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우리 교회의 개혁을 말한다.”는 종교개혁 500주년의 4년을 앞 둔 금년, 교회들이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심한 침체 국면에 있다는 자성의 소리를 내기 시작한 한국 교회 현실 속에, 진정한 종교개혁 정신이 무엇인지, 그리고 나 자신을 비롯해 우리 교회에서 개혁되어야 할 부분들은 무엇인지를 현장에서 목회하는 젊은 두 목회자의 진솔한 얘기로 꾸몄다. [편집자 주]
교회를 위한 성도가 아닌 성도를 위한 교회
노윤식 목사 (제일교회)
격동의 80년대 초반 일반대학에서 보냈던 나는 졸업 후 1986년에 목회자의 꿈을 안고 성결교신학교(현 성결대) 신학과에 84학번으로 학사 편입학하였다. 이후로 오늘 까지 약 27년 동안 10여년의 신학도의 삶과 약 15년의 신학교수로서의 삶, 그리고 이제 약 2년여 개 교회 목회자의 여정을 걷고 있다. 신학생 시절부터 교육전도사와 전도사, 부목사, 협동목사의 길을 거치며 교회와 함께 했었고, 지난 15년 동안 6명의 박사와 수십 명의 석사 그리고 신학생들을 배출하며 또한 교회와 함께 한 시간들이었지만, 막상 담임목회자로서의 교회 안에서의 삶은 또 다른 세계의 도전이며 주님이 주시는 훈련의 시작이라는 느낌으로 가득 차 있다.
이는 현 목회 현장이 유기체적인 성경적 교회만을 설파할 수 없는 수많은 목회의 어려움이 현실이라는 큰 벽으로 매일 매일 다가오기 때문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목회 현실의 높은 장벽 앞에 오직 하나님께 기도만이 그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하나님께서 주신 유일한 방법이 됨을 끊임없이 떠올리게 된다.
목회의 현장에서 제일 먼저 만나게 된 개혁의 필요성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어려운 현장 교회의 교인들이 당면하고 있는 삶의 구조의 취약함을 깨닫는 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실제로 교회의 일을 주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평신도의 수와 역량은 심각할 정도로 약해져 있었다.
70-80년대 교회 성장의 시대에는 헌신적인 구역장과 평신도들이 넘쳐 났지만, 지금은 교회 갱신의 시대를 지나 교회 쇠락의 시대에 예전의 능력 있는 평신도들은 찾아볼 수 없는 형편이 되었다. 올 한 해 1월부터 지금까지 대심방을 진행하면서 우리 성도들의 고단한 삶을 이해하게 되었으며, 교회를 위한 성도가 아닌 성도를 위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목회자로서의 사명감을 재확인 하게 되었다. 이것이 나와 우리 교회의 개혁의 첫 걸음이 되었다.
그것은 다른 말로 하면 섬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섬기는 리더십이다. 나와 우리 교회가 가장 먼저 개혁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섬김 받으려 하는 것이 아니라 섬기는 것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즉, 가장 기본적인 예수그리스도의 섬김의 리더십은 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현장을 찾아가는 목회자의 발과 삶의 자리에서 신자와의 마주봄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다음으로 나와 교회의 개혁은 세상속의 교회, 교회안의 세상이라는 성과 속의 불가분의 역학관계를 체득하게 되면서 시작되었다. 우리 사회의 고령화 저출산의 문제는 목회현장에서도 피해갈 수 없는 커다란 도전이 되고 있다. 다행히 우리교회는 17년 전 내가 교회성장연구소장으로 협력할 때부터 노인학교나, 노인봉사대 조직, 무료급식소 등 노인대상의 목회방침을 지원하며 노력한 결과 여타 교회에 비해서 노인목회는 충실히 되고 있는 편이었으나, 한 달에 1~2건 많으면 3~4건의 장례식과 젊은 층과의 문화차이는 목회현장의 큰 어려움으로 다가오곤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타파하기 위해 나는 세대통합의 목회를 주장하였다. 성경의 정신은 공경 받는 노인과 꿈을 존중받는 젊은이들이 함께 어울어 지는 것이기에, 노인들만 있고 주일학교는 없어지는 교회가 아니고, 젊은 청년들만 모여 세상의 단체와도 같은 활력만을 추구하는 교회도 내가 추구하는 교회가 아닌 것이다. 0세부터 100세의 모든 연령대들이 함께하는 목회! 세대 통합적 목회 1-3세대가 함께 가는 공동체 목회,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결코 포기해서도 안 되는 중요한 목회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영유아주일학교를 활성화하고 교회안의 결혼커플에게는 특별상을 주어가며 교회중심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나와 교회의 개혁은 교회 안 밖에서 쏟아지는 따가운 시선에 대응하여 세상의 빛으로서의 교회의 선교적 역할을 감당하고자 하는 노력과 연결되어 있다. 건강한 교회는 교회의 크기에서가 아니라 그 지역과 세상 안에서 그 교회에게 기대하고 있는 그 선교적 역할을 얼마나 잘 감당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안에서 목회자에게 기대하는 역할들을 잘 감당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교회에서는 내가 상임대표로 있는 (사)나눔과 기쁨 금천구 지역 내 작은 교회 목회자들에게 도시락을 제공하고, 그 분들이 전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여성 장로님들 중심으로 해오고 있다. 또 교구협의회나 금천 경찰서 경목 활동을 통해 지역의 목회자들과의 관계를 긴밀하게 하고, 교단적으로 예성 사회복지재단 설립위원회 전문위원으로 봉사하고 있고, 국내선교위원회, 해외선교위원회 위원으로 국내외 선교 활동에 협력하고 있다.
