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만 목사 [은빛교회]

금년도 내내 정국을 뒤흔들었던 국정원의 대선개입, 북방한계선(이하 NLL) 문제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소용돌이의 중심에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박창신 신부가 있다. 11월 22일 사제단이 주관한 ‘불법 부정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 촉구 시국미사’ 강론에서 박 신부는 북한이 연평도에 포격한 이유가 NLL에서 이뤄진 한미군사운동 때문이라는 발언이 북한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과 강론 말미에서 박 신부는 “독도는 어디 땅이에요? 우리 땅이죠? 일본이 자기 땅이라고 와가지고 독도에서 훈련하면 우리 어떻게 해요? 대통령이 어떻게 해야 돼요? 왜 대답이 없어요? 쏴버려야지. 안 쏘려면 대통령 거 뭐 하러 있어요. 그러면 NLL, 문제 있는 땅에서 한미군사운동을 계속 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하겠어요? 쏴야지. 그것이 연평도 포격사건이에요”라고 말했다.

박 신부의 발언을 집약하면 NLL의 소유가 북한에 있음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연평도 포격까지도 옹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박창신 신부는 NLL과 연평도 포격 발언이 강론의 본질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TV조선이 개국 2주년을 맞아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3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두둔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원로신부의 발언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83.7%에 달했고, “동의한다”는 10%에 불과했다.

박창신 신부의 시국발언이 있는 그 다음날이 연평도 포격 3주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을 본격화한 북한이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에 서해 연평도의 우리 해병대 기지와 민간인 마을에 해안포와 곡사포로 추정되는 포탄 100여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포격 도발로 인해 해병대 2명(故 서정우 하사, 故 문광욱 일병)이 사망하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민간인 2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당했다. 1953년 7월 휴전협상 이래 국지적인 도발은 있었으나 우리 영토와 민간상대로 한 대규모 군사 공격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평도 포격도발은 6,25전쟁 이후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행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위협을 경시해왔던 것에 대한 경종이었다. 불과 3년 전에 발생한 천안함 폭침사건과 함께 연평도 포격 도발은 그동안 무관심했던 안보의식에 커다란 경각심을 일깨웠고, 국민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대비하자는 반성과 각오를 했다. 그러나 중요한 의미의 사건임도 불구하고 점차 우리의 뇌리에서 지워져 가는 것은 안타깝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3년 전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인해 아까운 젊은 장병과 민간인들이 포격의 화염 속에 스러져갔고 또 절절한 사연과 상처를 간직한 채 눈물로 살아가는 남겨진 가족과 희생자들이 엄연히 이 땅에 존재하고 있으며 분명 NLL에 대한 역사적 논란을 차치하고라도 명백한 군사분계선으로 존재하고 우리 군이 목숨을 담보로 지켜온 생명선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박창신 신부는 이를 무시하고 북한 입장에서 발언을 한 것은 본뜻이 무엇이든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종북 행태로서 성경 디모데후서 3장 3-4절에서 절제와 조급하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신중할 성직자의 행태에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이를 계기로 연평도 포격도발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국가발전을 이룩한 대한민국 번영의 영속성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중요한 의미의 사건임을 직시하고 북한의 대남도발의 의미와 실체를 환기시키고,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확고히 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