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는 말
1885년 언더우드와 아펜젤러의 교파형 선교로 한국선교 141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는 오늘날 우후죽순처럼 일어나는 이단종파들의 침범을 받고, 성도들이 유혹을 받아 무방비로 넘어지고 있지만, 그것에 대한 대책은 속수무책식의 안일한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종교신앙이라는 미명아래 가정을 파괴하고, 성추행과 금품을 갈취하는 등 반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기독교를 사칭하는 사이비 이단 종파들의 급증은 교회를 백안시하고 전도의 문을 닫게 하는 등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더해주고 있다.
이단종파는 1991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오대양사건(세모)의 구원파 그리고 ‘1992년 10월 28일에 예수님이 다시 오신다’는 허황된 시한부 종말론을 퍼뜨린 다미선교회와 같은 사이비 종교집단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통일교 문선명과 전도관(천부교)를 비롯하여 조희성의 승리제단(영생교), 이초석의 한국예루살렘교회(땅끝까지 예수전도단) 등 자신들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 멸망의 길로 인도하는 이단 종파들이 우리 주변에 이미 수없이 널려있다.
작금에 들어와서 2014년 세월호사건과 연루된 구원파, 이어서 2018년 은혜로교회 신옥주와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코로나19 바이러스 창궐과 신천지 이만희, 성락침례교회 베뢰아 김기동, 얼마 전 ‘나는 신이다’넷플릭스 방영을 통해 다시 드러난 JMS 정명석 등을 생각하면 단기간에 급성장한 한국교회에 못지않게 동시에 가장 많은 이단과 신흥사이비 종교가 일어나 공존하는 우리나라의 종교적 지형을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과거 한기총은 한국기독교 관련 이단 종파를 9계열 65개로 분류한 바 있다. 이단들의 부풀린 세력 과시와 폐쇄적 구조로 정확한 실제적 통계 측정이 어렵기 때문에 그 수효는 이단연구기관에서 조차 파악하기 어려운데 대략 적게는 150만 명에서 200만 명 전후로 보고 있다.
이것은 이미 한국사회에서 사이비 이단종파들도 나름대로 한국종교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데, 그들은 지금 이 시간도 사회적 물의에 따른 비판이나 냉소적 시선과 상관없이 일종의 자신들만의 고고한 선민의식에 사로잡혀 은밀하고도 적극적인 포교를 통해 현대인들의 생활 가운데 깊숙이 파고 들어가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이단 사이비종파에 대한 경각심 고취에서 더 나아가 구체적인 대안과 실제적인 강력 대처를 통해 이단의 공세를 물리쳐야 한다.
1. 이단이란 무엇인가?
이단 연구에 대한 관점은 엔로드(Ronald Enroth)가 언급한 것과 같이 극적이고, 비정상적인 현상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일반적인 관점을 비롯하여 사회 심리학적인 관점 그리고 신학적 관점 3가지로 구분된다. 이 3가지 입장에서 우선시 되어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관점은 당연히 신학적인 관점이다. 그것은 일반 사회학자와 달리 진리와 거짓을 구별하는 데 있어서 신학적인 관점이 정통적인 입장에 결정적이 되는 근본적인 쟁점과 원인들을 다루기 때문이다.
1) 지난 과거 한국교회에는 자신의 신학적 관점(입장)과 다른 견해를 다양한 시각의 차이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이 바라보고, 믿는 입장은 정통이고, 이와 다른 입장은 무조건 이단으로 정죄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것은 편협하고, 독선적인 잘못된 견해이다.
2) 이단에 대한 통속적 정의는 처음과 달리 끝이 다르다는 한자 ‘異端’이란 의미로 해석하나, 이것은 이단의 본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교리적인 면에서 봤을 때 이단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사도적 가르침과는 다른 것이다. 바우어(W. Bauer)가 지적한 것과 같이 ‘이단은 근원으로부터의 복음신앙에서 이탈된 잘못된 것’으로 말할 수 있다.
3) 원래 이단을 의미하는 말은 희랍어 하이레시스, 즉 선택과 불일치(choice, discord, option)의 어원적 의미를 갖고 있는 말로서 현재와 같이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초대교회사에 나타난 바와 같이 점차 이 말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도적 가르침으로부터 의도적으로 이탈하려는 분파나 진리를 왜곡하고 영혼을 멸망시키는 가르침을 나타나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벧후 2:1, 멸망케 할 이단, destructive Heresy).
4) 이단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사도적 가르침과는 달리 정통교리로부터 이탈된 다른 거짓된 가르침과 다른 복음(고후 11:4)’을 가리킨다. 따라서 이단은 기독교적 큰 범주로 볼 때 구원이 없는 모든 종교를 이단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자칭 기독교라 하면서 바른 진리를 전하지 않는 유사기독교, 사이비 거짓 기독교(적그리스도 추종세력들)’를 멸망케 할 이단으로 정의할 수 있다.
