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계원 목사 [창동교회]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그림을 그리고 회의록과 설교문까지 작성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세계가 더 주목하고 있는 것은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입니다. AGI는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인공지능을 넘어 인간처럼 다양한 영역에서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는 범용 인공지능을 의미합니다. 지금의 AI가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도구라면 AGI는 인간의 지적 능력 전반을 모방하려는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AGI 시대가 되면 인간이 노동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그러나 그러한 기술이 인간을 구원할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시고 땅을 다스리라고 맡기셨습니다(창 1:26~28). 결국 문화와 기술의 발전은 창조 질서 안에 있습니다. 문제는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그 기술이 향하는 방향입니다. 인간의 존엄은 연산 속도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나옵니다.
기술을 하나님의 자리에 올려놓는 순간 그것은 축복이 아니라 교만의 도구가 됩니다. 바벨탑 사건이 바로 그것을 보여줍니다. 사람들은 벽돌을 굽고 탑을 쌓으며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창 11:4)”라고 말했습니다.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 없이도 안전과 영광을 확보하려는 인간의 마음이 문제였습니다. 결국 바벨탑은 기술이 부족해서 무너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경외가 사라졌기 때문에 무너졌습니다.
성경은 마지막 때의 특징을 설명하며 “지식이 더한다(단 12:4)”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바로 그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식의 증가가 곧 지혜의 성숙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성경은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잠 9:10)”이라고 말합니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하나님을 향한 경외는 희미해지는 시대, 바로 이 지점에서 성경의 메시지는 더욱 또렷해집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묻습니다. “창세기에서는 땀을 흘려야 먹고 산다고 했는데 노동이 사라지는 시대가 오면 성경의 가르침은 어떻게 되는가?” 그러나 성경의 목표는 끝없는 노동이 아니라 ‘안식’입니다(히 4:9~11).
문제의 본질은 노동이 아니라 죄입니다. 환경이 바뀌어도 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인간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죄 문제의 해결은 첨단의 기술이 아니라 복음으로 인한 구원이어야 합니다. 기술은 노동을 줄일 수는 있어도 죄를 제거하지는 못합니다.
성경은 인간의 미래가 단순히 기술의 발전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또 다른 장면에서 보여줍니다. 요한계시록 13장은 매매를 통제하는 구조를 보여줍니다. 기술과 경제, 권력이 결합할 때 인간은 결국 경배의 선택 앞에 서게 됩니다. 여기서 성경은 인간이 누구를 최종 권위로 인정하며 살아갈 것인가를 묻고 있습니다.
이처럼 AGI 시대를 바라보며 우리는 다시 기술의 한계를 생각하게 됩니다. AGI는 계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속죄할 수는 없습니다.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죽음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인간은 여전히 의미를 갈망하고, 용서를 필요로 하며, 영원에 관해 묻습니다. 이 물음에 답하는 것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복음입니다.
기술은 시대를 바꿀 수는 있어도 인간을 구원하지는 못합니다. 다가올 AGI 시대에도 인간의 미래를 결정짓는 것은 결국 기술이 아니라 복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