또한 우리교회에서는 교회와 신학교 그리고 선교단체가 하나 되는 통합적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 활석세계선교회 중국선교훈련원을 세워 중국현지인들을 초청 신학을 가르치고 그들을 다시 파송하여 교회를 개척하는 사역을 해오고 있다. 상아탑의 학문의 전당에서 몸담고 있었던 나는 이제 2년 여간 현장 목회의 어려움과 현실을 몸으로 체득하였고, 하나님의 긍휼과 그리스도의 섬김의 리더십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성령의 역사하심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이것이 나와 교회의 개혁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라 생각한다.
조용한 교회개혁을 원한다
이종만 목사 (생명수샘교회)
본 필자는 일선에서 목회하는 목회자이다. 목회현장에서 가끔 교회가 개혁되었으면 좋겠다고 느낄 때가 있다. 나의 목회현장에서 느끼는 교회개혁을 생각하며 ‘조용한 개혁’이라고 제목을 붙이고 싶다.
먼저는 교회 목회자들에 대한 개혁을 말하고 싶다.
목회자는 정확한 성경적 교회관 확립과 복음에 대한 순수성을 지키려는 열정이 뜨거워야 한다. 물론 목회하면서 자신의 목회관이 없는 목회자가 없겠지만, 너무 세상의 가치관에 따라가는 모습을 볼 때 가슴이 아플 때가 있다. 성장지상주의에 얽매여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목회를 하지 못하고 대형교회나 세상의 다원주의 문화에 휩쓸려 갈 때가 많다.
개인의 경건훈련 없이 목회한다고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세상일에 너무 바쁜 목회자, 취미생활을 하는 것은 좋지만 취미생활에 빠져 본질적인 목회에 소홀히 하는 목회자, 지나친 욕심으로 나쁜 정치에 몰두하는 목회자 등등.. 목회자는 영혼을 맡은 사명자이다. 소경된 인도자가 되지 않기 위해 나 자신부터 맡겨진 양무리를 위해 예수님의 선한목자의 심정을 닮아야하겠다.
두 번째는 교회의 직분자들의 개혁을 말하고 싶다.
현대교회의 직분자들에게서 충성, 헌신, 사명 이라는 단어가 상실되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이 변화되지 않으니 사회의 비난을 피할 길이 없다. 장로, 안수집사, 권사는 교회에 모범이 되어야 한다. 새벽기도, 수요예배, 금요기도회에 참석하는 것은 기본이 되어야 한다. 교회의 중요한 일을 결정하고 나갈 때 앞서서 헌신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직분을 받은 자가 목회자와 갈등을 일으키고, 불순종하며, 뒤에서 목회자를 험담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수 없는 행동이다. 세상에서는 조직이 변해야 산다고 하지만 교회는 사람이 변해야 부흥된다.
특히 직분자들이 변해야 교회가 세상의 빛이 될 수 있다. 예수님도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의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고 하셨다. 사람은 모두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이단사설에 빠지지 않았다면 목회자에게 약간의 부족함이 있어도 직분자들이 협력하고 도와주면 그 교회는 반드시 부흥된다. 교회직분자로 세우신 것은 협력하고 돕기 위해 세운 것이다. “서로 물고 뜯으면 피차 망할 뿐”임을 기억하자.
세 번째는 교회 성도들 간의 관계이다.
‘교회에 일꾼이 되지 않으면 방해꾼이 된다.’ 는 말이 있다. 충성, 봉사를 하지 않으면서 늘 다른 사람의 약점만 본다. 그런 사람의 결과는 교회 안에서 다른 성도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갖지 못하고 파당을 만들게 된다. 교회의 암세포 같은 존재는 파당을 만드는 사람이다. 교회 안에서 ‘내 편, 네 편’ 만들지 말고 말씀 앞에 복종하라. 주님이 세우신 권위 앞에 복종하는 것이 축복이며 범사에 유익이다.
네 번째는 다음세대를 준비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한국교회의 위기는 다음세대의 위기이다. 다음 세대를 위해 투자하는 교회를 만들어야 한다. 주일학교부터 성경공부를 하고 말씀으로 양육시켜야 한다. 제자양육은 청, 장년만 하는 것이 아니다. 어려서부터 제자양육을 시켜야 온전한 그리스도인을 만들 수 있다. 다음 세대를 준비하지 못하고 지금 눈앞의 만족만 즐기고 있다면 그 교회는 머지않아 위기를 만날 것이다. 명철한 지혜는 다음 세대를 위해 준비하고 투자하고 영성을 키우는 것이다.
목회현장에서 느끼는 것들을 간단히 적어 보았다. 이 글은 나 자신이 목회하는 현장에서 느낀 것을 적은 것이다. 누구를 겨냥하거나 질책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니다. 내 목회현장에서 나 자신과 내 교회의 조용한 개혁을 기대하며 글을 적어본 것이다. 목회의 최전방에서 복음을 위해 헌신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