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현 목사 [안성중앙교회]
하나님께서 이 땅에 친히 세우신 두 가지 거룩한 제도가 있으니, 바로 가정과 교회다. 특히 가정은 천지창조 사역의 절정이자,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하나님의 창조 사역이다.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은 가정을 통해 태어나고 양육되며, 그 과정을 통해 온전한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간다.
영국의 기독교 변증가 C.S. 루이스(C.S. Lewis)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가리켜 ‘에로스(Eros)의 사랑으로 태어나, 스토르게(Storge, 혈육의 정)의 사랑으로 양육되고, 필리아(Philia, 우정)의 사랑으로 성숙하며, 마침내 아가페(Agape, 무조건적 사랑)의 사랑으로 완성되는 존재’라고 정의한 바 있다.
이처럼 아름답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려면 가정의 구성원인 부부, 그리고 부모와 자녀가 서로를 어떻게 섬겨야 하는지 바로 알아야 한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하나의 온전하고 행복한 가정을 세우기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세 가지 덕목이 있다.
첫째는 ‘인내’다. 존 그레이는 저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통해 “서로 다름을 인정하라”고 강조한다. 부부가 서로 사랑한다면서도 수많은 갈등을 겪는 이유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름’을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모(▲)와 네모(■)가 만나 둥근 원(●)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각자의 모난 부분을 자르고 깎아내는 수고가 따르며, 이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인내다.
우스갯소리로 가정을 동물농장에 비유하며 “여우 같은 아내 1마리, 곰 8마리, 토끼 같은 자녀들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남편 곰 1마리 외에 왜 7마리의 곰이 더 필요할까? 영어 단어 ‘Bear’는 명사로 ‘곰’이지만, 동사로는 ‘참다, 견디다’라는 뜻을 가진다. 부부 사이에는 ‘참고, 또 참고, 끝까지 참는(bear, to bear, forbear)’ 7마리의 인내 곰이 더 필요하다는 재치 있는 표현이다. 인내는 무조건 참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기다려 주는 것이다. 살아온 환경과 바라보던 목표가 달랐던 두 사람이 부부가 되어 한곳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 기다림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는 ‘순종’이다. 사도 바울은 에베소서 5장에서 부부간에 순종을 넘어 피차 복종의 자리까지 나아가라고 권면한다.
복종이란 맹목적인 굴복이 아니라, 기꺼이 양보하고 내 뜻보다 상대방의 뜻을 먼저 세워주는 삶을 의미한다. 예수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내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라고 기도하시며 온전한 순종으로 위대한 구원 계획을 이루셨던 것처럼, 부부간에 그리고 부모와 자녀 간에 이러한 자발적 순종과 섬김이 있을 때 비로소 가정에 행복의 꽃이 피어날 것이다.
셋째는 ‘사랑’이다. 사랑은 단순한 감정(느낌)이 아니라 행동(실천)이며, 명사가 아니라 움직이는 동사이자 현재 진행형이다.
조엘 맨비는 저서 『사랑의 리더십』에서 “사랑은 거북이도 뛰게 한다”고 표현했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전서 13장 마지막에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중의 제일은 사랑이라”고 강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시제로 풀어보자면, 믿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이미 구원받은 ‘과거’의 은혜를 바탕으로 하고, 소망은 장차 이루어질 ‘미래’를 향해 있다면, 사랑은 지금 이 순간 끊임없이 실천해야 할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어제는 지나간 역사이고(Yesterday is history), 내일은 알 수 없는 미스터리지만(Tomorrow is a mystery), 오늘은 선물이다(Today is a gift). 그래서 우리는 현재를 선물(Present)이라 부른다.”는 유명한 격언이 있다. 매 순간 우리에게 주어진 ‘현재(Present)’라는 축복 속에서, 지금 곁에 있는 가족의 모습 그대로를 감사하고 기뻐하는 삶. 그것이 바로 참된 사랑을 아는 자의 모습이며 행복한 가정을 세워가는 아름다운 실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