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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소리와 들을 귀
작은 소리와 들을 귀
2012-01-06 오후 4:18:00    성결신문 기자   


성기호 목사 전 성결대 총장)

“작은 소리도 크게 듣겠습니다”라는 어느 통신회사의 홍보 문구가 있었습니다. 옳은 말이고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작은 소리가 묻혀버리기 일쑤입니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라는 역설적인 이야기가 통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나중에 잘못이 탄로 나는 한이 있어도 우선 아니라고 큰 소리를 치고 봅니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 차에서 내리며 서로 상대방이 다치지 않았는지를 묻고, 운전면허증과 자동차 보험증을 교환하며 상대의 정보를 차분하게 얻는 것이 선진화된 교통문화의 하나일 텐데도 차에서 내리면서부터 인상을 험하게 하고 상대를 향해 고함을 질러대는 것은 법보다 주먹이 가깝고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길 것이란 잘못된 인식 때문입니다.

가끔 비리를 저지른 정치인이나 기업가가 검찰에 소환되는 모습을 텔레비전에서 봅니다. 그때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대상이 된 사람이 오히려 큰 소리를 칩니다. 자기는 모르는 일이며 자기는 깨끗하다고 항변하는 것입니다.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올 때는 검찰에서 다 말했으니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흰소리를 합니다. 그러나 유죄판결을 받고나올 때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개미소리만큼 작은 소리로 죄송합니다 라고 들리지도 않게 중얼댑니다.

큰 소리가 반드시 옳은 소리는 아닙니다. 오히려 진리는 작은 목소리로 소곤대기도 합니다. 원수의 위협 앞에 낙담하고 있는 엘리야가 호렙산에 숨었을 때 산을 가르고 바위를 부수는 강한 폭풍 속이나 지축이 흔들리는 지진 가운데서가 아니라 고요한 중에 들리는 작고 세미한 소리를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접했습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귀를 가진 사람은 복 있는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때때로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라고 말씀하셨고 “너희 귀는 들음으로 복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새해에는 작은 소리가 대접 받는 해가 되기 바랍니다. 비록 힘이 없고 신분이 낮다 하여도 진리와 정의를 말하는 사람이 힘 있고 높은 이의 귀와 마음을 움직여 좀 더 살기 좋고 정의로운 세상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옛 충신의 탄식 섞인 시조처럼 태양은 여전히 떠 있으나 구름이 가려 그 빛이 비취지 못한다 한 것처럼 권력자의 주변엔 아첨하는 간신배들이 모여들어 임금의 눈과 귀가 어둡게 되는데 이런 일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소외되고 박해를 받게 되니 올바른 이야기를 하기도 꺼려하고, 힘 있는 사람은 힘없는 사람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 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진리에 속한 사람, 예수님께 속한 그리스도인들은 바른 말과 진리에 속한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속담에 입은 비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하는 속담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교회와 신자가 사회로부터 불신을 당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교역자의 말, 신자의 말은 보증수표와 같아서 목이 날아가는 한이 있어도 진리에 속한 말을 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제단 숯불로 입술이 지져지고 죄와 악이 깨끗해진 이사야처럼 우리 입술도 깨끗해지고 깨끗한 말, 바른 말을 하는 정결한 입의 소유자들이 되기 소원합니다.

입만 아니라 귀도 복 있는 사람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리기 소원합니다. 조용히 기도할 때,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할 때 들려지는 세미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깨달음과 실천을 통해 복 있는 삶을 살기 소원합니다.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 뿐 아니라 진리의 작은 외침도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릴 때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유능하고 신뢰받는 지도자가 될 것입니다. 국회의원을 뽑고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금년에 있습니다. 총선과 대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것이 20년 만의 일이라 합니다. 선거 때 뿐 아니라 권좌에 오른 다음에도 작은 소리에 귀 기울여 듣고 민생현안을 해결해가는 좋은 지도자들이 선출되기 바랍니다.
교회에서 목회자 뿐 아니라 중직을 맡은 이들이 연약하고 소외된 이들의 사정을 살피고, 교단의 책임자들이 진리의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일 때 불법과 부정은 정화되고, 정의가 지배하며 사랑과 신뢰가 넘치는 공동체가 형성될 것입니다. 나라의 지도자나 교회와 교단의 지도자들이 앞장서서 작은 소리 그러나 진리와 정의의 목소리를 겸손하게 경청하고 자신과 단체를 바로 이끌어갈 때 이 사회는 좀 더 살기 좋고 살아봄직한 사회로 변화되어 갈 것입니다.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는 말처럼 진리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진리에 속한 이야기는 비록 그 소리가 작아도 크게 듣는 복된 입, 복된 귀의 소유자들이 많아지기 소원합니다.

기자 : 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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