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불신부터 육체 없는 부활까지 이단사설 융성
성경은 영혼과 함께 ‘신령한 몸’함께 부활하는 육체적 부활 증언
배본철 교수(성결대, 교회사)
얼마 전 수업 시간에 신학생들에게 크리스천의 부활에 대한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크리스천이 부활할 때 영혼만 부활할지 아니면 몸과 함께 부활할지에 대한 학생들의 답변을 듣고자 함이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답변을 주저하고 있었고, 그 중의 어떤 학생들은 영혼만 부활한다고 하고 또 어떤 학생들은 몸과 함께 부활한다고 답했다. 나는 이 일을 통해 상당수의 학생들이 부활에 대한 구체적인 소망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비단 신학생들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교회 내의 성도들을 대상으로 질문을 한다면 과연 어떤 답변들이 지배적일까? 물론 18세기 영국의 신학자 토마스 울스턴처럼 그리스도의 부활 자체를 부정하는 이들도 없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복음적인 크리스천이라면 대체로 부활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하고 있으리라고 본다. 하지만 부활의 상태가 몸을 떠난 부활인지 아니면 몸과 함께 한 부활인지에 대해서는 방금 전의 신학생들의 경우처럼 설왕설래하는 실정일 듯하다.
왜 그럴까? 과연 초대교회 전후에는 부활에 대한 어떤 신념을 갖고 있었을지 궁금해졌다. 우선 바리새파 사람들은 구전(口傳)으로 내려오는 전승(傳乘)을 중시하는 가운데, 죽은 자의 부활 문제는 구전을 존중하여 공식적인 교리로 발전시켰던 것을 본다. 여기에 비해 사두개파는 토라(모세오경)만을 표준으로 생각하였고, 구전을 인정치 않았고, 초월적 세계를 불신하며, 천사의 영들을 믿지 않았고, 죽은 자의 부활도 믿지 않았다(막 12:8; 눅 20:27; 행 23:8). 그런가 하면 엣세네파는 바리새파보다 율법을 더 엄격히 강조하면서, 인간 영혼의 감옥은 육체라고 보고, 비록 영혼의 불멸은 믿었지만 육체의 부활 교리는 거부했다. 이처럼 유대인들의 전승 가운데 부활에 대한 신념은 일정하지 않았던 것을 본다.
그렇다면 당시 그리스-로마 문화권 속에 팽배했던 프라토적 이원론이나 영지주의에서는 인간의 부활에 대해 어떻게 설명했을까? 잘 알려진 대로, 프라토의 사상 가운데는 이원적 세계(dual world), 즉 이데아(Idea)의 세계와 현상의 세계의 관념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인간의 영혼에 대한 프라토의 설명은, 영혼은 원래 이데아의 세계에서 왔으므로, 영혼이 물체에 머물러 있는 것은 마치 감옥에 갇혀 있는 것과도 같다. 그러므로 영혼을 이 감옥에서 해방하여 이데아의 세계로 복귀시키는 것이 인간의 사명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므로 물질성을 지닌 인간의 몸은 프라토적 부활 관념에 있어서 절대로 배제된다.
영지주의 역시 영혼만의 부활을 강조했다는 점에서는 프라토사상과 다를 바 없다. 영지주의에서 나타나는 신화적인 조로아스터교의 이원론적 영향은 죄악이 모든 물질성 속에 내재하고 있다고 보며, 그러므로 인간의 죄성은 오직 육체가 파괴되어질 때에만 끝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런 점에서 그들은 그리스도의 성육신(成肉身)을 부인하였고, 예수의 십자가 처형은 실제 육체로 당한 것이 아니고 하나의 환영(幻影)에 불과한 것으로 보았다.
당시의 크리스천들 중에도 부활에 대해서 상이한 신념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말시온파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육체의 부활을 모두 부인하였으며, 이 물질적 세계에 속한 몸은 구원받을 수 없고 다만 영혼만의 구원을 믿었다. 또 만물회복설(萬物回復說)을 주장한 동방교부 오리겐 같은 경우도 영혼만의 부활에 좀 더 가까운 주장을 펼쳤던 것을 본다. 때맞춰 이교도 철학자인 켈서스(Celsus) 같은 이는 예수의 신격화 사상은 다른 철학에서도 유사한 것으로서, 예수 부활의 신빙성은 없다고 비난하였다.
그러나 기독교의 복음은 이 모든 철학과 타종교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강렬하게 계시되었다. 오순절 날 성령 강림 사건이 있고 난 후 크리스천들의 신념 속에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에 대한 강한 확신이 주어진 것이다.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확증과 함께 ‘예수께서는 그리스도이시다’(Jesus is Christ)라는 메시지는 삽시간에 예루살렘 전역에 복음의 불길을 확산시켰다. 사도들은 담대하게 예수님의 부활을 전했으며(행 4:1-2), 이 사실이 바로 기독교 복음의 핵심이 된 것이다(롬 1:3-4).
사도들이 전한 부활의 교리는 매우 선명했다. 크리스천의 부활의 근거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을 통해 연합된 능력 안에서 주어지는 것이다(롬 6:5). 그리고 크리스천의 부활은 프라토적인 영혼만의 영적 부활(spiritual resurrection)의 성격을 배제하고 명백히 몸과 영혼이 함께 부활하는 육체적 부활(physical resurrection)을 말했다(롬 8:11). 그리고 이 부활의 몸은 육의 몸(natural body)이 아닌 신령한 몸(spiritual body)이다(고전 15:44). 그리고 이 육의 몸과 신령한 몸은 그 능력이나 질적인 면에 있어서 서로 비교된다(고전 15:42-43).
올해도 기쁜 마음으로 부활주일을 맞이하는 이 땅의 모든 크리스천들에게 이러한 영광스런 부활의 소망이 더욱 넘치기를 원한다. 기독교의 복음은 첫째, 명백히 크리스천의 부활의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둘째, 그 부활은 영혼만의 부활이 아니라 몸과 함께 하는 부활이다. 그리고 셋째, 이 부활의 몸은 육의 몸이 아닌 신령한 몸의 부활이다. “주를 향하여 이 소망을 가진 자마다 그의 깨끗하심과 같이 자기를 깨끗하게 하느니라”(요일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