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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교회는 실패한 교회인가”
“작은 교회는 실패한 교회인가”
2026-09-28 오전 9:36:00    성결신문 기자   


강명국 목사 [늘사랑교회]

요즘 들어 이구동성으로 설교의 위기 시대를 지나 교회의 위기 시대를 말한다. 지금처럼 급변하는 교회의 환경을 우려 섞인 눈으로 바라본 적도 없는 것 같다. 흔히 우리는 교인 수가 줄고 재정이 부족한 교회를 바라보며 ‘어려운 교회’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 말이 어느새 ‘실패한 교회’라는 평가로 오해되기도 한다. 교회의 규모가 목회의 성적표가 되고, 건물과 예산이 목회자의 능력을 증명하는 기준처럼 여겨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과연 교회의 성공과 실패를 그렇게 판단할 수 있는가.

교회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따라서 교회를 평가하는 첫 기준도 주님께서 교회에 맡기신 사명이어야 한다. 복음을 바르게 전하는가, 말씀과 성례를 귀하게 여기는가, 성도를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우는가, 사랑과 거룩함을 실천하는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교인 수는 목회의 현실을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이지만, 교회의 신실함을 모두 설명하지는 못한다. 요한계시록의 빌라델비아교회는 작은 능력 가운데서도 말씀을 지키고 주님의 이름을 배반하지 않은 것으로 칭찬받았다. 주님께서 보신 것은 외형의 크기보다 믿음의 충성이었다.

작은 교회를 생각할 때 그 교회가 서 있는 자리도 보아야 한다. 인구가 줄어드는 농어촌, 주민의 이동이 잦은 지역, 생활 기반이 취약한 동네에서 교회를 지키는 일은 성장하기 좋은 지역의 목회와 조건이 다르다. 떠나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 남아 있는 성도와 예배를 이어 가고, 병든 어르신을 돌보며, 한 가정의 슬픔을 함께 감당하는 목회를 숫자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사람의 눈에는 정체로 보이는 시간이 하나님 앞에서는 오래 견디는 충성의 시간일 수 있다.

작은 교회에는 가까이에서 서로를 돌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한 사람의 결석을 알아차리고, 이름을 불러 기도하며, 삶의 형편을 함께 살필 수 있다. 설교가 일상의 대화로 이어지고, 성도의 아픔이 공동체의 기도 제목이 된다. 이러한 돌봄은 통계에 충분히 담기지 않지만 교회를 교회답게 하는 중요한 사역이다. 이를 단지 규모가 커지기 전까지의 임시 단계로 여긴다면 우리는 목회의 본질 가운데 소중한 것을 놓치게 된다.

 그렇다고 작다는 사실 자체가 건강함을 보증하지는 않는다. 친밀함이 배타성으로 변하고, 오랜 관계 때문에 잘못을 바로잡지 못하며, 재정과 의사 결정이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 전도의 열정과 다음 세대에 대한 책임을 내려놓은 채 작은 규모를 신학적으로 정당화해서도 안 된다. 작은 교회 역시 말씀 앞에서 자신을 살피고, 필요한 변화와 협력을 받아들여야 한다. 중요한 질문은 ‘왜 커지지 못했는가’에 머물지 않고 ‘지금 맡겨진 사람과 사명에 얼마나 충실한가’로 나아가야 한다.

교단과 큰 교회에도 책임이 있다. 작은 교회를 지원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기보다 복음의 사명을 함께 감당하는 동역자로 존중해야 한다. 

목회자의 생활과 쉼을 돕고, 교육 자료와 사역의 자원을 나누며, 지역 안에서 협력할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지원의 성과를 단기간의 출석 증가로만 확인하려 한다면 작은 교회는 또다시 숫자로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연대의 목적은 작은 교회를 특정한 성장 모형에 맞추는 데 있지 않다. 그 자리에서 건강하게 예배하고 이웃을 섬기도록 함께 책임지는 데 있다.

작은 교회는 실패한 교회인가. 작다는 이유만으로는 결코 그렇게 말할 수 없다. 크다는 이유만으로 성공을 선언할 수도 없다. 모든 교회는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을 선포하며, 맡겨진 사람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지를 물어야 한다. 

한 영혼을 귀하게 여기며 오늘의 예배를 지키는 교회가 있다면, 우리는 먼저 그 충성을 알아보아야 한다. 교회의 크기를 묻는 데 익숙한 시대일수록, 그 교회를 통해 그리스도의 진리와 사랑이 드러나고 있는지를 더 깊이 물어야 한다.

기자 : 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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