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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보전(保全)하기
자리 보전(保全)하기
2026-06-30 오전 9:37:00    성결신문 기자   


이근희 목사 [원정교회]

누구나 앉고 싶은 자리가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앉고 싶지 않아도 앉아야 하는 자리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모두들 앉고 싶은 자리에 정작 앉아서는 안될 사람이 앉게 될 때 문제라고요. 그런데 정작 우리의 어려움은 무엇입니까? 그 자리에 앉아선 안될 사람인 것을 그가 그 자리에 앉게 된 후에야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적임자를 찾기 위해 일반적으로 그 사람이 이미 이룬 성취, 학력, 실력, 성품을 평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그 사람의 발전 가능성과 역량마저도 이미 그가 이룬 것들에 준하여 평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사람을 자리에 앉히는 일은 언제나 모험일 수 밖에 없습니다. 
감히 불경스러운 표현을 빌어 말하자면, 하나님도 사울을 이스라엘의 첫 번째 왕의 자리에 앉히실 때 [모험]을 감행하셨습니다. 사울이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워질 당시에 그는 누가 보아도 충분한 자격을 지닌 자로 보였습니다. 

다른 모든 이스라엘 사람보다 키가 어깨 위나 더한 사람임에도 스스로 자신을 작게 여겼고 부모를 공경했으며 종의 말이라도 그 말이 좋게 여겨지면 그 생각을 따라줄 수 있는 소통이 가능한 자였습니다. 

그런 사울이 왕위에 오른 후에 사방에 있는 모든 대적들 모압과 암몬 자손과 에돔과 소바의 왕들과 블레셋 사람들을 쳐서 향하는 곳마다 이겼을 때(삼상 14:47). 백성들은 이렇게 외쳤을 것 같습니다. “사울이 아니면 이스라엘에 왕으로 세움을 받을 만한 자가 또 누가 있으랴!” 그러나 사울은 하나님께 버림받게 되었으며 그를 왕으로 세우신 것을 후회하셨다(삼상 15:35)고 말씀합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 실수가 없으신 하나님께 ‘후회’라는 인간적 표현을 사용함으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누군가 어떤 자리에 앉게 되었다는 것은 당연히 그가 지금까지 노력한 결과, 그가 이룬 성취에 따른 보상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신앙적 관점에서 말하자면 하나님께서 다른 누구보다 그 사람을 향한 기대를 품고 계셨기 때문에 그 자리에 앉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앉은 자리는 크든 작든 누군가 앉고 싶었던 자리였든 정말 앉고 싶지 않았지만 앉아야 했던 자리였든지 상관없이 주님께서 나를 향해 품으신 기대함의 결과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떻게든 꿰차고 앉아 자리보전하는 것으로 만족할 것이 아닙니다. 간혹 내가 이 자리에 있기에 어쩌면 나보다 더 이 자리를 빛낼 수 있었을 그 누군가에게 빚진 자의 심정으로 서게 됩니다. 

그리고 나를 향한 주님의 기대가 후회로 끝나지 않도록 적어도 이 자리에 앉게 된 그 날에 품었던 각오를 스스로 타협하여 희석되지 않도록 애써 일깨웁니다. 그렇게 오늘도 맡겨주신 귀한 자리를 말뜻 그대로 보전(保全)하기 위해 어설픈 몸부림을 칩니다. 
기자 : 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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