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회 지상강의(2)
김정기 변호사(중국 남경대 석좌교수)
세계무대로의 본격적인 등장
미국은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제1~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며 세계무대에 진출했다. 제1차 세계대전 직전까지 세계질서의 중심은 영국이었고 세계의 통화는 파운드화였으나 양차 세계대전을 치르며 경제 체력이 크게 약화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손쉽게 세계 금융패권을 장악한 미국은 달러화를 새로운 기축통화로, 1944년 ‘브레튼우드 시스템(Brettonwoods System)’을 성립시켰다.
중국은 2021년부터 2050년에 해당되는 시기로 제조대국의 입지를 활용하여 금융대국, 과학기술대국, 군수대국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유일한 기축통화인 달러화에 도전장을 던지고, 세계 IB 시장의 주요 행위자로서 다국적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상당 규모의 주식 배당 소득을 올리고, 첨단 기술영역에서 지적소유권을 보유하여 막대한 로열티 수입을 거두고, 무기 수출을 통해 엄청난 이윤을 남기면서, 궁극적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률 8%, 미국의 경제 성장률 3%를 전제로 2040년에는 중국의 GDP 총액이 미국과 대등하게 되는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양극화 체재의 도래
미국이 군비경쟁을 벌일 수 있었던 배경은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정보기술의 집약체인 군수산업 분야에서 우위를 보였기 때문이며, 그 결과 1991년에 소련의 해체와 함께 기존의 산업시대를 대체하는 ’정보기술시대‘를 자신 있게 선도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은 2051년부터 2099년까지 대립과 갈등의 시대에 살 수밖에 없다. 국제적으로는 군사적인 충돌, 국내적으로는 정치사회적인 갈등과 같은 엄청난 도전에 직면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2051년이 되면 중국의 연평균 8% 경제 성장률이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1인당 GDP가 25,000달러 이상이 될 것이다.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로 법치가 우선시되는 나라이다. 법치의 장점은 원칙주의, 합리성, 예측가능성, 조직 및 인사의 투명성이 확보된다는 것이고, 입법, 사법, 행정의 ‘3권 분립’ 및 ‘견제와 균형’을 통해 부패구조를 일소하고 국가의 번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로 인치가 우선시되는 나라이다.
인치국가에서는 권력이 소수의 특권층에게 집중되어 정권의 투명성이 확보되기 어려워 부정부패가 만연할 수 있고 대체로 법치의 장점이 결여되어 있는 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여전히 중국전통의 봉건왕조적인 의식의 개혁이 있어야 한다. 상명하달식의 일방적인 계획통제 체제는 개발과 성장과정에서는 일사불란한 효율성을 가질 수 있지만 결코 선진화에는 이르지 못한다.
‘중화(中華)’는 세계의 중심이라는 뜻이다. 오랜 역사를 통해 중국은 자신들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긍지를 가지고 중원의 지배자가 되고자 했다. 뿌리 깊은 역사적 전통과 우월주의는 그들의 DNA가 되었다. 그들은 마침내 패권을 차지하고 세계의 중심이 되고자 할 것이며 그럴 만한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렇지만 초강대국의 기본조건인 제조대국에서 도약하여 금융대국, 과학기술대국, 군수대국이 되려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고 보다 풍부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
그러나 중국은 정말 많이 발전했다. 중국은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았던 지난 200년 동안의 수렁에서 놀랍게도 빠져나왔고, 거의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다고 믿고 해낸 중국의 근성이 놀랍다. 더구나 지금 중국이 경험하는 변화의 핵심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라는 데 있다. 앞으로도 중국의 변화를 예상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쑨원이 미국, 유럽 등을 전전하며 혁명 자금을 모으던 중 시절 소련 볼셰비키 파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다. 이때 이들이 쑨원에게 위로랍시고 '중국도 백 년 안에는 공화정이 세워지지 않겠냐'는 말을 건넸다. 그런데 그 몇 년 후 신해혁명이 일어났다. 당시 가장 급진적인 세력이었던 볼셰비키도 중국의 변화를 예측하지 못한 것이다.
그만큼 중국의 예측 불가능성은 역사적으로 전통이 깊다.중국의 변화는 이런 예측불가능성으로부터 나온다. 더구나 그것은 중국이 세계로 던지는 충격의 본질이다. 앞으로도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서 중국을 잘 지켜봐야 혼란에 대비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중국은 미국과 맞서 초강대국으로서의 패권을 차지하고 세계의 중심이 되려는 집요한 노력을 절대로 멈추지 않겠지만, 어쩌면 그들이 예상하는 목표달성 시기보다 훨씬 더 많은 세월이 필요할지, 아니면 가까운 시일 내에 이루어질지 그것 또한 예측 불가능하다. 그 예측 불가능함에 세계 2대 강대국으로서 중국의 위상이 그려질지도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