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철 교수 (성결대 설교학 )
지난여름 한 신문사와 여론 조사기관이 공동으로 '2010 중앙일보 대학평가' 상위 30개 대학 재학생 3,000명(대학별 100명)을 대상으로 자신이 다니고 있는 대학에 대한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는 11개 부문(교수진, 교육과정, 등록금, 장학금 및 복지혜택, 강의실, 도서관, 편의시설, 정보화 시설, 취업지원, 홍보 및 이미지, 학사행정)으로 나눠 진행됐다.
교수들의 성실성 부분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한동대가 1위를 차지했다. 한동대는 많은 수업을 그룹을 기반으로 하는 팀 프로젝트로 진행한다. 교수들은 학생들이 참여하는 여러 과제에 대해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피드백을 준다. 교수들은 수업 이외의 시간에도 학생들을 만나고 지도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쏟는다. 학생들은 공부하다가 궁금한 부분이 생기면 언제든지 교수 연구실 문을 두드린다. 인성교육을 중요하게 여겨 개교 당시부터 현재까지 17년간 담임교수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이 대학에서 교수들은 학생들의 학업과 진로 그리고 대학생활에 대한 부분까지 말 그대로 전인격적으로 학생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강의실에서는 물론 강의실 밖에서 교수와 학생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는 대학의 정책과 교수들의 헌신이 학생들의 만족도로 드러난 좋은 예이다.
일대일 면접으로 실시된 이 조사에서 대학생들이 느끼는 불만족 중에는 직원·행정에 관한 것이 많았다. 특히 직원 신분이 공무원인 국립대는 직원들의 친절도와 일처리 태도에 대한 만족도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해외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가려고 준비하는 학생이 관련부서에 문의했을 때 “알아서 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거나 점심시간이 끝났는데도 제때 들어오지 않고 학생들이 기다리는데 사적인 통화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대는 직원들의 불친절에 대한 불만이 커지자 매년 직원 친절도를 조사해 불친절한 직원들의 성과급을 삭감하거나 해외연수 제한 등의 불이익을 주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물론 비교적 친절하고 신속하다는 평가를 받은 대학도 있다. 구내식당의 음식 맛에 대한 만족도 2위를 차지한 숙명여대는 교통카드로 식대를 결제할 수 있는 편리함까지 갖추었다. 중앙대는 군 휴학을 위해 입영관련서류를 준비해 관련부서에 찾아갈 필요가 없다.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직원이 병무청을 통해 신청학생의 관련서류를 확인하기 때문이다.
교단산하 교육기관인 성결대학교 발전을 위해 작성된 대부분의 보고서가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사항은 신입생과 재학생의 만족도가 낮은 편이라는 것이다. 2005-2009년 주간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자퇴학생들의 가장 큰 불만은 교수 및 강의수준에 대한 불만이었다. 학부별, 연도별 기복은 있지만 다행히 2006년부터 입학만족도는 계속 향상되는 추세에 있다.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몇몇 대학의 게시판을 보니 이런 글들이 눈에 띈다. “연세대의 경우 노천극장에 가보면 졸업한 선배들이 기부해서 벽돌하나하나에 학번, 과, 이름이 새겨져 있더라. 학교에 대한 애교심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번 재학생 만족도 조사를 통해 우리 학생들이 어떤 부분에 만족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이번 조사 결과를 참고해 부족한 부분은 개선하여 향후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만족과 감동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성결대학교는 교수들이 학생이던 시절, 직원들이 입사하던 시절에 비하면 분명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뤄냈다. 그 발전은 한 순간에 성취되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그러나 느리게 진행되어왔다. 그래서 발전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고 변화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현재의 학교상황은 우리 모두를 힘겹게 한다. 그러나 부족한 현재를 남의 잘못이 아닌 내 책임으로 껴안고 보다나은 미래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한, ‘좌절하지 않은 소수’에 의해 성결대학교는 어제의 내일을 오늘로 만들어왔다.
내년 성결대학교는 개교 50주년을 맞는다. 사람의 수명을 100살까지 보는 요즘, 지난 반세기 성결대학교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이룬 것보다 이뤄야 할 일이 더 많은 ‘젊은 대학’의 구성원으로서 교수는 교수답게, 직원은 직원답게, 학생은 학생답게 각자에게 주어진 하늘이 부여한 책임과 소명을 묵묵히 감당하며, 잘못 된 것은 회개하고, 동문들과 교회들은 이를 위해 기도하며 함께 농익어가는 가을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