2. 한국사회 이단종파의 급증 원인
교회 역사를 보면, 이러한 이단들의 발생은 어느 시대에나 있어 왔다. 때와 시한은 알지 못하나, 주님의 재림의 날이 가까옴으로 인해 이단 종파의 배후에서 미혹하는 마귀(사단)의 역사가 더욱 치열해짐으로 이단이 날로 급증하고 있다(마 24:24, 고후 11:13-15, 요 8:44). 과거나 지금이나 이단의 발생 원인과 내용은 시대의 변화에 따른 강조점의 특이한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공통적인 면을 보이고 있다. 한국사회의 이단의 급증요인을 몇 가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오늘날 한국교회가 교회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함이 급증의 주요한 원인의 하나가 될 수 있다.
한국교회가 교회 분열과 세속화 가운데 교회 본래의 근본적인 사명과 역할에 충실하지 못할 때, 이것은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키고 그 반작용으로 이단 용인과 급증의 환경을 쉽게 만들어준다.
넬슨(Nelson)이 지적한 바와 같이 “전통적인 종교체계에 대한 믿음이 추락하여 기존교회가 사회문화적 제도를 지탱하지 못하게 될 때, 이단은 용인되고 번성하게 된다.”는 말을 한국교회는 명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2) 또한, 이단종파는 한국교회가 망각하거나, 소홀히 하거나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교리나 행습을 강조함으로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시킨다.
3) 우리 시대 매사에 상대성을 지향하는 포스트모던 시대, 사변적이며 극단적인 자유주의신학과 종교다원주의, 혼합주의적 환경과 트렌드 확산이 이단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단교 주들은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다. 모든 것이 상대적이다.’말하며 불확실성시대에 강력한 카리스마적인 지도력을 통해 거짓된 확신을 안겨주는 반성경적인 메시지를 남발한다.
4) 그리고 최근 한국사회에서 이단종파의 급증은 도시화, 산업화, 정보화에 따른 급속한 사회 변화와 개인주의적 가치관이 팽배하고 정보통신기술과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발달로 온라인상에서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고 관계를 맺거나 유튜브 동영상으로 이단종파의 편향된 콘텐츠를 공유하게 함으로 이단의 왜곡된 거짓교리가 무차별 침투되고 유인하는 하이브리드식의 이단포교 전략이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3. 이단종파에 대한 한국교회의 대처
그러면 우리는 이러한 이단의 공세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첫째,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이단 확산에 심각한 위기의식과 이에 대한 강력한 대처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단이 급증한 한국사회 현실은,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대처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으나, 실제적 대처에 있어서는 미온적인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단에 대한 실효성있는 대처가 아닌 각 교단 이단대책위원회의 활동으로 끝나는 이단규정 차원의 대응은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게 하고, 그 반대로 이단의 전방위적 침투가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준다.
한국교회는 이제라도 개교회, 개교단 부흥과 발전만 바라보지 말고, 각자의 교파적인 신학적 관점과 해석을 넘어서서, 다시 말해 사도적 가르침에 일치한 복음주의적인 신앙고백 가운데 교파와 교단을 넘어 서로 힘을 합쳐 체계적이고 실제적인 이단퇴치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도 먼저 이 문제에 대한 심각한 위기의식과 대응의 필요에 대한 공감대가 일어나야 한다.
둘째, 한국교회가 연합하여 이단을 단일대오로 총력대응하는 한국교회 전체 차원의 전문적인 이단 상설기관(콘트롤 타워)을 설립하는 실제적인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단 세력이 우리 사회에 반사회적 큰 물의를 일으킬 때만 조건반사적으로 거기에 대해 위기의식을 가지고 대처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즉 각 교단 이단대책위원회(이대위)와 이대위협의회를 통해 이단 대응과 연합적 활동을 해왔지만, 줄곧 이단 판정에 그치고 경각심 강조로 일관해 왔다. 이단 문제 발생-사회적 물의와 이에 대한 대응- 해제 식의 마치 산불 끄기식의 일시적이고 반복적인 단순 대응 매뉴얼을 이제는 바꿔야 한다.
다시 말하면, 이단 대처의 전문화와 이단에 대한 정보 통합과 공유 체제를 강화시키고 한국교회 교단 간 그리고 개 교단과 개별 교회 간 협력 강화와 공동 대응의 연합 네트웍이 절대 필요하다.
따라서 지금까지 이대위와 한국교회 이대위위원장협의회의 역할을 한 차원 높여 진일보한 지금보다 전문적이고 강력한 초교파적 연합 성격의 상설 전문 이단대처기구(기관)를 설립해야 한다. 유럽 내 공산주의 세력에 대한 강력한 집단방위기구인 북대서양 조약기구 NATO처럼 이단 규정뿐만 아니라 이단 예방과 이단 세력 근절에 대한 전략을 강구하는 복음주의 교단들의 강력한 연합대처기관(기독교학술기관, 신학교 전공교수들과 이대위 목회자, 이단연구소 연구진으로 구성)이 절대 필요하다. ①연구(전문교수 교리분석과 이단연구) ②교육(목회자와 신학생, 세대별 일반신자) ③상담(이단탈퇴자, 피해자 상담) ④홍보(언론과 온라인) ⑤정책(현실적이고 구체적 대응전략, 미디어 매체활용, 교단별 연합대응 시스템) ⑥법률(법률 자문과 피해자 조치) 분야 식의 종합적 시스템으로 구성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연합이단대응기관 신설을 제안한다.
