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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적인 추수감사절
“가을엔 글과 편지를 남겨요”
2011-11-14 오후 7:02:00    성결신문 기자   



인생의 겨울 닥치기 전에 자녀들에게 유언 남겨
미당교회 10년째 추수감사절 저녁에 ‘유언 녹음’

“사랑하는 아들 00아! 이 아버지가 너를 많이 사랑한다. 너희 어미가 먼저 세상을 떠난 후에 많이 힘들었을 텐데 나쁜 길로 엇나가지 않고 잘 살아줘서 고맙다. 다른 부모들처럼 좋은 옷 맛난 음식 등 잘 해주지도 못했는데, 그래도 아버지라고 여기고 지금까지 잘 봉양해줘서 고맙다.  네가 결혼해서 자식들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니 나는 더 바랄 것이 없구나.
 
나는 지금 교회에서 유언을 남기고 있다. 우리 나이 때는 하루 새에 어떤 일을 당하게 될지 모르니 목사님께서 미리 배려해주시는 것 같다. 사랑하는 아들 00아! 어쩌면 정말 이것이 나의 마지막 유언이 될 수도 있으니 이 말은 꼭 해야겠다. 너 하나님 다시 믿어야 된다. 그래야 이 애비와 천국에서 만난다. … 안녕 내 사랑하는 아들!”
충남 청양에 위치한 미당교회에서는 가을만 되면 추수감사예배와 함께 특별한 행사가 치러진다. 소위 ‘유언 녹음’이다. 나와서 찬양을 부른 후 한 사람씩 자녀들에게 유언을 남기고 그것을 음성으로 녹음해 놓는다.
몇 년 전부터 이 행사를 실시하고 있는 심상훈 목사는 유언 녹음의 필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교회는 전형적인 농촌의 현실을 반영하듯 대부분 고령자들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자녀들이 도심에 나가 살고 있어 갑자기 임종을 맞이하게 될 때는 유언도 채 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났던 몇 분도 따로 유언을 하지 못해 교회에서 녹음해 놓은 유언을 자녀에게 전달한 바 있습니다. 자녀들이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고 감사히 여기던 지요”

올해도 추수감사절로 지킨 6일 주일 저녁, 한사람씩 유언을 녹음하기 시작했다. 낮에 떡을 나누며 감사찬양을 드릴 때는 가슴 뜨겁게 은혜를 찬양했던 이들이 모두 숙연해지는 시간이다. 한사람 또 한사람. 인생의 겨울이 오기 전 일생을 지켜주신 하나님을 기억하며 담담히 그들의 인생을 정리해갔다. 10년 전부터 시작된 유언 녹음은 시대를 따라 카세트테이프에서 비디오로, 비디오에서 디지털동영상 촬영으로 달라졌을 뿐 그 숙연함과 진지함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해간다.

이날 가장 젊은 층에 속하는 담임목사도 유언을 녹음했다. 하나는 성도들에게, 또 다른 하나는 두 아들에게. “유언을 녹음한 성도들과 담임목사의 마음은 같습니다. ‘잘 살아야겠다. 주님 앞에 부끄러움 없이’ 하나님께서 건강 주셔서 내 년에 다시 유언을 하게 된다면 어떤 내용으로 더 진보될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미당교회는 해마다 특별한 추수감사절을 보내고 있다.

기자 : 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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