걸어 다닐 때 왜 커피를 자주 쏟는가”를 연구한 UC 샌타바바라 대학 연구팀에게 돌아갔습니다. 이 연구팀의 질문은 매우 단순했습니다. “사람들은 왜 커피를 들고 걸어가다 자꾸 쏟을까?”에 대한 수많은 실험과 분석, 그리고 복잡한 물리학적 계산 끝에 그들이 내린 결론은 놀라울 만큼 간단했습니다.

 “꽉 찬 커피잔을 들고 있을 때는 천천히 걸어야 한다.” 수천 줄의 수식과 과학적 검증이 동원되었지만, 결국 밝혀진 진리는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연구라 해도 출발점은 늘 기본이었습니다.

커피를 쏟지 않는 비결은 새로운 기술이나 특별한 요령이 아니라, 속도를 늦추는 것, 즉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단순한 결론은 커피 이야기로 끝나지 않습니다. 인생도, 관계도,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가 생길 때 우리는 종종 더 특별한 방법을 찾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해답은 늘 같은 질문으로 돌아옵니다. “기본이 지켜지고 있는가?” 
신앙생활의 기본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나는 예수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입니다.” 이 고백이 교회 안에서만이 아니라 가정에서, 일터에서 어떤 자리에 있든 흔들리지 않는 것, 그것이 신앙의 기본기입니다. 환경이 정체성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체성이 삶의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듣고, 그 말씀에 삶으로 응답하는 생활을 유지하려 하지만, 그러나 신앙생활을 오래하다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이 기본에서 멀어질 때가 있습니다. 돈이 많아지면 교회와 거리가 멀어지고, 유명해지면 하나님의 말씀보다 사람들의 평가에 민감해지고, 일이 잘 풀리고 바빠지면 예배가 뒤로 밀립니다. 말씀을 듣는 자리를 떠나고, 말씀에 응답하는 삶을 미루게 됩니다. 그 순간 우리는 하나님의 음성을 놓친 사람의 자리에 서게 됩니다. 

어디에 있든, 무엇이 되었든, 중요한 것은 “어디에 있느냐”가 아니라, “누구의 음성을 듣고 있느냐”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Listen), 그 뜻에 반응하며(Response), 순종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부모’이기 이전에, ‘사장님’이기 이전에, ‘친구’나 ‘선배’이기 이전에, 우리는 하나님과 동행하는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하나님 백성의 기본기는 거창하지 않습니다. 말씀을 듣는 자리에서 떠나지 않는 것, 그리고 들은 말씀에 삶으로 응답하는 것입니다. 커피를 쏟지 않는 비결이 속도를 늦추는 것이라면, 신앙을 잃지 않는 비결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커피 한 잔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교훈은 분명합니다. 기본을 지키는 사람이 결국 끝까지 흔들리지 않습니다. 말씀 앞에 서고, 말씀에 응답하며 사는 삶, 그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하나님 백성의 기본기입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에 마음까지 움츠러드는 날, 잠시 걸음을 멈추고(?) 따뜻한 커피 한 잔, 어떠신지요?”
기자 : 성결신문
관련기사
 
 

 
네티즌 의견
전체 0   아이디 작성일
 
의견쓰기
 
겨울철 향기
신뢰의 위기, 성결로의 귀환
칼럼 기사목록 보기
 
  오피니언 주요기사
성결대학교 총장선출에 즈음하여..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논..
이슬람의 확산을 경계해야
교단적인 입장표명 결의를 환영..
성결운동이 활성화되기를
神前意識을 가지고 살자
은급재단 관계자들의 책임있는 ..
총회의 결의는 존중되어야 한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사 설

회사소개 광고안내 이용약관 개인보호취급방침 이메일수집거부


[110-091]서울시 종로구 행촌동 1-29ㅣ대표전화 : 070-7132-0091ㅣ 팩스 : 02-725-7079 ㅣ등록번호: 서울 다 50663
발행인: 이종만 ㅣ사장: 김종현 | 편집인: 권순달
Copyright ⓒ 2009 SK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sknews12@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