이단들은 기존 교단 명칭까지 유사하게 사용하며 버젓이 간판을 달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까지도 일원화된 ‘한국교회 표준 이단규정’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중앙집권적인 통제가 가능한 가톨릭교회의 이름을 도용한 이단이 없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한국교회 개교단에 각기 이단대책위원회(이대위)가 있지만 전문성 문제와 각 교단의 신학적 입장에서 가져다주는 한계, 그리고 한국기독교 연합단체의 분열로 인한 구심점 상실은 실효성 있고 구속력 있는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없다.
따라서 이 시대는 적어도 이단 문제에 한해서만이라도 각개대응(各個大應) 식의 소모적이고 경쟁적인 비효율적인 대응체제에서 단일대오(單一隊伍)의 강력한 연합 대처체제로의 전환을 한국교회에 요구하고 있다.
셋째, 기독교언론 매체도 이단 대처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우리 시대 복음의 방파제와 나팔수 역할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일부 기독교 관련 언론매체에 해당하지만 심지어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중앙지조차도 분별력을 잃고 이단의 경계심과 경계선을 쉽게 허는 마치 이단을 비호하고 홍보하는 듯한 기사와 광고를 게재하는 것은 반드시 근절해야 할 일로 생각한다.
오히려 교계 관련 언론은 이단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지면을 늘림으로서 복음선교를 위한 방파제와 나팔 역할을 다하는 미디어선교의 교두보로 앞장서 나가야 한다. 그것은 오늘날 기독언론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그 역할과 비중이 심히 크기 때문이다.
넷째, 이단에 대한 실제적인 대처 능력을 기르고 배양하는 현행 신학교육 커리큘럼의 개선이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이단이 급증하는 우리 현실에서 이에 대한 실제적인 이단 대응에 대한 전문적인 신학교육이 뒤따르지 않고 있다. 기독교 신학대학 교수들도 이단에 대한 깊은 연구와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이단의 대처와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목회자 양성을 위한 신학대학원의 커리큘럼 기초 전공영역에 필수과목이나 공통과목으로 이단종파사(이단운동사)와 관련된 과목을 포함시켜야 한다. 예비 목회자인 신대원생 때부터 이단에 대한 바른 이해와 경각심, 분별력과 대처 능력을 배양해야 일선 목회 현장에서 힘 있고 바르게 복음사역을 감당할 수 있다.
다섯째, 한국교회는 성도들로 하여금 이단에 빠지지 않고 올바른 성경적인 가르침에 바로 서도록 강화하기 위해서 이단을 쉽게 식별하고 배격할 수 있는 평신도 이단예방 강좌를 교단 차원에서 개교회 별로 시행해야 한다. 이단의 배격은 성경적인 바른 신학을 견지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 닫는 말
기독교 이천년사는 초기 기독교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순수한 사도적 가르침인 복음을 그대로 수호하고, 전하려는 순교자의 피로 인해 지켜져 왔다. 교파형 한국선교 140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는 성경 66권 이외에 부가적인 계시를 주장하고 사도신경에 표현되어 있는 근본적인 신앙신조를 이차적인 것으로 대치시킴으로써 기독교의 중심 메시지인 복음신앙을 왜곡시키고 훼손하는 반성경적인 거짓 계시, 위경(僞經)사조와 그것을 전파하는 이단세력에 대해서 더 이상 이대로 방관하거나 안주해서는 안된다. 지금이라도 한국교회는 새롭게 일어나야 한다. 이단예방과 이단박멸에 위한 초교파 연합대응기관을 만들어 강력한 이단퇴치운동을 벌여야 한다.
이단의 세력들은 무좀균처럼, 감기 바이러스처럼 잠복해 있고, 사라지지 않으며 우리 영혼을 쓰러뜨리기 위해 광명의 천사로 가장하여 거짓을 말하며. 우는 사자처럽 삼킬 자를 찾아 지금도 들쑤시고 다닌다. 따라서 그 책임을 누구에게 넘기기보다 각자의 책임으로 알아 우리 모두는 힘을 합쳐 이 땅에 이단퇴치와 박멸을 위해 순교적인 각오로 헌신함으로 이 시대에 우리에게 주신 ‘민족 복음화와 세계선교’라는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는 신실한 하나님의 일꾼이 되어야겠다.
*이 글은 지난 11월 28일 서울신학대학교 초청 한국기독교한림원 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주제강연의 일부로 임의 상 각주 생략
정상운 박사 [한국기독교한림원 원장 / 대학총장포럼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