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화 교수(성결대학교·교양교직부)
지난 달 세계가 주목했던 캐나다 밴쿠버 동계 올림픽이 폐막을 하였는데, 그 경기에서 작은 한국이 선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유엔에 가입한 지구상 약 200여 국가 중, 캐나다, 독일, 미국, 노르웨이, 스위스 등과 같이 경제, 정치, 문화 뿐 아니라 올림픽 선진국 대열에 끼게 되었구나 하는 느낌을 우리 국민이라면 모두가 같은 생각 이였을 것이다. 이번 올림픽을 보면서 이제 스포츠는 과학이며, 돈이고, 국가경제와 함께 간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한국의 근현대사를 돌이켜보면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는 봉건사회에서 바로 일제의 식민지기, 광복과 혼란기, 6·25 남북전쟁을 거치면서 지긋지긋한 보릿고개, 군사독재, 민주화를 경험했고, 새마을 운동에 기초한 경제성장을 이룩하였으며, 더욱이 제2차 세계 대전이후에 해방된 국가 중 유일하게 올림픽과 월드컵 축구경기 대회를 치렀고, 이제는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국으로, G20이 열릴 만한 국가로 성장하게 되었다. 이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로 세계적 브랜드인 IT분야, 조선공업, 자동차와 같은 물질문화뿐 만아니라 한류와 같은 정신문명이 조화를 이루면서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을 선진국이 아니라고 누가 부정하겠는가?
인간은 기본적인 생존 욕구에서 자아실현의 최고 단계를 향하여 발달해 간다는 심리학자 매슬로의 ‘자아발달 5단계설’처럼, 국가도 저개발국가에서 개발도상국가를 거쳐 선진국에 진입하게 되면서 국격을 격상해 가고자 하는 속성이 있다. 인간에게는 인격과 품격이 있듯이, 나라에도 나라가 지녀야 할 도리인 국격이 있고, 국가의 구성원인 국민이 갖추어야 할 품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 도서관 벽에는 ‘노블레세 오블리지’라는 문구가 있는데, 이 문구는 ‘사회적 지위에 따른 도덕적 의무감’을 의미하며, 우리도 물질적 문화수준에서 정신적 문화 수준으로 도약해야 할 것이다.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불행하게 빙상경기의 우승후보였던 네덜란드 스벤 크라머 선수가 코치의 잘못으로 메달 권에서 밀려났고, 금이라고 기대했던 우리 여자 쇼트트랙팀도 육안으로는 구별할 수 없었던 임페딩이라는 반칙으로 판정을 받았다. 이 경우에는 한 지도자와 선수 당사자가 저지른 하찮은 실수 같았지만, 경기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는 크든 작든 경기 규정과 규칙, 법을 지켜야 메달을 딸 수 있듯이 잘못하면 선진국 대열에서 언제든지 패널티를 물을지 모른다.
선진국으로서의 국격을 유지하기위해서도 갖추어야 할 몇 가지를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세계평화와 행복권 추구에 공헌을 하여야 한다. 세계 평화를 깨뜨리는 국제분쟁지역에 PKO로 동참하고 재해지역에도 적극 지원하여야 하며, 지구촌 환경과 세계의 인권을 위해서 고민하는 즉, 세계의 고민(troubles)이 한국의 고민거리로 여기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둘째로 국내외적으로도 지도자이든 일개 시민이든 준법과 세계시민정신을 함양하여 국가와 국제 질서를 유지하여야 할 것이다. 법이란 인간의 기본적인 상식이요 관행을 깨뜨리거나 무너뜨림으로서 공동체의 존속을 방해하는 것을 물리적으로 막고, 공동체의 정신을 이룩하여 구성원 모두가 안정된 삶을 살자는 곳에 목적이 있다. 셋째로 사회인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여야 한다. 국민의 도리를 크게 4대의무로 규정하고 있지만 자유인으로서 책임과 의무는 필수적이다. 책임이 있는 만큼 권한도 따르는 법이다. 넷째로는 글로벌 세계화 시대, 다문화(multicultural) 다민족(multiethnics)사회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넓은 마음을 소유하고 공생(共生)의 사회를 이루어 나가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 기독교인들은 어떠한 품격을 가져야 하는가? 하나님의 백성이 가야할 천국의 국격은 무엇일까? 요즈음의 세상을 보면 당을 짓고 탐심을 가지며 음해와 증오, 시기와 질투, 음란, 인권 무시 등 도저히 세상 사람들보다 나은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에서 등장하는 종파와 계파간의 대립, 학연, 혈연, 지연 간의 대립, 종파들의 총회장과 총무, 대학 총장 선출에 있어서 자행되는 각종 불법과 부정, 월권, 거짓 포장과 위선, 비방, 자기 아니면 안 된다는 극도의 이기심 등, 우리 속에 ‘하얀 거탑(연속 드라마)’이 존재하는 한 그 누가 천국행의 티켓을 딸 수 있을까?
우리는 우주 만물을 주관하신 하나님의 절대성 속에서 그분의 목적 실현을 위한 피조물로서 이 땅에 하나님의 의(정의와 공의)를 실현하고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면서 성경의 가르침에 충실하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여야 한다. 우리는 기억하는가? 그토록 아픔을 견디어 내며 유대인과 바리새인, 로마 병정에 의해 골로다로 끌리어 가신 그 분, 꽝 꽝 못 박는 울림이 내 마음을 찢게 하는 그 분의 고난, 그 분이 계셨기에 죽음과 흑암에서 부활과 생명을 보존 할 수 있었고, 우리는 그 분에게서 배운 사랑과 관용, 이해, 용서, 소통을 배우지 아니했는가? 하나님 나라에 정의와 공의를 실현하는 일이 성도가 갖추어야 할 천국의 국격이 아닐까하고 이른 새벽에 조용히 십자가 앞에 무릎을 굻고, 주님이 가신 그 길을 나도 가야만 한다고 기도하면서 약동하는 새 봄을 맞이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